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발생한 성범죄사범이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남해지방해양경찰청(청장 김용환)이 발표한 7월 21일부터 지난달 19일까지 성범죄수사대를 운영한 성범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이 기간 성범죄자 총 18명을 검거해 이 중 5명은 구속, 13명은 불구속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구속된 5명 중 4명은 외국인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8건에 비해 2배 이상 크게 늘어난 것으로, 구속 건수도 지난해 3건에 비해 증가했다. 특히 검거된 18명 중 89%인 16명이 외국인 이주노동자로 나타나 외국인 이주노동자가 국내 여성을 범행대상으로 한 성범죄 특징을 보였다.

피의자 국적별로는 베트남인이 5명으로 가장 많았고 우즈베키스탄 3명, 방글라데시와 스리랑카인이 각 2명, 미얀마, 몽골, 일본, 인도네시아인 각 1명 순이었다. 피해 여성 중 10대가 12명이나 돼 대부분 여성 청소년을 상대로 성추행 등의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현상은 부산과 울산, 경남지역 공장에 근무하는 이주노동자들이 마땅히 갈 곳이 없어 휴가철 동안 집중적으로 해운대 해수욕장을 방문, 청소년·여성피서객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남해해경청은 보고 있다.

해수욕장 성범죄는 오후 3시에서 6시에 가장 많이 발생했으며, 범죄 유형별로는 몰래카메라 촬영이 6건, 수중 성추행이 12건이었다. 해수욕장 개장 초기에는 몰래카메라가 성행하다가 휴양객 집중시기에는 성추행이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수욕장 성범죄 수사대’는 전국 지방해경청 중에서 남해해경청이 올해 의욕적으로 처음 시도해 성공한 사례로 꼽히고 있다.

‘해수욕장 성범죄 수사대’는 1차로 민간 전문상담사가 피해자 상담을 거쳐 범죄혐의와 수사 필요성이 있을 시 즉시 수사를 개시하는 체제로, 범죄수사와 피해자 상담치료가 동시에 이뤄지는 서비스를 제공해 피해자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남해해경청 김병수 홍보팀장은 “수중에서 신체 접촉이 생겼을 때 목격자가 드물고 증거가 남지 않아 피해자 진술과 현장 정황 수사로만 진행돼 수사가 힘들었다”면서 “최근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성범죄 예방에 일조하기 위해 이번에 습득한 노하우를 전국 지방해경청과 해양경찰서와 공유, 성범죄 검거 및 예방에 활용토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에 적발된 성범죄자들의 대부분이 베트남 등 이주노동자들로 밝혀짐에 따라 법무부·고용부·여성가족부 등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외국인 성범죄예방 프로그램을 개발, 캠페인도 벌여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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