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염포부두 선박 폭발·화재 사고 재판 내년 초 본격화… 사고 발생 2년여만

검찰, 러시아 국적 선장·일등 항해사 등 3명 기소
일본서 출항해 운항 중 탱크 내부온도 주의단계 넘었지만 인지 못해
해외 출국 일등항해사는 인터폴 수배 중

2021-12-15     주성미
   
 
  ▲ 2019년 9월 28일 오전 10시 51분께 울산 동구 염포부두에 정박해 화학물질을 옮겨 싣던 스톨트 그로이란드호에서 폭발·화재 사고가 발생해 18명이 다쳤다. (울산매일 포토뱅크)  
 

2019년 울산 염포부두에서 18명의 부상자를 낸 석유제품운반선 폭발·화재 사고에 대한 재판이 내년 초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고 발생 2년여만이다.



15일 법조계와 울산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스톨트 그로이란드호’의 선장과 일등 항해사, 삼등 항해사 등 3명이 최근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모두 러시아 국적으로, 2019년 케이맨 제도 선적 ‘스톨트 그로이란드호(2만5,881t급)’를 운항한 선원들이다.

스톨트 그로이란드호는 2019년 9월 28일 오전 10시 51분께 울산 동구 염포부두에 정박해 화학물질 2만7,000t을 옮겨 싣던 중 폭발·화재 사고가 발생한 선박이다. 이 사고로 하역자 12명과 구조에 나섰던 소방대원, 해경 등을 포함해 총 18명이 다쳤다.

검찰은 선장과 항해사들이 선박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등 업무에 소홀해 사고를 일으킨 책임이 있다고 보고 기소했다. 이들에 적용된 혐의는 △업무상과실선박파괴 △업무상과실치상 △업무상과실실화 등 3가지다.

스톨트 그로이란드호 폭발은 ‘스타이렌 모노머(SM·Styrene Monomer)’라는 화학물질이 실려 있던 9번 탱크에서 발생했다. 이 물질은 인화점이 섭씨 31도로 낮아 탱크 내부 온도를 그 아래로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스톨트 그로이란드호는 사고 발생 나흘 전인 2019년 9월 24일 일본 고베에서 출항해 26일 울산항으로 들어왔는데, 이미 운항 과정에서 화물 탱크의 내부 온도가 ‘주의단계’를 넘어섰던 것으로 드러났다. 내부 온도가 상승하면 그에 따른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지만, 선장 등은 이같은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고 수사당국은 밝혔다.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채 스타이렌 모노머의 온도는 계속해서 올라갔고, 결국 중합반응에 의해 폭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봤다. 중합반응은 분자가 결합하면서 더 큰 분자량을 가진 화합물이 되는 것을 말하는데, 이때 열과 압력이 상승하게 된다.



이날 선장 등 3명의 첫 재판이 열릴 예정이었으나, 재판부 재배당 문제로 재판은 내년 초 다시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출국금지 조치는 유지되고 있다.

수사당국은 사고 직전 작업을 교대해 출국한 또다른 러시아 국적의 일등 항해사에 대해서도 사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고 인터폴에 수배를 요청한 상태다.



한편 사고 당시 화염으로 울산대교 시설물 피해도 발생했는데, 울산시와 울산대교 민간운영사 울산하버브릿지는 최근 선주 측과 102억원에 손해배상 합의를 완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