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자력 발전소 위조부품 공급 문제로 영광 원전 5,6호기 가동이 중단되는 등 국내 원전 23기 중 7기가 고장 또는 정비로 멈추면서 올 겨울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내달까지 영광 원전 5,6호기가 복구되지 못할 경우엔 지난해 ‘9·15 블랙아웃 사태’가 또 다시 재현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전력공사 울산지사는 최근 월성 원전 1호기가 고장으로 정지된 데 이어, 발전량이 각각 100만㎾급에 달하는 영광 원전 5,6호가 위조부품 전면 교체로 연말까지 가동이 중단되면서 가뜩이나 불안한 겨울철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렸다고 6일 밝혔다.

영광 5,6호기가 중단됨에 따라 국내 원전 23개 중 7기가 고장 또는 정비로 멈췄기 때문이다.
현재 고리 3호, 영광 3호, 울진 6호 등 3기가 예방정비를 받고 있고, 울진 4호기는 장기수리, 월성 1호기는 고장으로 멈춰선 상태다. 국내 전체 전력공급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32% 정도로, 특히 올 겨울은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지난해 보다 더 강한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돼 난방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여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한전 울산지사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이상한파의 영향으로 여름철 보다 겨울철에 사용되는 전기량이 더 많은 추세”라며 “게다가 겨울철 전력 수급관리가 더욱 어려운 상황이라 이번 원전 중단에 따른 우려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예상한 올 겨울 예비전력은 11월~12월 275만~540만㎾ 수준이지만, 내년 1월~2월에는 230만㎾으로 예비전력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마저도 영광 원전 5,6호기가 연말 안에 모든 부품 교체를 완료하고 재가동 한다는 가정하에 나온 것으로, 만약 부품 조달 차질 등으로 가동이 지연될 경우엔 1~2월 예비전력이 30만㎾까지 곤두박질 칠 것으로 예상된다.
예비전력이 100만㎾ 이하로 떨어지면 정부는 지난해 9·15 블랙아웃 사태와 같이 지역·광역 단위로 전력 공급을 중단하는 순환정전을 시행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산업단지가 밀집해 있는 울산이 전기 공급 중단으로 입게 되는 피해는 천문학적인 수준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한전은 이에 대한 대비책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전 울산지사 관계자는 “전력 대란이 예상될 경우 정부는 블랙아웃 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관공서를 시작으로 기업에 대한 강제절전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현재 정부나 본사 차원의 대책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며, 정부 역시 지난해부터 시작한 기업에 대한 절전규제(일정량 이상 전기 사용 시 과태료 부과) 방법 밖에는 딱히 대비책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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