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기업혁신파크'제도, 울산 GB 해제 ‘묘수’될까

2022-07-13     조혜정 기자

尹 정부 균형발전 핵심전략 중 하나
개발 투자 전과정 기업이 직접 주도
규제·세제특례 전폭 제공 참여 유도
市, 가용부지 확보 출구전략 기대감

개발제한구역 해제 키를 쥔 국토교통부가 도심인근 개발사업 시행자에게 규제완화와 지원강화 혜택을 주는데 방점이 찍힌 '기업혁신파크' 제도 도입을 추진 중인 사실이 확인됐다. 
기업혁신파크는 '지방시대'를 선언한 윤석열 정부가 지역균형발전 핵심 전략 중 하나로 추진 중인데, 울산으로선 전체 땅 면적의 4분의1을 차지한 GB 해제 없이는 공장 하나 짓기조차 힘들다는 점에서 이 제도를 잘만 굴리면 가용부지 확보 출구전략이 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크다. 
더욱이 울산공약으로 'GB 제도 개선을 통한 도시균형 발전'을 제시한 윤 대통령이, 김두겸 시장의 제1공약대로 공업센터 지정 60돌을 맞은 울산에 '제2산업수도 역사를 새로 쓸' 마중물로 GB 해제를 지원해줄지가 최대 관심사다.
 
# 도심융합특구와 비슷한 콘셉트 
13일 본지가 단독 입수한 <기업혁신파크 개요 및 추진계획> 자료에 따르면 국토부는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 전국경제인연합회 건의를 계기로 제정·공포된 '기업도시개발특별법'에서 개발절차와 인센티브 등을 대폭 개선하는 식으로 기업혁신파크를 추진한다.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 서른 여덟번째 꼭지인 '국토공간의 효율적 성장전략 지원'을 실행할 동력으로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실제 국토부는 이날 울산시를 찾아와 기업혁신파크가 과연 뭔지, 뭘 어떻게 추진할 건지, 시 생각은 어떤지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지난주 대전에서 먼저 한차례 회의를 했고 다음달까지 부산, 대구, 광주 등 비수도권 광역자치단체를 순회할 계획이다.
기업혁신파크란 △선도기업 주도로 △교통 등이 우수한 지역거점 인근에 △산업·주거·교육·문화 같은 자족적 복합기능을 갖춘 공간과 산업생태계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문재인 정부가 지방 광역도시 5곳을 대상으로 추진한 '도심융합특구'와 비슷한 콘셉트라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공공 선(先)개발·후(後)기업유치' 방식과 달리 기업이 입지선정에서부터 토지조성, 입주에 이르는 투자의 모든 과정을 직접 주도한다는 대목이 다르다. 
 
# 1세대 모델인 '기업도시' 반면교사
앞서 기업도시개발특별법에 의해 도입된 기존 모델은 '기업도시'다. 비수도권에 산업입지와 경제활동을 위해 민간기업이 산업·연구·관광·업무 같은 주기능과 주거·교육·문화·의료 등 자족적 복합기능을 갖추도록 개발하는 도시인데 시행사와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다양한 인센티브를 준다. 
특히 개발면적의 50%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면 원래는 공공의 영역인 '토지수용권'을 시행자에게 준다. 
단, 조건이 있다. 균형발전과 공공성을 고려한 일정 의무를 책임져야 한다는 조건인데 △최소개발면적 100만㎡ 이상 부지에 △개발가능 토지의 30% 이상은 산업 같은 주된 용도로 사용하고 △시행자는 주된 용도의 20% 이상을 직접 사용해야 한다.
당시 법안에 따라 6곳이 시범도시로 지정됐지만 준공된 충주와 원주를 제외하면 두 곳은 사업시행자가 포기했고 두 곳은 개발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애초 정부가 기업과 지자체 니즈를 외면한 채 미스매칭한데다 시간이 흐르면서 정부의 무관심과 지원 부재가 어려움으로 작용됐기 때문이다.  

