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해외직접투자 급증에 따른 대책이 시급하다
2022-07-03 김진영
기획재정부가 6월 17일 발표한 '2022년 1분기 해외직접투자 동향'에 따르면 지난 1분기에 우리나라 개인이나 법인의 해외직접투자액은 총투자액 기준으로 254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23.9% 증가했다. 구체적인 투자비중을 살펴보면 업종별로는 제조업(37.6%), 금융보험업(30.5%), 부동산업(9.7%), 정보통신업(6.7%), 전기가스업(5.0%) 순이고, 지역별로는 북미(36.8%), 아시아(27.4%), 유럽(23.2%), 중남미(10.4%), 대양주(2.0%) 순이다.
반면에 산업통상자원부가 4월 8일 발표한 '2022년 1분기 외국인직접투자 동향'에 따르면 같은 기간에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투자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도착기준 43.5억 달러로 전년대비 2.6% 감소했다. 신고액을 기준으로 한 구체적 투자비중은 업종별로는 서비스업(69.2%), 제조업(30.0%), 기타업종(비중 0.8%)이고, 국가별로는 미국(15.9%), EU(10.7%), 일본(8.8%), 중화권(21.9%), 기타(42.7%) 이다.
양자를 비교하면 우리나라에서 유출된 해외직접투자가 우리나라로 유입된 외국인직접투자보다 5.86배나 많고, 그 내용도 우리나라의 제조업과 금융업(합계 65%)이 주로 해외로 나가고, 반면에 해외에서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투자는 서비스업(69.2%)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산업구조 건전성이나 일자리창조 측면에서는 매우 우려가 되는 상황이다. 특히 제조업을 주력산업으로 하는 울산시 같은 경우에는 공장이 해외로 이전함으로써 일자리가 줄어들고, 나아가 인구감소를 초래하게 된다.
좀더 장기적인 추세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해외직접투자규모 2017년(450.4억달러), 2018년(516.3억달러), 2019년(650.7억달러), 2020년(573.0억달러), 2021년(764.5억달러)이었다. 반면에 외국인직접투자규모는 도착기준으로 2017년(138.2억달러), 2018년(174.5억달러), 2019년(134.0억달러), 2020년(114.3억달러), 2021년(180.3억달러)로 유출액이 유입액보다 각각 2017년 3.25배, 2018년 2.95배, 2019년 4.85배, 2020년 5.01배, 2021년 4.18배 많으며, 이러한 유출초과현상은 지난 5년간 계속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즉, 우리나라는 이제 국내기업의 해외투자가 외국인직접투자보다 5-6배나 많은, 투자유치국이 아닌 해외투자국이 돼버렸다.
이렇게 된 원인에 대해서는 많은 전문가들이 국제적으로는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를 들고, 국내적으로는 법인세 인상, 최저임금의 인상, 중대재해법 등의 기업규제정책과 입법 및 심한 노사갈등으로 인한 투자환경의 악화를 들고 있다. 그런데 대외적 환경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고, 대내적인 문제는 현재의 우리나라의 정치적 환경과 구조를 보면 이러한 문제들을 조만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러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가장 근본적이고 바람직한 해결방법은 우리나라의 투자환경을 개선해 국내기업도 해외로 나가지 않아도 되게 하고 외국인직접투자도 더 많이 유치하는 것이지만, 그것이 현실적으로 단기간에 실현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차선책으로 어쩔 수 없이 해외로 공장을 이전해야 하는 우리나라의 중소기업들을 정부가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나서서 도와줘야 할 것이다.
어느 누구도 모든 면에서 익숙하고 편한 자기 나라를 놔두고, 말도 안 통하고 사정도 잘 모르는 다른 나라에까지 가서 공장을 세우고 운영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해외에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현지의 투자환경을 파악하고 시장조사를 해야 한다. 아울러 투자대상국가의 기업법과 외국인투자법 등의 국내규제체계를 잘 조사하고 연구하여야 하고 아울러 국제투자에 관한 국제규제체계도 세밀히 검토해야 한다. 특히 요즘은 기존의 일반적인 'WTO 협정'이나 양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이외에도 최근 들어 형성되고 있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등의 새로운 지역경제협정체제도 구체적 내용을 잘 파악해 그 중에서 투자자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을 선택해 투자를 해야 한다.
이러한 연구와 조사는 대기업들은 자체적으로 하거나 혹은 전문 로펌과 컨설팅회사에 의뢰해 검토할 수 있지만, 그러한 인력과 자금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은 엄두도 내기 힘들다. 그래서 기존에 투자를 한 업체들에게 귀동냥으로 들은 정보로 투자를 했다가 뒤늦게 문제가 발생해 낭패를 당해 큰 손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는 예전부터 '대한무역진흥공사(KOTRA)'라는 공기업을 설립해 중소기업들의 무역진흥과 투자유치를 지원해 왔으나, 해외투자지원은 투자유치활동과 서로 상충되는 측면이 있어서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해외투자가 투자유치보다 5-6배나 되는 현실이 돼버렸고, 이러한 현실을 외면하고 개별기업들이 스스로 알아서 하게 내버려 두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상황이 돼 버렸다. 따라서 정부도 중소기업의 해외직접투자활동을 도와줘서, 중소기업이 투자실패로 인한 손실을 보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김형걸 국제법률경영대학원대학교 부교수·전 울산경제진흥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