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공룡이 멸종한 것은 소행성 충돌 후의 척박한 환경에서 알로 태어난 새끼가 몸집을 수천배나 불려야 하는 엄청난 부담 때문이었을 것이라는 최신 연구가 나왔다.

스위스 취리히 대학 과학자들은 6천500만년 전에 일어난 소행성 충돌로 지구에 `핵 겨울'이 찾아 왔을 때도 새끼를 낳는 태생(胎生) 동물들은 멸종하지 않고 번창한 반면 난생(卵生)인 육지 공룡은 멸종하고 말았다면서 이는 새끼의 상대적 크기에 의해 좌우된 포유동물의 진화적 승리였다고 영국 생물학회지 바이올로지 레터스 최신호에서 주장했다.

공룡들은 알 크기의 제한 때문에 알을 깨고 나올 무렵 몸무게가 2~10㎏에 불과하지만 어른이 되기까지 30~50t으로 몸집을 불려야만 한다.

이 과정에서 어린 새끼들은 먹이를 놓고 다양한 크기의 다른 종 성체 동물들과 경쟁을 벌여야만 했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이는 자연 환경의 지지를 받는 소형이나 중간급 동물의 `크기 범주'가 만원이 돼 작은 종 공룡들이 발 들일 자리가 없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생태계에는 작은 종들을 위한 공간이 많지만 재난 시나리오에서 이런 공간은 큰 종의 새끼들이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재난이 없었던 1억5천만년 전에는 이런 환경도 공룡에게 문제될 것이 없었지만 재난으로 작은 종만 남을 때는 발 들일 공간이 남아있지 않아 공룡 전체가 멸종하게 됐다는 것이다.

6천500만년 전 대형 동물들을 모조리 멸종시킨 대재난은 따라서 육상 공룡 전체의 종말을 가져왔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반면 포유동물은 새끼가 공룡과 달리 상대적으로 크게 태어나고 어미의 젖만 먹으면 되기 때문에 먹이를 놓고 다른 종과 다툴 필요가 없어 급속 성장에 따른 제한을 받지 않게 된다.

이는 재난 이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었던 작은 포유동물 종들이 있었고 이들이 나는 공룡인 조류와 함께 새로운 종으로 진화했음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어째서 재난 속에서도 포유동물은 살아남고 공룡은 멸종했는가'라는 해묵은 의문에 대해 이런 가설이 매우 훌륭한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균 체중 4t인 티타노사우르스의 경우 어른의 몸무게는 새끼의 2천500배나 되는 반면 오늘날 코끼리는 성체의 몸무게가 새끼의 22배 정도이다.

연구진은 체중 10~25㎏가 넘는 동물은 6천500만년 전 재난으로 모두 멸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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