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수백억 빚 내서 시내버스 업체 적자 보전

2021-10-12     조혜정

버스요금 6년째 동결‧승객 감소로 수익 대폭 줄어 
작년 120억 대출 재정지원…올해 400억 달할 듯
갈수록 `눈덩이'…서울‧부산‧대구‧광주도 같은 처지



울산시가 만성적자에 허덕이는 지역 시내버스 업체에 지원해줄 재정지원금에 쪼들리면서 지난해부터 금융권에서 수백억원의 대출을 받아 적자를 메워주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코로나19 직격탄으로 하루 평균 18만명 넘는 승객이 줄면서 운송수익도 덩달아 확 감소한 탓에 ‘연간 재정지원금 1,000억원 시대’가 현실화됐지만, 확보 예산은 여기에 한참 못미치는데다 버스요금도 6년째 동결 상태라 대출을 내지 않고선 재정지원금을 마련할 방도가 딱히 없기 때문이다.
현재 내년도 당초예산 편성 작업이 한창이긴한데 시 ‘곳간’도 팍팍하긴 마찬가지여서 올해 받은 대출금 ‘빚잔치’를 하고 나면 또다시 대출을 내야하는 악순환이 무한반복될 수밖에 없어 이자부담도 나날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1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울산시는 지난해 10월 시금고인 경남은행으로부터 시내버스 재정지원금 명목으로 120억원을 대출받았다.
엄밀히 따지면 대출은 ‘울산버스운송사업조합’ 명의로 이뤄졌고, 대신 울산시가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는 형식이다.
당시 울산시는 관내 시내버스 업체 7곳에 연간 총 770억원의 재정지원금을 보전해줘야 했는데, 확보한 예산은 650억원(당초예산 400억원+추경 250억원)에 불과해 120억원이 부족했다. 결산 추경에 반영해보려 했지만 불발되자 결국 대출을 선택했고, 이 빚은 올해 확보한 당초예산으로 갚았다.
대출금 규모는 올해들어 더 확대됐다. 시는 지난 7월 시중은행 중 이자가 가장 싼(2.36%) 국민은행과 대출계약을 체결했는데 올연말까지 총 금액이 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처럼 ‘빚 내서 적자를 보전해주는’ 상황은 울산시가 시내버스 재정지원금 예산을 충분히 편성하지 않는 한 앞으로 무한반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시는 매년 ‘시내버스 외부회계 감사 및 운송원가 조사용역’을 통해 재정지원금 지원율을 책정하는데 △2016년 74% △2017년 88% △2018년 89% △2019년 90% △2020년 93% △2021년 95% 등 해를 거듭할수록 지원폭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내년도 지원율은 현재 용역이 진행 중이라 확정되진 않았지만 울산시 목표는 올해보다 1%P 상향된 96%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시내버스 업체에 대한 울산시 재정지원금은 △2016년 74억원 △2017년 176억원 △2018년 311억원 △2019년 459억원 △2020년 781억원 △2021년 930억원이며, △2022년에는 1,000억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반면 예산 확보 수준은 이런 현실을 반영하기엔 역부족이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당초예산으로 확정된 400억원에, 추경으로 확보한 250억원까지 더해봐야 650억원이 다였던 것. 즉, 보전해줘야 할 재정지원금은 930억원인데 지난해 대출받은 120억원을 갚고 나니 530억원만 남아, 차액인 400억원은 금융권 빚을 내지 않는한 마련할 방도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내년에는 적게는 800억원, 많게는 1,000억원대의 대출을 내야 하는 상황이 예상된다. 그만큼 이자부담도 커지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울산지역 시내버스 업체는 지난달 대우여객㈜이 신도여객㈜을 양수하면서 △울산여객㈜ △㈜한성교통 △남성여객㈜ △㈜학성버스 △㈜유진버스 △대우여객㈜ 등 6개사 구도로 재편됐다. 이들 업체가 운행하는 시내버스는 750여대(지선·마을버스 포함시 896대)에 달한다.
이들 시내버스 업계는 지난해 2월 코로나19 확산 이후 직격탄을 맞으며 올들어 9월 현재까지 1일 평균 승객수는 18만8,000명이 감소했고, 이 여파로 1일 평균 운송수익금 역시 2억2,900만원 줄었다. 이는 코로나 전인 2019년과 비교할 때 각각 31%씩 떨어진 수치다.
시내버스 업체의 적자(총부채) 규모도 △2016년 98억 △2017년 200억원 △2018년 349억원 △2019년 511억 △2020년 823억 △2021년 1,000억 돌파 예상 등 코로나19 이후 특히 악화일로다.

울산시 버스택시과 관계자는 “2022년도 당초 예산에 시내버스 재정지원금 1,400억원을 요구했지만, 이 금액이 100% 반영되기는 어렵지 않겠나”라며 “만약 올해 당초예산 수준인 400억원으로 확정되면 1,050억원을 대출받아야 하고, 추경 합산 금액인 650억원이라도 확보하면 800억원을 대출받아야 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버스운송사업 조합 관계자는 ““재정지원금을 받아도 인건비 76%, 연료비 14% 등 고정비가 90%에 달하는 상황”이라며 “요금이라도 인상해야 적자폭을 줄일 수 있는데 울산은 2015년 12월 110원을 올린뒤 6년째 동결상태여서 어려움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국토부는 국토부대로 울산시 등에 공문을 보내 ‘대중교통 수단인 시내버스 업체의 파산·부도를 막기 위한 지자체별 자구책을 마련할 것’을 안내하고 나섰다. 신용보증기금(중소기업지원) 한도를 업체 1곳당 당초 2억원에서 10억원으로 확대하고, 대출 등을 통한 업체금융지원책을 간구하라는 얘기였다. 현재 울산 말고도 서울, 부산, 대구, 광주가 금융권 대출을 통해 시내버스 재정지원금을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