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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동굴서 아픈역사 체험·피서… 새 관광명소 기대

  • 김상아 기자
  • 승인 2017.07.27 22:30
  • 3면

 남산 ‘태화강 동굴피아’ 오늘 개장식
‘일제 수탈창고’ 동굴 4곳 정비
 태화강 산책로와 통로 연결
 지하·지상광장·인공폭포 조성
 역사체험·이벤트공간 등 테마
 내달 7일까지 무료 시범운영

27일 남구 태화강 동굴피아에서 열린 프레스투어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스케치 아쿠아리움 공간으로 단장한 길이 62m의 제3동굴을 둘러보고 있다. 김정훈 기자 idacoya@iusm.co.kr


일제강점시대 수탈의 아픈 흔적을 가진 채 방치됐던 남산동굴이 울산의 새로운 관광명소이자 주민 휴식 공간으로 재탄생해 공개됐다.   

울산 남구는 남산의 동굴 4개소를 새롭게 정비하고, 1만9,800㎡ 면적의 태화강 산책로와 연결하는 보행자 연결통로, 지하광장, 지상광장, 인공폭포와 주차장 등을 마련하는 등 총 150억원 사업비를 투입해 태화강동굴피아를 조성했다.    

제72주년 8·15 광복절을 앞두고, 방학을 맞은 학생들에게 일제 강점기 조선인을 동굴갱도 작업에 강제 노역을 시킨 만행에 대해 역사적 교훈을 깨우치게 하고, 때이른 폭염에 지친 시민들이 동굴을 찾아 한여름 무더위를 식히는 휴식공간은 물론, 휴가철을 맞아 울산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관광명소를 제공하기 위해 남구는 안전점검을 모두 마친 후 28일 태화강동굴피아의 개장식을 가진 뒤 29일 조기개장 한다. 

◆남산동굴 식민의 서러움과 추억=1940년대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군이 남구 삼산동에 있는 민간 비행장을 군용으로 개조하면서 진지 구축과 보급물자 창고가 필요했고, 남산동굴을 만들어 군량미와 항공유 용도의 소나무 기름(송유)를 비축하는 창고로 사용했다. 

인근 마을인 ‘원당, 팔등, 소정, 거마’ 등 현재의 신정동과 옥동 주민들의 식량을 수탈해 마대자루에 넣어 소달구지로 실어와 채워 넣었다. 식민의 서러움뿐만 아니라 사흘이 멀다하고 무보수의 강제 부역을 시켰다. 인근 마을 학생들은 오후가 되면 하굣길에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이곳으로 동원 돼 책보자기에 구멍이 나도록 곡식을 담아 삼산의 울산비행장 격납고로 옮겨야 했다.  

수탈의 아픔이 지나고 난 뒤 남산동굴은 굴 앞을 지나는 길을 지금의 길로 확장해 1960년대부터 약 20년 동안 소주·맥주·막걸리·파전 등을 파는 주막으로 이용됐다. 동굴 속 주막은 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고 한번에 100명 이상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넓어 인기가 있었다. 60대 이상의 울산 시민들에게는 그 시절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이다. 

◆역사교육현장과 관광명소로 태어나다=60m 길이의 제1동굴은 이와 같은 울산의 생활상, 강제노역, 수탈역사가 담긴 삼산비행장 등을 소개하는 역사체험 공간으로 꾸며져 있었다.

제2동굴은 42m 길이의 어드벤처 공간으로 한지 조명을 이용한 곰, 호랑이, 백로, 부엉이, 사슴 등의 동물형상과 심해의 빛, 월지 등을 설치했다. 

62m 길이의 제3동굴은 스케치 아쿠아리움 공간으로 방문객이 직접 그린 물고기가 스크린 아쿠아리움에 나타나 생동감 있게 살아 움직이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제4동굴은 이벤트 공간으로 봄에는 LED 꽃밭, 여름에는 납량특집 공포체험공간, 가을에는 아트갤러리, 겨울에는 겨울왕국을 조성해 4계절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최근 부산의 ‘좀비런’과 같은 납량특집을 테마로 한 이벤트가 인기 있는 만큼 올 여름 방문객들의 행복한 비명소리를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피서와 휴식의 공간도 제공=제1동굴과 제2동굴의 연결구간에 LED 조명을 활용한 은하수터널을 만들고, 지하광장 천장은 채광이 은은하게 스며드는 안락한 휴식공간이자 만남의 광장으로 조성했다.

동굴 밖 10m 아래로 떨어지는 인공폭포는 더위를 식혀주는 공간으로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동굴에 들어서기 전부터 이미 마음속 끝까지 시원해졌다. 인공폭포의 시원한 물줄기는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남구는 조기 개장하는 29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무료로 시범운영하고 8일부터 유료로 운영할 예정이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무다. 

서동욱 남구청장은 “울산 태화강의 진주인 태화강동굴피아가 앞으로 주민들에게 더위를 식혀주고 태화강을 바라보면서 편히 쉴 수 있는 휴식공간이자 새로운 관광명소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상아 기자 lawyer405@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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