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 관심과 도움, 자살예방의 첫걸음이다
한국 10만명당 28.4명 자살…OECD 국가 중 가장 높아
도움 필요한 사람에게 보내는 작은 관심 ‘예방의 첫걸음’
모든 이들이 다시 삶의 희망 되찾고 용기내 일어서기를
저무는 태화강변에서 영남 산 무리 뒤로 넘어가는 석양을 바라보는 것은 울산의 또 다른 매력이다. 솜씨 있는 화가의 그림처럼 아름답고 화려하며 때로는 너무나 장엄해 슬프기조차 한 풍경은 혼돈의 세상에서 우리에게 반드시 밝은 내일이 온다는 신의 약속이 아직은 변함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그런 신의 약속을 외면하고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슬픔과 우려를 더 하고 있다. 무엇이 그들로 해 극단적 선택을 하도록 하는지에 대한 심층적 분석과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는 없는지를 다시 한번 점검하고 살펴볼 때다.
정부는 최근 발표에서 국민생활과 복지에서 호전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장기간에 걸친 코로나19의 극복과정은 국민 생활 전 분야에 걸쳐 깊은 상흔을 남기고 있다. 우리는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과연 승리하고 있는가? 그동안 정부의 노력과 의료진들의 희생적 고군분투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장기간에 걸친 거리 두기와 집합금지로 국민들은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고, 자영업자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려 자살자가 속출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가 모두 최선이라고 믿으며 행한 일들이 마치 대바구니에 물을 담아 달리듯 소용없는 행위였단 말인가!
지금까지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는 현재 2,700명을 훌쩍 넘기고 있다. 그러나 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영업 부진에 휘말려 벼랑 끝에 선 자영업자와 코로나 블루로 인한 우울증 등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마그마를 가득 품은 화산처럼 대폭발을 앞두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뒤늦게 자영업자들의 영업 손실 보상에 나서고 있으나 이미 상당 부분 삶의 기반을 상실한 그들의 고통을 덜어 주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더는 국가의 획기적인 도움은 기대할 수 없는 가운데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은 점점 늘고 있으며 그 책임은 우리 사회 전체가 떠맡게 됐다. 하지만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말하는 순간 구체적 책임의 주체는 사라지고 결국 당사자 스스로 견뎌내야 하는 몫이 되고 만다.
이와 관련해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살자 사망자는 2019년 1만3,799명에서 2020년 1만3,195명으로 604명 감소했으며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은 4.4% 감소한 25.7명으로 나타났다. 동남권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OECD 평균 자살률(10만 명당)은 11.2명이며 한국은 28.4명으로 가장 높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증가했고 80대 이상은 20대보다 5배 이상 높았다. 10대부터 30대까지 사망 1순위였고, 40대는 2순위였다.
계절별로는 예상과 다르게 5월과 6월에 20.8%가 발생했다. 모든 만물이 생동하는 계절에 자살자가 오히려 늘어나는 것은 어떤 의미로 해석돼야 하는가.
보건복지부 권덕철 장관은 “최근 자살은 충분히 예방 가능한 사회적 문제이며 도움이 필요한 주변 사람에게 보내는 작은 관심이 자살 예방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며, “자살 예방기반(인프라)을 강화하고 고위험군에 대한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독일의 철학자 괴테는 행복한 삶의 3가지 조건을 일하고 있거나 사랑을 하고 있거나 또는 희망을 품고 있다면, 누구나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회, 경제적인 원인뿐만 아니라 실로 다양한 이유로 안타까운 죽음은 계속되고 있다. 친구란 비 올 때 우산을 건네기보다 함께 비를 맞는 사람이라 했지만, 더는 살아갈 의지를 잃은 사람에게 어떤 말이 위로가 되겠는가?
그러나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 지금 마주하고 있는 절망적 상황이 어찌 그대만의 책임이겠는가!
그동안 당신이 걸어왔던 삶의 여정에서 마주했던 수많은 인연들 중에는 그대가 건넨 작은 위로와 환한 웃음이 위안이 되고 힘이 된 사람도 있는 것이다. 당신이 다시 힘을 내야 하는 이유다.
저녁의 황혼을 보여줌으로 내일 아침의 일출을 기약하는 절대자의 약속을 우리는 믿는다. 그리고 힘든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인간의 굳건한 의지를 믿는다. 햇볕이 높고 낮음을 차별하지 않듯 우리 주변의 모든 이들이 다시 삶의 희망을 되찾고 용기를 내어 일어서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어려움을 겪는 가족, 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조경환 울산지적발달장애인협회 운영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