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하고 있지만 잊혀진 자료들에 대해…‘기록의 날’을 맞아

2022-06-08     손경옥 울산시 총무과 기록관리담당
   
 
  ▲ 손경옥 울산시 총무과 기록관리담당   
 

소장하고 있지만 잊혀진 자료들에 대해…‘기록의 날’을 맞아

6월 9일은 기록(記錄)의 날이다. 우수한 기록문화 전통을 계승하고 기록의 중요성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서라고 제정이유를 밝히고 있다.

기록물이란 무엇일까? 공공기록물법(약칭)에는 ‘공공기관이 업무와 관련, 생산하거나 접수한 문서, 도서, 대장, 도면, 시청각물, 전자문서 등 모든 형태의 기록정보 자료와 행정박물(行政博物)’이라고 정하고 있다.

기록물이 중요하다는 것은 과거 실록이나 역사를 통해 알고는 있지만 우리 생활에서 무슨 역할을 하는지, 내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다. 기록물을 보존하고 관리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2008년 설날의 마지막 연휴에 뉴스를 통해 숭례문이 불에 타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워했던 기억이 난다. 국보 제1호인 숭례문이 불타 우리 후손들은 그 아름다운 모습을 다시는 볼 수 없을까 걱정했었는데 남아있는 기록을 통해 다시 복원할 수 있었다. 이와 반대로 경주 황룡사의 경우는 남아있는 기록이 없다 보니 복원이 불가능해 아직까지 그 터만 남아 있을 뿐이다.

업무를 하면서 만들어진 기록들이 잘 남아 있지 않다면 우리는 많은 불편과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기관의 인적, 물적, 지적 자산에 대한 기록이 없다면 신분, 재산, 권리, 의무 등을 증명할 수도 없을 것이며, 건물이나 교량, 시설의 설계도 등의 기록이 없다면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또한, 이전에 무슨 일을 어떻게 했는지 몰라 같은 실수를 반복하거나 시간과 예산을 낭비하는 일도 생길 것이다.

올해는 울산공업센터 지정 60주년을 맞아 1962년 울산이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된 이후 공업단지 건설 과정과 해방 이후 최초로 도시계획이 적용된 울산의 도시형성 과정에 대해 시민들이 알 수 있도록 우리시 기록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문서, 도면, 사진 등 당시 기록을 정리해 자료집을 발간중에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에는 우리시가 그동안 업무를 수행하면서 수집·관리해 오던 선물류, 기념류, 사무집기 등의 행정박물 370여점을 수록한 ‘기록, 울산의 시간을 담다’를 도록으로 제작했다. 오랜 세월동안 잊혀져 있던 많은 기록들이 되살아나는 느낌이었다. 보관만 하고 있던 많은 자료들이 책으로 제작됐고, 시 홈페이지 행정간행물에 등재해 세상 밖으로 공개된 것이다.

또한 보관중인 준영구 이상의 중요문서의 멸실, 훼손 등 방지를 위해 전문기관에 위탁해 전자기록물로 데이터베이스(DB)해 문서를 직접 찾지 않고도 자료를 검색해 열람할 수 있도록 5년 동안 추진하고 있다.

올해 기록의 날이 더욱 뜻깊은 것은 2022년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에서 민간분야 및 중앙행정기관, 지자체, 교육청 등 모든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국가 기록관리 발전에 공적이 있는 기관 등에 수여하는 정부포상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이는 소장 기록물을 활용한 콘텐츠 구축, 기록관 보존환경 개선, 체계적인 기록물 관리, 기록관리 자치역량 강화 등 기록물의 안전한 보존과 효율적 활용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 바를 인정받아 수상하게 됐다.

이와 함께 기록물의 영구보존과 관리를 위해 우리시가 추진해야 하는 것은 영구기록물관리기관(가칭 울산기록원)을 설치하는 것이다. 관련법에서 광역자치단체에 설치 운영을 의무화하고 있으나, 부지, 건립비, 운영조직 등이 필요해 아직 설립하지 못하고 있다. 기록원 설립이 필요한 이유는 자료열람과 단편적인 책자발간에만 국한되고 있는 것에서 벗어나 소장하고 있는 자료들을 세상 밖으로 내도록 주제별, 항목별 지식편찬이 필요하고 민간에서 보관중인 행정 관련 자료수집과 잊혀져 가는 역사사실을 남기기 위한 구술기록 등 기록관리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이다.

10월에는 코로나19로 연기됐던 제103회 전국체육대회가 울산에서 개최된다. 2005년 제86회 전국체육대회가 울산에서 개최된 지 17년만이다. 2005년에는 처음 개최하는 대회를 준비하느라 많은 어려움과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지금은 그 당시 행사를 준비했던 과정과 결과를 담은 기록들이 체계적으로 잘 보존돼 있어 이를 통해 효율적으로 행사를 준비해 성공리에 치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기록관리의 궁극적인 목적은 그것의 활용이다. 시민들이 좀 더 가까이서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화해 열람하게 하고, 소장하고 있는 자료들을 책으로 혹은 전시회, 온라인을 통해 세상에 드러내 과거를 알고 느낄 수 있도록 시스템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기록의 날을 맞아 다시 되새겨 본다.



손경옥 울산시 총무과 기록관리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