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주가 금메달을 딴 순간 꼭 잡고 있던 손을 풀고 둘이 끌어안고 울고 말았습니다. 아내가 지도하는 유림이가 앞서 3관왕에 올라 긴장을 많이 했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습니다.”
진장중학교 역도부 박효종 코치의 말이다. 박코치는 자신이 지도하는 서연주가 여중부 75kg 이상급에서 금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획득한 뒤의 상황을 이같이 전했다.
박 코치는 여중부 53kg급에서 3관왕에 오른 최유림을 지도한 박진선 코치의 남편으로 부부가 함께 울산에서 역도 꿈나무들의 지도자를 맡고 있다.
경기 하루 뒤인 지난달 31일 인터뷰에서 그는 하도 소리를 질러서인지 잔뜩 잠긴 목소리로 아내에게 너무 감사하다는 뜻을 전했다.
운동선수로 활약하던 스무 살 때 만난 이들은 8년 뒤 화촉을 올린 뒤 현재 울산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다.
남편인 박효종 코치는 울산시청에서, 아내인 박진선 코치는 대구시체육회에서 각각 현역선수로 뛰다 각각 2, 3년 전부터 진장중과 태화중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다.
운동선수로는 박효종 코치가 선배지만 1년 일찍 코치 생활을 시작한 박진선 코치가 이제는 지도자로서 선배가 돼 많은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이번 대회에서도 출전 선수의 체급 조정과 관련, 수시로 의견을 교환한 것이 다관왕 배출의 디딤돌이 됐다고 전했다.
이들 부부는 동반자이자 라이벌이다. 각자 중학교에서 역도 선수들을 지도하면서 양교 학생들과 합동 훈련을 실시하며 학교를 가리지 않고 지도를 펼친다. 대회도 함께 출전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하지만 중요한 순간에서는 서로 말도 못 부칠 정도로 긴장되는 순간을 맞이하기도 한다.
이번 대회가 그랬다. 앞서 오전 경기에서 최유림이 3관왕에 오를 때는 선수와 함께 셋이서 얼싸안고 기쁨을 나눴지만 경기가 남아 있던 박효종 코치는 이내 긴장 모드에 들어갔다. 아내가 지도하는 다른 학교 선수가 3관왕에 오르면 자연스레 비교의 대상이 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박효종 코치는 “피가 마르는 심정으로 경기를 치렀다. 힘겹게 역전승을 거두는 것을 보고는 큰 한숨을 쉬었다”며 “이런 중요한 순간에는 부부 사이라도 서로 말을 붙이지 않고 지켜봐 준다. 대신 경기 후에는 함께 더 큰 기쁨을 나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아내의 섬세한 지도방식을 배우고 싶다는 박 코치는 “마음은 항상 있지만 애들 앞에선 애정표현을 잘 못한다”며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아내에게 사랑의 박수를 보낸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