[기고] 주민과 함께 만드는 깨끗한 여천천

2021-08-12     이선룡 울산 남구 안전건설국장
이선룡 울산 남구 안전건설국장

벚꽃명소 ‘여천천’ 도시화 과정에서 몸살
남구, 2000년대부터 생태환경 개선 노력
성숙한 시민의식 보태 ‘아름다운 샘’ 되찾길

울산의 남구를 관통하는 여천천은 신정동의 두왕로 부근에서 발원해 달동·여천동을 지나 매암동에서 울산만으로 흘러드는 자연하천이다. 원래 태화강역 뒤편과 돋질산 사이를 흘러 태화강에 합류했는데 유로 변환공사로 물길이 바뀌었다. 아름다운 샘이 있었다고 해서 ‘여천(麗泉)’으로 불렸다가 세월이 지나며 ‘여천천(呂川川)’이 됐다. 10여 년 전부터 하천 정비로 분수와 야간 경관조명, 천변벽화 등이 설치돼 도심 휴식공간 역할을 하고 있으며 봄이면 만개하는 벚꽃의 명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도시하천이 그렇듯 여천천도 도시화 과정에서 몸살을 앓았고, 지금도 그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도시하천은 1960년대 이후 산업화·도시화로 인한 환경파괴로 하천 기능을 상실한 채 오염원으로 전락한 사례가 많다. 산업화 진행이 아주 빨랐던 울산은 대한민국 최고 산업도시라는 명성을 얻었지만, 도시 젖줄인 태화강을 비롯해 여천천 등에 생태계 파괴, 수질오염, 악취로 인한 심각한 하천환경 손상이라는 반대급부도 따라왔다. 환경보다 경제발전이 우선이었던 산업화 시기에는 별로 문제되지 않았던 하천환경 손상은 생활수준 향상에 따라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해결을 더 미룰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울산 남구는 2000년대부터 대표 도심형 하천인 여천천 살리기에 나섰다. 지금도 자연형 하천 정화, 생태하천 및 고향의 강 조성 등 여러 가지 하천정비 사업을 추진하며 하천 본래 목적인 치수와 자연성 회복, 친수환경 조성 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건천화(유지수 부족)와 도로 오염원 유입, 주변 주거지역 및 상가 오염물질 유입, 오염물질 퇴적에 따른 정체 등으로 인한 수질악화와 악취 탓에 관리가 쉽지 않다. 
유지수 부족 문제는 태화강 복류수를 활용해 유량을 유지하며 건천화를 방지하고 있다. 오염물질 유입을 막는 노력도 계속됐다. 2014년부터 수계구역 내 우・오수관 오접과 파손 실태를 조사한 뒤, 가정 배수설비 및 오수관로를 정비해 수계구역 내 우수관으로 들어오는 오수를 차단하는 등의 방법으로 수질 개선에 힘쓰고 있다. 또, 현재 2(상류부, 약간좋음 BOD 3mg/L 이하)~4(하류부, 약간 나쁨, BOD 8mg/L 이하) 등급인 여천천 수질의 목표수질을 2등급으로 설정하고, 이를 위해 유지수 확보 및 오수유입 차단, 하천유지 및 관리감독 강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상구배(강바닥 기울기)가 완만하고 유량에 비해 하천 폭이 커서 유속이 느린 여천천은 정체구간이 많아 오염물질이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고 침전돼 수질오염과 악취를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정화작용을 하는 수생식물(부들, 갈대, 꽃창포 등)을 심어 수질을 개선하는 방법도 꾸준히 추진 중이다. 아울러, 자연재해 예방을 위해 시행 중인 ‘여천천 지방하천 정비사업’으로 퇴적토를 준설해 하천 통수단면을 넓히고 오염물질을 제거해 여천천 생태환경 개선에도 노력하고 있다. 
여천천 정화에는 시민의 관심과 협조도 중요하다. 주거밀집 지역과 상가에서 오염물질이 들어오는 원인으로는 우선 오·우수 분리 배출 이전에 지은 건축물에서 발생한 오수가 유입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우수관이 있는 아파트 발코니의 세탁기에서 나온 오수가 우수관으로 유입되는 수도 있고, 상가 인테리어 공사때 우・오수관을 혼동해 연결했던 경우도 많다. 따라서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행정관서의 하천 정화 노력에 더해 하수 배출자인 시민의 협조와 관심, 건설사업자의 책임감이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남구는 하수도 유지·관리에 대한 시민 인식변화를 유도하고 올바른 하수도 사용방법을 홍보하는 등 지속적인 주민계도 활동으로 여천천 유입 오수 차단에 힘쓰고 있다. 
도시화 초기부터 심하게 오염이 진행됐던 데다 주거 밀집지역의 한가운데 자리잡은 여천천 정화에는 아직도 어려움이 많지만, 도심하천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려는 노력은 꾸준히 진행 중이다. 구와 주민이 하천 환경 변화를 계속 확인하면서 관리·정비에 만전을 기하고, 성숙한 시민의식까지 보태진다면 남구 유일의 도심 자연하천인 여천천이 본래 이름 그대로 누구나 즐겨찾는 아름다운 샘의 역할을 다시 하게 될 날도 머지않으리라고 생각한다. 

이선룡 울산 남구 안전건설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