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메카 울산, 미래 수소전기차 주도권 뺏기나
현대모비스 1조3천억원 규모 투자… 인천 청라 1조원·울산엔 3천억
연료전지 핵심은 인천… 울산선 조립 수준
전문가 “장기적 울산 경쟁력 떨어져… 정책적 대안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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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철호 울산시장이 지난 20일 북구 이화일반산업단지에서 현장 브리핑을 갖고 현대모비스가 이화일반산단 일원에 총 사업비 3,020억원을 투자해 ‘수소전기차 연료전지시스템 공장’을 신설한다고 밝히고 있다. 우성만 기자 | ||
‘자동차 메카’ 울산의 명성이 휘청거리고 있다.
최근 정부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발표하며 미래차로의 변화에도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황에서 울산은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을 빼앗기고 있는 모양새다.
현대모비스는 연료전지 생산시설 구축을 위해 1조3,216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연료전비 제품경쟁력을 강화하고 양산의 효율화를 위해 지난 20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결정했다.
올 하반기 착공해 2023년부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는 생산시설 투자는 울산과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나눠 진행된다. 여기서 눈여겨 볼 부분은 현대모비스의 투자 규모와 시설이다.
우선 울산에는 북구 이화일반산업단지 일대 총 3,020억원을 투자해 총 면적 3만8,000㎡ 규모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반면 인천 청라에는 9,227억원을 들여 10만304㎡에 수소연료전지 집합체인 스택 제조시설을 짓는다. 단순히 투자 규모만 비교해도 울산의 3배 수준이다.
투자하는 시설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울산으로선 더 암울하다.
인천 청라에 세워지는 시설은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적 반응으로 전기에너지를 만드는 연료전지 핵심 구성품인 스택을 생산한다. 첨단 기술 등이 집약되는 부품으로, 관련 산업이나 기업체 등 생태계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생산시설들로 알려져 있다.
울산 이화산단에 들어서는 공장은 인천 청라에서 생산된 스택에 공기공급장치와 센서 등 보조기기를 결합하는 ‘조립’ 공장 수준으로 전해졌다. 수소차 생산비의 40%를 차지하는 고부가가치 핵심 부품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이미 만들어진 부품들을 조립해 완성차 공장인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으로 납품하기 위한 중간 다리 역할에 불과하다.
일각에서는 ‘운송비 절감을 위한 부수적인 투자’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한다. 보조기기 결합을 마친 모듈은 크기가 큰 탓에 인천에서 현대차 울산공장으로 곧바로 납품할 경우 운송비가 5~6배 이상 많이 든다는 것이다.
이번 투자를 통해 각 지자체가 밝힌 ‘고용 효과’도 차이가 난다. 울산시는 이화산단의 현대모비스 신설 공장에서 500명의 직접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기대했고, 인천은 청라 공장에 1,600여명이 근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울산시는 이번 현대모비스의 투자 유치를 ‘수소산업 생태계’ 강화를 위한 디딤돌로 자평하고 있다.
송철호 시장은 “이번 연료전지시스템공장 유치는 우리시가 수소산업을 울산의 미래를 이끌 9개 성장다리 중 하나로 성장하고 전략적으로 육성해온 성과”라며 “앞으로도 수소산업 생태계를 더욱 강화하고 신규투자를 지속적으로 유치해 울산시가 ‘세계 최고의 수소도시’가 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창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특히 미래 친환경차로의 변화 시간표가 가시화된 상황에서 대량 생산에 맞춰진 현대차 울산공장의 경쟁력도 머지않았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자동차산업의 한 전문가는 “최근 발표된 탄소중립 시나리오 등에 비춰 2~3년 안에 전기차로의 대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공장의 형태도 점차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의 ‘마이크로 팩토리’로 바뀔 것”이라며 “전세계적으로 가장 큰 규모의 메가 콤플렉스 형태를 갖춘 울산의 경우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고, 기존 서플라이 체인(공급망)마저 붕괴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 전문가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미래차 기술이 집약되고 있는데 지금은 생산을 위해 울산의 완성차 공장으로 다시 모이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수도권에 비해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다”면서 “정책적으로 획기적인 지원과 방향 전환 등이 필요하지만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현대차는 현재 1만7,000대인 수소차 생산설비를 2030년까지 50만대 규모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며, 중앙 정부도 2040년 수소차 620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