# 정부, 내년 선도사업 공모 시작 
이에 윤석열 정부는 기업 투자여건을 확 개선해 기업도시개발특별법 취지의 불씨를 제대로 살리기로 했다. 
국토부는 전경련 의견을 참고해 기업혁신파크의 규제와 세제특례를 획기적으로 제공하는 것은 물론, 우수인재 확보 차원에서 주거·교육·문화 등 복합기능 조성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표참조>

이 경우 법 개정이 필요한데 △교통·물류가 우수한 도심인근 개발을 위해 기존 100㎡인 최소개발면적을 축소하고 △투자부담 완화를 위한 기반시설 지원을 확대하고 개발절차는 간소화한다. 또 △우수한 정주여건을 갖출 수 있도록 '도시혁신계획구역' 처럼 도시·건축규제에서 자유로운 개발을 허용한다. 아울러 입주기업에 파격적인 세제·규제특례를 지원하는데 기회발전특구나 글로벌혁신특구 등 다른 특구와의 중복지정도 가능하게끔 만든다. 
차질 없는 추진을 위해 기업이나 지자체 수요를 바탕으로 추진방안을 마련한 뒤 올해 안에 개정안을 발의한다. 이 과정에서 대기업과 지자체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갖고 제도 개선방안에 대한 의견도 계속 구한다. 
특히 내년엔 선도사업 공모를 진행한다. 투자수요가 있는 관심기업과 가용부지가 있는 지자체를 서로 연계해주고, 공모 선정시 구체적인 사업모델을 마련해주고 추진전략을 지원한다. 
국토부는 개발 방식에 있어 기업이 직접 토지를 확보하는 경우 뿐 아니라 국가와 지자체, 공기업이 소유한 토지를 활용하는 방안까지 함께 검토 중이다.  
 
# 대전 등 '1호' 유치 경쟁 나서
이런 가운데 지방시대를 선언한 윤석열 정부와 출범을 나란히 한 울산 등 광역지방자치단체들은 '지역균형개발'이라는 공동의 숙제를 앞다퉈 풀겠다며 물밑에서 치열한 정치적 수싸움을 펼치고 있다. 
본지 취재 결과 벌써 대전은 '기업혁신파크' 제1호 타이틀을 선점하기 위한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대전시는 지난주 열린 국토부 첫 설명회에서 '산업용지 500만평을 조성해 민선 8기엔 대전시를 일류 경제도시로 만들겠다'는 이장우 시장의 제1호 공약을 강조하며 "선도사업지 1호를 대전에 달라"고 요청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새 정부 지역균형발전의 또다른 축인 '기회발전특구' 선점에 나섰다. 강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의 핵심인 지역균형발전특위가 제1성으로 내건 '기회발전특구'의 첫번째 모델로 '광주·전남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을 희망했다.
현재 울산은 광역도시 중 유일하게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도심융합특구'로 지정받지 못한 상태인데, 출범 당일 '기업투자유치'를 1호 결재한 민선 8기 체제에선 '기회발전특구' 또는 '기업혁신파크'를 선점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지역균형발전의 핵심 키는 GB해제인데, 기업혁신파크 설명 어디에도 GB 관련 내용은 없어 이 부분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금은 지자체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라 GB 해제를 언급할 때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국회 국토위 위원으로 내정된 서범수(울주) 의원은 "지금 인구감소가 심각하며 특히 지방소멸은 국가존립마저 위태롭게 만들고 있기 때문에,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울산 같은 비수도권에 대한 획기적인 규제완화 및 지원이 필요하다"며 "특히 최근 현대자동차가 울산에 약 2조원을 투자해 전기차 공장을 신설하겠다는 건 울산 뿐아니라 대한민국의 자동차산업 전체가 전환점을 맞는 획기적 사건인 만큼 이번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혜정 기자 jhj74@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