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업 본사유치, 상생 차원에서 심각하게 고민해야
울주군과 군민들이 온산공단 소재 기업체들의 본사를 울산으로 이전하라는 목소리를 구체화하고 있다. 군민들은 어제 이같은 운동을 위해 범군민추진위원회를 발대하고 서명운동에 나서는 등 본사 유치활동에 들어갔다. 군민들이 유치위를 만들어 조직적인 활동에 나선 것은 최근들어 지역의 인구유출이 가속화하는 상황을 그대로 지켜볼 수 없다는 절박함에서 비롯됐다. 추진위는 기업의 본사 유치를 위해 군민들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서명운동을 본격화해 오는 3월까지 울주군민 절반 수준 12만명 이상의 서명을 받겠다는 각오다. 울주군민들이 민관 합동으로 본사유치에 나선 것은 지역의 정체성과 지역발전의 근간을 제대로 구축하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같은 운동의 배경에는 지난 2000년 초부터 계속된 울산시와 시민들의 대기업 본사유치와 그 궤를 함께하고 있다.
울산은 현대차,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국내 대기업 생산 공장이 위치해 있지만 이들 대기업의 본사는 대부분 서울 등 수도권에 있다. 결국 울산은 대기업의 주력생산라인이 가동하는 생산 기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온 상태다. 무엇보다 이같은 구조적인 문제는 울산시민들이 피와 땀과 눈물의 결과물로 만든 생산품의 댓가가 대부분 역외로 유출된다는 모순을 낳고 있다. 민선 7기 출범과 함께 송철호 울산시장도 이 문제를 중요한 시정과제로 제시하며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대기업 본사 유치를 지적한 바 있다. 민선 7기 초창기에 추진된 이 사업은 기업의 핵심기능 울산 이전과 투자유치 확대를 통해, 울산시민들의 삶의 근원인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산업의 선순환 생태계가 조성되도록 한다는 전략적 선택이었다. 하지만 광역시 승격 이후 줄곧 이어진 대기업 본사 유치나 기업의 본사 울산 이전 문제는 정작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불편한 이야기로 들리는 상황이다. 한마디로 기업의 본사를 생산공장이 있는 울산으로 이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본사 이전을 추진하는 쪽은 입장이 다르다. 본사가 울산으로 오면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무조건 수도권으로 이주하는 지역 청년인재들이 줄어들고 타 지역 청년인재들이 울산으로 이주해 정착하는 동기부여가 된다는 입장이다. 생산은 울산에서 하고 다른 혜택은 서울에서 누리겠다는 식은 곤란한 이야기다. 지역을 기반으로 일궈낸 기업은 이제 그 부가가치도 생산현장과 함께 한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상생의 진정한 가치를 고민해볼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