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정원도시 꿈꾸는 울산 북구, 유럽 정원서 해법을 찾다 오스트리아 빈
탄소중립, 녹색성장이 전 세계의 방향성으로 떠오르면서 개발보다는 녹지보존, 도시숲 조성 등에 국내 수많은 지자체들이 예산을 들이붓고 있다. 지난해 말 100여년 동안 울산 북구를 동·서로 갈라놓았던 동해남부선이 폐선하고 해당부지가 유휴부지로 남았는데, 민선 7기 당시 북구는 그린뉴딜 발표와 함께 정원도시를 만들겠다고 선포하고 '지방정원' 유치라는 목표도 설정하며 이 대열에 뛰어들었다. 다만 민선 8기로 들어서며 집권당이 바뀌었고, 과학도시 조성이라는 공약이 발표되며 다소 변화가 예고됐는데, 단순 꽃과 나무를 심는 정원이 아니라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지역을 상징하는 정원을 조성하고 이와 공존하는 과학도시도 조성하는 방안을 찾아보면 어떨까 한다. /편집자주
오스트리아 빈 대표 여행코스 ‘왕궁투어’
세계 각지 관광객 북적이는 쇤부른 궁전
프랑스 바로크 양식의 수려한 정원 일품
유명화가 작품 전시 ‘벨베데레궁’도 인기
시민 휴식처 변모한 왕의 힐링장소 주목
# 유럽에서 가장 화려한 궁전의 정원
일상과 예술이 공존하는 도시 오스트리아 빈의 대표적인 여행코스 중 하나는 '왕궁 투어'다. 단연 첫 번째로 꼽히는 곳은 쇤부른(Schonbrunn) 궁전으로, 베르사유 궁전과 더불어 유럽에서 가장 화려한 궁전 중의 하나다.
쇤브룬 궁전은 합스부르크 왕가의 여름 별궁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도 등재돼있는데, 1569년 막시밀리안 2세에 의해 처음 건축됐고 1696년 건축가 베르나드 피셔 본 에라흐(Bernhard Fishcer von Erlach)에 의해 재건축, 1700년 완공됐다. 이후 마리아 테레지아 여왕 시절, 건축가 니콜라우스 파카시(Nikolaus Pacassi)에 의해 1744년에서 1749년까지 6년에 걸쳐 공사를 단행, 여왕의 거주 궁으로 만들어졌다.
이 궁전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프랑스 바로크 양식의 화려한 정원이다. 궁전 앞으로 펼쳐진 정원은 넓이만 1.2㎢에 이른다.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와 그 부군인 프란츠 슈테판폰 로트링겐 공의 시대인 1750년부터 조경이 시작됐다.
# 황태자의 정원과 오랑제리 정원
쇤부른 궁전 동쪽 파사드에 위치한 Privy Garden은 1870년 궁전 이쪽 1층에 루돌프 왕세자를 위한 스위트룸이 마련됐을 때 왕세자 정원으로 명명됐다. 1918년 왕정이 끝날 때까지 황실의 사적 정원이었다.
특징이라면 양측으로 덩굴로 덮여있는 길이 조성돼 있는데, 중간중간 벤치가 놓여져 있고, 벤치에 앉으면 정원을 볼 수 있도록 덩굴이 덮여있지 않은 창틀 같은 공간이 있다. 이 공간을 통해 바라보는 정원의 모습도 일품이다. 많은 관광객들이 이 벤치에 앉아 불어오는 바람을 맞고, 새소리를 들으며 휴식을 취하기도 했는데,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정원 끝에는 궁전과 정원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는데, 이 곳을 찾는 모든 이들의 포토존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 황태자의 정원을 다 보고 나오면 건너편에는 바로크 양식의 오랑제리 정원(Orangery Garden)이 조성돼 있다. 니콜라우스 파카시가 1754년에 지었으며, 길이 189m, 너비 10m로 베르사유 다음으로 유럽에서 가장 큰 오렌지 정원 중 하나다.
비터 오렌지, 올리브 나무, 머틀과 같은 귀중한 이국적인 식물이 많은 관광객의 이목을 끈다. 원래는 바로크 양식의 온실로 지어졌는데, 합스부르크가에서 장엄한 축제 행사를 위해 사용됐다.
이 두 정원 모두 각각 4.5유로(한화 약 6,000원)의 입장권을 구매해야 출입이 가능한데, 언제나 관광객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물론 이 유료 정원 사이로 뻗어있는 가로수길은 무료다. 이 길 역시 일품인데, 조깅하는 사람,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 사람도 만날 수 있다.
# 세계문화유산 지정 벨베데레 궁전
벨베데레 궁전은 오스트리아 빈의 유력자 오이겐 폰 사보이 공(Eugen von Savoyen)이 여름 별궁으로 사용하던 궁전이다. 오스트리아 바로크 건축의 거장 힐데브란트(Johann Lukas von Hildebrandt)가 설계했으며, 아름다운 바로크 건축물로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1716년 별궁인 하궁(Unteres Belvedere)을 먼저 세우고, 1723년 연회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상궁(Oberes Belvedere)을 지었다. 특히 상궁에는 오스트리아의 대표 화가인 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와 에곤 쉴레(Egon Schiele)의 작품이 전시돼 있기로 유명하다.
그런데 이 못지않게 유명한 것이 궁전 정원이다. 궁전 테라스에서 보이는 경치에는 궁전의 정원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벨베데레가 이탈리아어로 '전망이 좋다'는 뜻인 것을 생각하면 이 역시 빈의 자랑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상궁과 하궁 사이에 조성된 프랑스식 정원은 산책을 즐기기 좋다. 정원 곳곳에 설치된 벤치에 앉아있으면 정원 옆으로 조깅하는 인근 주민들도 쉽게 볼 수 있는데, 16유로(한화 약 2만1,000원)를 지불해야 출입이 가능한 궁전 내 미술관과 누구나 왕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무료 정원이 함께 존재한다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이다. 세상에서 가장 호화로운 왕의 정원이 주민들의 휴식처로 자리잡았다.
글=김상아 기자·사진=우성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