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북구 진장유통단지(3만 1,098㎡)에 들어설 미국계 대형마트 코스트코가 ‘사업개시 3년 유예’ 등을 포함한 사업조정 기간임에도 불구, 일방적으로 개점 준비를 강행하고 있어 중소상인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특히, 사업조정 중재에 나선 중소기업청이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방관하고 있어 직무유기라는 지적과 함께 ‘사업조정 중재’의 무용론마저 제기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스트코는 지난 21일부터 롯데백화점 등에서 입점을 예고하는 내용의 전단지를 배포하고 있으며, 진장유통단지에 임시사무실을 차리고 신규 회원을 가입 받고 있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코스트코의 일반회원 연회비는 3만5,000원이고, 비즈니스회원은 연회비 3만원이며, 갱신기간은 오픈일로부터 1년으로, 전국 매장에서 사용 가능하다.
코스트코는 하루 평균 200~300명이 회원가입을 신청하고 있으며, 추석(9월 30일) 전에 매장을 오픈한다는 방침이다.
코스트코 관계자는 “현재 울산슈퍼마켓협동조합(이하 조합)과 사업 조정으로 개점일을 확정할 순 없지만, 추석 전에는 영업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코스트코 개점을 놓고 지난달 조합이 중소기업청에 “코스트코의 사업개시를 3년간 유예해 달라”는 내용 등을 포함한 상생협력방안을 제시, 중기청의 중재로 양 측이 사업조정에 들어가 있는 상태에서 코스트코가 일방적으로 개점 준비를 강행하자 강력 반발했다.
전국유통상인연합회 고남순 사무국장은 “코스트코가 유료회원 가입을 받는 것은 개점을 확정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는 지역 상인들과의 상생발전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조합 관계자도 “법률에 근거해 진행되는 사업조정임에도 불구, 어떤 의견 교환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개점을 준비하는 것은 법과 정부를 무시하는 행위”라며 “이는 지역상권을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려는 대형마트의 바람직하지 못한 관례”라고 비난했다.
사업조정에 따른 상견례 등 실무작업도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다.
특히, 사업조정 중재에 나선 중기청이 이런 사실을 알고도 방관하고 있어 상인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사업조정 중 인테리어나 판매시스템을 갖추는 등 영업을 준비하는 행위에 대해선 중기청이 중지를 권고해야 한다”며 “코스트코의 일방적 행위에 대해 중기청은 언론에 공포하고 사업조정 당사자 간 미팅을 주선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와 다름없다”고 불만을 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중기청은 사업조정과 회원가입은 관련이 없어, 제재가 불가능 하다는 입장이다.
중기청 관계자는 “대기업이 중소기업 영역에 진출함으로써 중소기업 경영안정에 현저한 영향을 미치면 개점시기를 연기하거나 품목을 조정하는 등의 권고를 할 수 있으며, 이를 어겼을 경우 법률에 의해 불이행 사실을 공표하게 된다”며 “하지만 업체의 회원모집을 중지시킬 수 있는 권한이 없어 제재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코스트코가 사업조정을 통해 개점 유예 결과를 받게 되더라도 3,000만 원 상당의 벌금만 부과하면 개점을 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법 개정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조합 관계자는 “울산 지역 2,800여개 슈퍼마켓과 1만여명 이상의 도매업 조합원들이 대형마트 입점으로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 법적 처벌이 미미해 실효성이 없다”며 “지난 2009년부터 올해까지 지속적으로 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