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폐기물 대란 임박…‘타지역 폐기물 반입’ 제한해야”

2022-01-06     조혜정

울산, 매립지 늘려도 ‘영업구역 제한’ 입법화 없인 타지역 폐기물로 포화
국회 ‘폐기물관리’·‘자원순환’ 일부개정법안 발의…울산 의원은 참여 ‘0’
국가 개입 ‘독과점’ 등 우려…“처분부담금 ‘국가 귀속→지역교부’ 전환을” 

 


5년 9개월 뒤 시한부가 예고된 ‘울산 사업장폐기물 매립 대란’을 막으려면 신규 매립시설을 확보(본지 1월 6일자 1면)하는 것 만큼이나, 타 지역 폐기물 반입 자체를 제한하는 장치 역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관련기사 6면
왜일까. 극단적 예로 지난 2018년 기준 사업장(산업) 폐기물 발생지 처리율은 서울이 2.4%, 전남은 89.6%다. 이 말은 서울은 관내에서 배출된 산업폐기물 중 무려 97.6%를 타 지역으로 반출해 처리한 반면, 전남은 단 10.5%를 제외한 전부를 자체 처리할 정도로 폐기물 처리의 특정 지역쏠림이 또렷하다는 뜻이다. 울산시 계획대로 오는 2030년까지 최소 500만t을 처리할 매립지 확충사업이 순항하더라도 ‘폐기물처리업 영업구역 제한’ 입법화가 뒷받침 되지 않는 한, 울산은 타 지역 폐기물까지 처리하느라 얼마 못 가 또다시 매립지 포화를 우려할 수밖에 없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현재 국회에선 폐기물처리가 특정지역에 편중되는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는 동시에, 전액 국가로 귀속되는 산업폐기물 처분부담금을 인센티브로 돌려 해당 지역에 교부하기 위한 입법절차가 한창 진행 중이다. 그러나 정작 울산 국회의원 동참은 ‘0’이어서 정치권과의 공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 ‘타지역 폐기물 반입 제한’ 입법화...울산 국회의원 동참 ‘0’
울산의 산업 폐기물 발생지 처리율은 63.8%로 전국 특·광역시 중 인천(64.5%) 다음으로 높다. 이어 △부산 51% △대전 50.9% △광주 47.7% △세종 33.6% △대구 14.8% △서울 2.4% 순이다. 비교 범위를 도단위까지 확대하면 △처리율이 제일 낮은 경기가 69.4%이고 △가장 높은 전남이 89.6%다. 폐기물 처리의 특정지역 편중 현상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거다.<표참조>

사정이 이렇다보니 도단위 국회의원들은 ‘폐기물처리업 영업구역 제한’ 입법화를 위해 똘똘 뭉쳤다. 충북 청주를 지역구로 둔 변재일 의원은 지난해 7월 ‘폐기물관리법 일부개정법안’을 대표발의 했다. 폐기물처리시설이 일정지역에 편중되지 않도록 국가가 책임지고 조정하라는게 핵심 취지다. 폐기물처리시설은 지역주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지만, 현행법에서는 폐기물처리시 별도의 지역제한을 두지 않고 있는 탓에, 환경 피해와 주민-지자체간 갈등은 일정지역에 전가되고 있다.
이에 개정안에선 △산업폐기물 처리업체는 ‘사업장 소재 권역에서 배출된 폐기물만 처리’하도록 하고 △이 경우 환경부 장관은 ‘지역별 산업폐기물 처리 상한 기준’을 환경부령으로 정하도록 명시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경기, 충북, 충남, 경북지역 의원을 비롯해 인천과 대전 의원 등 13명이 개정법안의 입법화에 동참했다. 하지만 울산지역 의원 참여율은 ‘0’이다.

# 국가의 ‘과도한 개입’ 우려도...독과점 등 부작용 초래
다만, 산업폐기물의 경우 지자체 처리 책임이 명확한 생활폐기물과는 달리 ‘국가 개입’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수석전문위원실이 변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법안에 대해 검토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계의 사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과도한 규제’ 논란이다. 산업폐기물은 민간 경제활동의 부산물로 원인자 처리가 원칙인데, 아무리 지역쏠림 방지 취지라고는 해도 국가가 민간의 폐기물 처리지역을 조정·차단하는 건 과도한 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
둘째, 부작용 초래 우려다. 지역별 폐기물처리시설이 천차만별인 상황에서 ‘영업구역 제한’을 두게 되면 관련 시설이 부족한 지역은 기존 업체의 독과점으로 폐기물처리 단가가 상승할 게 불보듯 뻔한데, 이 경우 ‘불법처리’나 ‘폐기물 대란’으로 인한 환경오염이 초래되는 식의 역효과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산업폐기물 처분부담금, ‘전액 국가귀속→지역교부’ 전환 필수
특히 ‘폐기물처분부담금’은 울산으로선 꼭 짚고 넘어가야할 과제다. 현행법상 산업폐기물의 처분부담금은 전액 국가 귀속이다. 폐기물처리시설로 인한 환경피해는 시설 소재지 주민들이 감당하고 있는데도, 정작 처분부담금은 국가가 모두 가져가는 구도다.
환경부가 국회에 제출한 ‘산업폐기물 처분부담금 징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8년 32억8,300만원 △2019년 139억3,7400만원 △2020년 121억7,990만원이다.
이에 변 의원은 지난해 7월 ‘자원순환기본법 일부개정법안’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산업폐기물 처분부담금도 생활폐기물처럼 해당 시·도에 교부하고 △처분부담금을 산정할 때 타 지역의 폐기물을 처리해야 하는 일정지역의 환경피해를 고려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지난 5일 사업장폐기물처리시설 확충 계획을 발표한 만큼, 앞으로 지역 정치권과 사안의 심각성을 공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