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은 1962년 공업센터 지정 이후 이 나라의 공업과 경제 도약의 상징으로 크게 성장했다.
뿐만 아니라 아득한 선사시대부터 풍요로운 삶을 이어온 울산은 유구한 역사 속에서 신라문화의 터전으로 자리 잡아 역사·문화적인 자원이 풍부한 곳이다.
울산발전연구원(원장 하동원)의 연구과제 세 번째 주제는 울산 사찰 문헌자료에 대한 조사연구다. 이를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울산에 대한 이해와 자부심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편집자 주>
지역 9개 사찰 대상 10개월 작업
동축사 위상 간직한 조선시대 시문
백양사 현판속엔 심산선생 발자취
약사암 석조여래좌상에 조성발원문
유구한 역사 문화적 중요한 재산
문헌기록 체계적 조사·공개돼야
사찰 내에 소장된 문헌 기록은 불교사, 미술사, 지역사 등에서 폭넓게 이용되는 중요한 자료다.
특히, 불교미술사 연구에서 조성발원문, 화기, 금석문, 현판 등은 조성 시기, 봉안 사찰, 제작자 등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어 유물의 양식적인 분석을 보완해 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문헌 기록에 언급된 시주자들은 유물의 조성 배경과 후원자 세력까지 밝힐 수 있는 단서이다. 이와 같은 중요성으로 전국에 산재하는 사찰 내 문헌 기록은 체계적인 조사와 공개가 이루어져야 한다.
울산시의 불교문화재는 주변 시군에 비해 문화재적 가치가 올바르게 연구되지 못했다.
이는 울산 지역의 사찰에 봉안된 중요한 문화재들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연구가 진행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조금이나마 해결하기 위하여 강화에 이어 국내 두 번째로 「울산 사찰 문헌자료의 조사연구」를 진행하게 됐다.

이 사찰 중에는 조사대상이 아닌 곳도 있지만, 문화재로 가치가 소장된 유물이 있는 경우는 포함했다.
우선 개별 사찰은 고문서, 현판(懸板), 금석문(金石文), 화기(畵記), 편액(片額), 주련(柱聯) 순서로 정리를 했으며, 마지막 부분에 조선후기에 작성된 ‘가람고’, ‘범우고’, ‘읍지’, 규장각 소장 사찰 호적표 등을 실었다.
특히, 기존에 학계에 공개된 문헌 기록도 원문을 철저히 확인하면서 잘못 읽은 부분 등은 각주로 처리하면서 사진 도판을 실어 비교할 수 있게 했다.
10개월 간의 작업을 위해 두 세 차례 사찰을 방문하고, 사찰들의 본사인 양산 통도사 성보박물관에 보관 중에 작품들은 학예실의 도움을 받아 사진 비교를 통해 일일이 확인했다.
이 작업을 통해 새롭게 공개된 문헌 기록과 의미를 살펴보면, 동축사(東竺寺)는 1876년에 우찬스님이 작성한 사적기로 총 11쪽 밖에 되지 않지만 처음으로 내용 전체가 공개되면서 연구 자료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고, 1932년에 대웅전 중건 상량문은 전각의 창건과 중창 시기가 적혀 있어 울산 지역의 사찰 건축 연구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당시에 중건에 참여한 김해룡, 김월봉, 김감윤 등의 장인(匠工) 이름이 적혀있어 근대 전통 건축사 연구에서 울산 지역 건축가를 연구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었다.
또한 조선시대 문집 중에 이식(1584-1647), 홍세태(1653-1725), 장석룡(1823-1907)가 지은 시문을 통해 조선후기 동축사가 지녔던 울산 지역 내의 위상을 알 수 있다.
백양사(白楊寺)는 1926년 쓰인 ‘울산군백양사대웅전칠성산영각서승요식당정문중창기’라는 현판의 전문이 처음으로 학계에 공개됐다.
이 현판은 1926년에 백양사 대웅전, 칠성산(각), 영각, 서승요, 식당, 정문을 새로 건립할 때 시주한 사람 200여명을 적어놓았다.
이 중에는 적게는 5원부터 1,440원까지 형편에 따라 금액을 시주했는데, 조임준, 김택천, 김성진, 조형진 등은 근대 울산 지역에서 활동한 내역이 밝혀진 사람들이다.
그리고 1934년에 선원 칠성계에 가장 먼저 언급된 김좌성은 1937년 7월 25일 동아일보 기사에 “일평생소원이 ‘자선과 교육’ 울산의 은인 김좌성옹”이라고 실릴 정도로 존경을 받은 인물이다.

심산 선생님은 조선과 일제 강점기 한국의 유학자, 독립운동가, 정치가, 성균관대학교의 설립자로 그가 생활한 유적들은 국민들에게 애국심과 심산의 사상을 가르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2008년 8월 한국사 시민강좌에서 대한민국 건국 60주년 특집으로 ‘대한민국을 세운 사람들’ 32명을 선정할 때 교육과 학술 부문의 한사람으로 선정될 정도의 인물이다.
도솔암과 옥천사의 불화(독성도, 산신도 등)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조성된 작품으로, 불화를 그린 계의, 봉기 등은 전국을 무대로 활동한 불화승들이다.
이들의 작품은 다른 시도에서 지방문화재자료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 또한 옥천사 중건비는 65센치미터의 작은 편이고, 1925년에 세워진 중요한 유물인데, 하단이 고정되지 않아 도난에 노출되어 있어 빠른 시일 내에 보존 대책이 세워져야 한다.

이와 같이 울산 지역의 1500년 동안의 불교문화재의 조사는 종교를 떠나 한국불교미술사에 중요한 지역이라는 것을 새롭게 조망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울주와 주변 시군의 불교문헌이 정리된다면 울산 지역 불교문화재에 대한 가치가 더 명확해 질 것이라 생각된다.
특히, 백양사 석조부도와 아미타삼존도, 신흥사 석조삼존불좌상, 옥천사 지장시왕도 등은 지방유형문화재로 지정해도 손색이 없는 작품들이고, 나머지 불교문화재도 향토문화재로서의 충분한 가치가 있어 체계적인 지정과 관리가 함께 이루어졌으면 한다.
※본 내용은 울산발전연구원 부설 울산학연구센터 연구과제로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 최선일 박사의 연구를 정리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