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산시 산막동에 위치한 화학기업인 세계화학공업㈜의 산업용 테이프 제조현장.

치열한 경쟁시대를 맞아 자사만의 차별화된 기술력이 없는 기업은 도태되는 환경에 이르렀다. 반면 꾸준한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는 기업 성장의 원동력이 된다.

양산시 산막동에 위치한 화학기업인 세계화학공업㈜(대표 안창덕)는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스테인레스 표면 보호용 테이프를 생산, 관련 시장에서 약 65%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업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이 업체는 지난 1972년 전기절연테이프를 생산하는 세계화학공업사로 출발했다. 창업주 안택진씨는 설립 4년 후인 1976년 싱크대 스테인레스 표면 보호용 테이프를 생산하며 보호용 테이프 시장에 첫발을 내딛었고, 이후 꾸준한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성장을 거듭해 올해 매출 10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이 업체의 산업용 테이프는 전기·전자제품, 화학공업설비, 건축자재, 선박, 차량공업, 주방기구 등 제품의 가공·생산·출하·운반 과정에서 표면 손상을 방지하는데 사용된다.

세계화학공업이 업계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는 원천은 무엇보다 연구개발이다. 특히 연구원 출신인 안창덕 현 대표가 2004년 부친의 가업을 이어받아 대표이사로 취임, 연구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현재 중소기업으로서는 높은 수준인 매출의 약 6%가량을 연구개발비로 쓰고 있으며 전체 40명의 직원 중 25%인 10명이 연구개발 분야에 근무하고 있다.

이 같은 투자를 통해 만든 스테인레스 표면 보호용 테이프는 내열성, 가공성, 내약품성, 내한성 등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어 시장에서 호평 받고 있다고 업체 관계자는 전했다.

세계화학공업은 산업용 테이프 생산 외에도 최근에는 유기용제 회수장치, 전기자전거, 충전시스템 등을 연구하고 생산하는 등 변화와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 한국형 전기자전거.

이 가운데 유기용제 회수장치는 아세톤, 톨루엔 등 자사의 테이프 생산에서 발생하는 유기용제를 99.5%가량 회수해 재활용함으로써 원가를 8% 절감하고 대기오염도 최소화하는 장치다. 이 설비의 개발로 ‘자원순환 선도기업 대상’에서 환경부장관상을 수상하며 친환경 기업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회수장치를 개발한 원리를 이용해 최근에는 주유소에서도 휘발유 등에서 발생하는 유증기를 회수할 수 있는 ‘주유소 유증기 회수 시스템’을 개발했으며, 내년 시제품을 만들어 출시할 계획이다.

역시 최근 개발을 끝낸 전기자전거의 경우 올해 안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에스지에네시스(SGENESYS)란 별도의 법인을 설립했으며, 울산테크노파크에 입주해 있다.

이 업체가 개발한 전기자전거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형’이라는 것이다. 기존의 전기자전거는 기어가 장착돼 있지 않아 오르막길에 취약했는데, 에스지에너시스는 그런 단점을 보완해 세계 최초로 기어를 장착한 전기자전거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 안창덕 세계화학공업 대표
■안창덕 세계화학공업 대표

꾸준한 연구개발·전략적 투자
새로운 시장진출·위험분산 효과
▲연구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데.
-연구원 출신인 만큼 연구개발에 기업의 사활이 달려있다는 것을 잘 안다. 그렇다고 무작정 연구개발에만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 대외 경기사정이 좋지 않을 때는 생산설비 등 자본재에 투자하고, 좋을 때는 연구개발에 투자한다. 불황에는 위험부담이 적은 설비에, 호황일 때는 위험성이 높아도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 수 있는 연구에 투자하는 것이다. 일종의 위험분산 전략이다.
 
▲‘한국형 전기자전거’를 개발하게 된 계기는.
-일반 자전거에는 보통 기어가 장착돼 있지만, 전기자전거에는 그러한 제품이 없었다. 우리나라에는 오르막이 많아 등판능력이 부족한 기존 전기자전거가 불편하다는 생각에 착안, 제품을 개발하게 됐다. 기존 전기자전거에는 페달 쪽에 전기부품이 장착돼 있는데 이것을 안장과 뒷바퀴 사이로 위치를 옮겨 기어를 장착했다.
 
▲전기자전거 생산을 위한 별도 법인 에스지에네시스를 울산에 뒀는데.
-무엇보다 에스지에네시스가 입주한 울산테크노파크는 정밀화학과 자동차부품 업체들이 주로 입주해 있어 자전거 관련 연구와 시너지가 높다. 또 자전거와 오토바이 출퇴근이 활성화돼 있는 울산에서 전기자전거의 수요가 높다고 판단했다. 자전거 생산공장도 울산에 건립할 계획이다.
 
▲앞으로의 목표는.
-전기자전거와 주유소 유기용제 회수장치 상용화를 성공시키고, 수출비중도 현 10%에서 내년에는 25% 수준으로 높일 계획이다. 또 장학회를 운영하고 있는데 앞으로 매출의 0.5%를 사회에 환원하는 것도 장기적인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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