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울산 울주군 온양 길거리에 버려진 쓰레기… 양산 목장·기업체 서류 수두룩

온양 중광마을 입구 군유지에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기<br/>울주군, 불법 무단투기 행위자 추적 중

2021-12-08     주성미
   
 
  ▲ 지난 7일 울산 울주군 온양읍 중광마을 입구 군유지에 1t가량의 쓰레기가 무단으로 버려져 있다.  
 

하룻밤 사이 인적 드문 울산 울주군의 한 길가에 쓰레기 무덤이 생겼다.
쓰레기에서는 인근 경남 양산의 목장과 기업체 관련 서류가 무더기로 발견됐는데, 울주군이 불법 무단투기 행위자 추적에 나섰다.

지난 7일 오후 울주군 온양읍 중광마을 입구의 한 버스정류장 옆. 왕복 2차로 길가 울주군 소유의 공터에 쓰레기가 쌓여 말 그대로 산을 이루고 있었다. 가축 사육용 비료 포대 수십개가 흩어져 있는가 싶더니, 가축을 묶을 때 사용하는 것처럼 보이는 목줄도 보였다. 줄줄이 비닐들이 엉켜있었고, 바닥 장판 아래 깔았을 법한 보온재도 아무렇게나 쌓여 있었다. 더 이상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서져 내장재인 스펀지가 너덜너덜하게 드러난 1인용 소파도 깔려 있었고, 한때는 서랍장이었을 것 같은 손잡이 달린 문짝 일부도 널브러져 있었다. 고무장갑과 슬리퍼, 양주와 소주 빈병 등은 너무 많아 셀 수 없을 정도였다. 시뻘건 쇳가루가 담긴 자루도 발견됐는데, 이를 버리면서 상당 부분 흘렸는지 가드레일을 넘어 도로 가장자리까지 뻘건 가루가 흩어져 있었다.
 

   
 
  ▲ 울산 울주군 온양읍 중광마을 입구 군유지에 무단 투기된 쓰레기 더미에서 나온 경남 양산의 S목장 우편물.  
 

쓰레기 더미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경남 양산의 목장과 기업체 관련 서류였다.
우선 경남 양산시 사송리의 S목장 서류가 가장 많이 발견됐다. 현재는 도시개발로 사라진 목장이었다. 이 목장에 도착한 다량의 우편물과 사육장 배치도, 30여년 전 조합원 명부도 있었다.
양산 용당동 용당산단에 입주해 있는 제조업체에서 생산된 서류도 상당수 있었다. ‘대외비’라고 적힌 설계도면과 검사성적서는 파쇄도 되지 않은 채 뭉텅이로 나왔다. 울산 한 대기업의 ‘지적자산’이라며 ‘허가받은 용도 외 무단 복사 및 배포 행위를 금한다’는 문구가 무색했다.
비닐팩에 고이 담긴 ‘공정진행표’가 작성된 시기는 불과 3개월도 채 되지 않았다. 특정 제품 10개 생산을 발주하는 이 서류에 적힌 접수일자는 ‘2021-09-23’, 생산일자는 ‘2021-09-28’였다. 완료 요청일은 ‘2021-10-12’라고 쓰여 있었다.
서로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목장과 기업체 출처의 서류가 다량 확인되면서 이들 쓰레기를 무단 투기한 것은 개인보다는 폐기물 처리 관련 업체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폐기물 처리를 위탁받은 업체가 절차대로 처리하지 않고 보관하다가 한밤중 인적이 드문 농촌에 몰래 버렸을 가능성이 있다.

 

   
 
  ▲ 울산 울주군 온양읍 중광마을 입구 군유지에 무단 투기된 쓰레기 더미에서 나온 경남 양산 용당산단의 한 제조업체 대외비 서류.  
 

지난 3일 오전 이들 쓰레기를 발견한 온양읍 중광마을 주민 김모(54)씨는 “큰 길에 있어서 오며가며 매일 보는데, 전날에만 해도 없던 쓰레기가 하룻밤 사이 한 무더기 생겼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서 울주군이 수거한 쓰레기는 포대자루 20여개을 포함해 1t 트럭을 가득 채울 정도였다.

울주군은 이들 쓰레기를 ‘생활폐기물’로 분류하고, 무단 투기 행위자 추적에 나섰다.
8일 인근 방범용 CCTV를 확인한 울주군은 지난 3일 오전 2시 50분께 무단 투기 행위자가 탑승한 것으로 의심되는 트럭 1대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야간에 촬영된 데다 촬영된 거리가 다소 멀어 영상만으로는 식별이 어려운 상황이다.
울주군은 현장에서 발견된 서류들을 토대로 기업체 등에 진술요청서를 발송할 예정이다.
울주군 관계자는 “현장에서 나온 서류 등 증거물을 분석해 불법 무단 투기 행위자를 추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