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부울경 메가시티, 약인가 독인가?

2022-07-21     조경환 울산지적발달장애인협회 운영위원
조경환
울산지적발달장애인협회 운영위원


6월1일 전국지방선거가 국민의 힘 압승으로 끝났다. 진영과 지역의 승패를 떠나 모든 국민이 참여하는 한바탕 소동은 그야말로 축제의 현장이었다.

자유가 숨 쉬고 풍요가 넘치는 21세기를 살기위해 대한민국은 봉건시대에서 자유민주주의 시민사회로 시대를 전환하며 값비싼 대가를 치렀다.

그리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발전시킨 근대 100년의 역사는 피와 눈물 그리고 절망과 환희가 교차하는 격동의 시간이었다. 수천 년의 세월,

굶주리고 가난했기에 한 그릇의 더운 밥은 더욱 간절했고 처절하게 억압받았기에 짙은 어둠의 고통 사이로 새어나오는 한줄기 자유의 빛은 더더욱 소중하고 눈부셨다.

그랬다! 우리는 한때 미약하고 분열했으며 때론 스스로 넘어졌다. 그러나 지난 세월, 우리 국민의 인내와 피 묻은 역사는 각박한 현실을 극복하고 거센 풍랑의 바다를 건너온 절치부심(切齒腐心)의 세월이었기에 힘들고 고통스러웠지만 부끄럽지는 않았다. 할 수 있다는 온 국민의 일치된 열망은 세계 최빈국에서 세계10대 무역국의 반열에 올랐다. 다수의 재벌그룹이 생기고 인구 천만의 서울과 수도권에 매머드 도시들이 형성되어 이젠 오히려 과도한 수도권 집중의 부작용을 걱정하게 됐다. 이는 곧바로 지방의 위축과 소멸로 귀결되고 있으며 시급한 현안으로 등장했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최근 인접 도시를 한 개의 권역으로 묶는 메가시티연합이라는 새로운 방향이 제시되고 있다.

전국 최초로 시도되는 부울경 메가 시티는 국토 동남부 12,372m2의 면적에 인구 약 7,832,116명으로 인구의 수도권 집중을 없애고 새로운 경제 성장 동력을 창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부산, 울산 광역시, 경남, 창원특례시 등 대도시권과 김해 양산 밀양 진주 사천 등 중 소 도시권을 서로 연계시켜 상생 발전한다는 실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남부권 8개 도시 연합 메가시티의 핵심가치는 포용, 번영, 지속가능성, 삶의 질, 자치분권, 안전 등이며 추구하는 목표는 생활공동체 형성을 통한 공유와 통합정책의 완성이다.

이와 함께 경제 문화 행정공동체 구축을 통한 자치분권의 선도 모델이 제시됐다.

부울경 3대 도시는 전국 최초의 특별지자체 출범을 위한 부울경 특별연합 규약안을 행정예고 중이다. 그러나 지방도시의 연합으로 수도권의 정치 경제 문화복속에서 벗어나 자력 생존한다는 본래의 의도를 존중한다 해도 현재 울산이 처한 현실을 보면 걱정이 앞선다.

울산은 1997년 7월15일 광역시로 승격됐으며 한때 인구120만 명의 활기찬 도시였으나 지금은 기간산업의 위축과 새로운 산업동력의 추가 투자 부진으로 점점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새로운 인구 유입의 계기가 없는 가운데 청년층의 탈울산 현상이 지속돼 현재 112만 명을 겨우 유지하고 있으며 인구 104만 명의 창원 특례시에 맹추격을 당하고 있다. 또한 동해남부선의 전철화와 울산 해운대간 고속도로 개통으로 원활한 물류 흐름의 계기를 마련했지만, 오히려 울산 소비자의 탈 울산화만 가속화 되고 있다.

객관적 수치는 아직 없다 해도 주말이면 해운대와 기장, 정관으로 향하는 차들로 선암, 상개로는 장사진을 치고 있다. 대규모 상업시설과 위락시설을 앞세운 인구 335만 명의 거대도시 부산에 대항할 울산의 비책은 무엇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변변한 상업시설과 내놓을 랜드마크 하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새로운 투자 유치나 신산업의 육성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리고 근래 대왕암공원 출렁다리 개설로 반짝 효과를 보고 있지만 우리 지역에서 소비하고 머물다 가는 여행과는 아직도 거리가 멀다. 태화강 국가정원, 장생포 고래 특구와 문화창고, 그리고 주전과 정자의 몽돌해수욕장은 그 독창성과 빼어난 관광자원 가치에도 홍보부족 등으로 울산에 실질적인 도움은 없는 형편이다.

수도권과의 경쟁도 힘들지만 가까이 있는 덩치 큰 물소도 버겁기는 마찬가지이다.

사냥에 성공한 세렝게티 사자들의 전리품에 뒤늦게 뛰어든 난폭한 수사자의 완력으로 먹는 순서를 기다려야 하는 암사자의 처지가 울산이 되어서는 안 된다. 낡고 오래돼 이빨이 다 빠진 큰칼보다는 작지만 경쟁력 있는, 낡은 생각들을 끊어낼 수 있는 울산만의 날카로운 칼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먼 곳의 거대한 공룡도 가까이 있는 사나운 사냥감도 잡을 수 있다.

새로 출범한 울산의 광역과 기초자치단체 등 지방행정부는 메가시티에 관련한 정리된 입장을 시민에게 상세하고 분명하게 밝혀주기 바란다. 몸짓과 소리만 요란한 수사자의 허장성세(虛長聲勢)에 이제 동업자인 암사자들도 잘 속지 않는다.

생존을 건 사냥터에서 무엇을 어떻게 잡고 우리에게 돌아올 몫은 얼만큼인지를 알아야 함께 사냥에 나설지, 나무그늘에 드러눕던지를 결정할 것 아닌가!

조경환 울산지적발달장애인협회 운영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