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삼영기계 기술침해 분쟁 2년만에 일단락

2021-09-27     강태아

 중기부 ‘기술침해 행정조사’ 2018년말 도입 후 첫 분쟁 해결
‘위로금 일시금 지급 수용-거래 재개 협력안 마련’ 제안 받아 들여
 권칠승 장관 “당사자 간 합의 촉진 등 상생 프로세스 발전시킬 것”

 

수년간 끌어온 현대중공업과 삼영기계의 기술분쟁 문제가 2018년말 도입된 ‘기술침해 행정조사’ 통해 해결됐다. 제도 도입뒤 첫 분쟁 해결 사례다.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은 기술침해 행정조사를 통해 현대중공업과 삼영기계 사이의 분쟁(총 12건)을 해결하는 합의를 도출하고 조사를 종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중기부에 따르면 삼영기계는 “현대중공업이 납품업체 이원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자사의 피스톤 제조기술과 공동 개발한 피스톤 설계도면을 타 중소기업에 무단으로 제공했다”며 2019년 6월 중기부에 신고했다.

삼영기계는 1975년 설립된 선박·철도기관용 엔진부품 전문기업이다.

현대중공업과 삼영기계의 피스톤 관련 기술분쟁은 합의 전까지 형사, 민사, 행정소송 등 절차가 진행 중이었다. 중기부 신고 후 지금까지 상생조정위원회에 4차례 안건으로 상정되기도 했다.

중기부는 지난 4월 현대중공업과 삼영기계에 대해 분쟁해결을 위해 관련 법률에 따른 조정을 권고했다. 기술자료 소유권을 둘러싸고 민·형사 소송전이 길어지면서 양측의 피해가 심화되는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중기부는 당사자 사이의 협상을 주선하는 한편 외부전문가(기술침해자문단)와 함께 법원의 손해배상액 산정 기준 등을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보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현대중공업과 삼영기계의 합의 가능성을 타진했다.

양사는 4~9월 중기부의 주선으로 8차례 실무자 미팅을 가졌다. 이 과정에서 삼영기계는 손해배상을 요구한 반면 현대중공업은 일부 위로금만 지급 가능하다는 입장이어서 합의 도달 여부가 불투명했다.

이에 중기부는 △삼영기계는 위로금 명목의 일시금 지급을 수용하고 △현대중공업은 거래 재개를 위해 적극적인 협력안을 마련하며 △중기부는 삼영기계가 납품을 위한 신제품을 개발할 경우 기술개발 지원사업을 통해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양사는 이를 받아들여 최종 합의에 이르게 됐다. 구체적으로 민사사건 3건, 형사사건 4건, 행정소송 3건, 행정기관 신고사건 2건에 대해서 쌍방 모두 취하·취소하고 탄원서를 제출했다.

중기부는 이번 합의가 상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상생조정위원회에 안건으로 상정해 형사소송 4건, 행정소송 3건, 공정거래위원회 사건 1건 처리에 탄원서를 반영하도록 하는 등 유관기관의 협력을 구할 예정이다.

또한 중기부 기술개발 지원제도를 삼영기계가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사업 심사시 중기부 조정에 따른 거래재개의 경우 가산점을 부과하고 △지원사업 참여를 확대하는 등 관련 지침을 정비하기로 했다.

기술침해 행정조사 제도는 2018년 2월 발표된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대책’ 가운데 하나로 시행됐다. 기술침해 행정조사 결과에 따라 분쟁당사자가 합의할 경우 상생조정위원회에 안건으로 상정해 당사자 사이의 모든 분쟁들이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중기부 권칠승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기술침해 행정조사로 당사자 간 합의를 촉진하고 상생조정위원회와 기술개발 지원사업을 통해 합의를 살려나가는 상생의 프로세스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한국현 삼영기계 사장은 “앞으로는 현대중공업과 빠른 시일 내에 좋은 관계로 회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모델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강영 현대중공업 부사장은 “양사 간의 기술분쟁이 법적 소송이 아닌 합의로 해결된 만큼 이제는 과거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