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새 땀 송글송글 추위로 뚫린 속 든든하게 채워줘…박가네 돼지국밥.

국밥은 과거 서민들이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유일한 음식이면서, 동시에 가장 빠르게 상에 내올 수 있는 전통 ‘패스트푸드’이기도 하다. 그래서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장터에선 국밥이 으뜸 먹거리로 꼽혀왔다.
따로 찬을 차리는 것이 아니라 그냥 위에 얹어서 내오는 것이 국밥이다. 그래서 격식을 차리는 양반의 음식이 아닌 대표적인 서민 음식으로 국밥은 인기를 끌어왔고, 선지나 수육 등 국밥에 들어가는 식재료 역시 값싸면서도 푸짐하다.
현대에 들어서도 마찬가지다. 보통 몇 천원을 넘지 않는 국밥은 저렴한 가격에 후한 인심까지 얹어준다. 추운 겨울, 뻥 뚫린 속을 든든하게 채워주는데는 호계 ‘박가네 돼지국밥’이 제격이다.

#화봉동 15년 장사, 호계로 옮겨도 단골 여전
박가네 돼지국밥은 1998년 화봉시장 뒤편에서 장사를 시작했다. 그곳에서 15년 장사를 하다 최근 호계로 옮겼다.
당시 현대자동차와 협력업체 직원들로 점심시간이면 발 디딜 틈이 없었고, 옛 화봉고 학생들과 무룡고 학생들도 국밥을 먹으러 올 정도로 인기가도를 달렸다.
그러다 지금의 호계로 가게를 옮겼는데, 그때 그 단골은 박가네 돼지국밥을 찾아 호계까지 온다고 하니, 15년 맛집이 빈말은 아닌 듯하다.
무엇보다 이곳의 안주인 박양희 사장은 SK구내식당에서 10년 동안 조리장을 해, 북구 일대에서 그의 손맛은 유명하다.

▲ 박가네 돼지국밥 남택용 사장이 돼지국밥의 맛을 좌우하는 육수를 우려내는 방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돼지국밥의 기본은 돼지뼈!
돼지국밥에서 중요한 것은 국물과 고기다. 그중에서도 국밥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국물. 박가네 돼지국밥은 돼지를 머리, 몸, 다리로 나눌 때 머리 쪽 전지 부분만 주로 쓴다. 그래야 잡내가 더 적다고 한다. 뒷다리 쪽 후지 부분은 비계가 많고 그래서 잡내도 더 많이 난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뼈를 삶는 방법도 중요한데, 보통 국밥집에서 머리 부분은 2등분 하지만, 박가네는 4등분하는 것도 더 좋은 국물을 내는 노하우라고 한다.

#콩가루, 들깨가루의 비밀
‘박가네 돼지국밥’은 다른 돼지국밥과 달리 유난히 담백한 맛이 난다. 이것의 비밀은 바로 콩가루와 들깨가루다.
돼지머리와 뼈를 삶을 때 생강과 된장, 약재를 넣어 잡내를 제거하고, 두 번째 끊일 때 콩가루와 들깨가루를 넣는데, 이것으로 구수한 돼지국밥이 만들어진다.

#특미족탕, 3맛 순대전골도 인기
이곳은 돼지국밥 외에도 특미 족탕, 세가지 맛 순대전골이 인기다. 특미족탕은 돼지족발로 만든 탕인데, 콜라겐이 풍부해 여성들에게 특히 추천하는 메뉴다. 세가지 맛 순대전골은 김치순대, 고기순대, 찹쌀순대를 넣어 만든 전골로 다양한 맛의 순대와 얼큰한 국물맛이 일품이다.
박 사장은 “음식은 정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밥은 깍두기 맛이 중요한데, 젓갈을 사와 큰 솥에 달여서 쓸 정도로 작은 것에도 정성을 다한다”면서 “뜨거운 재료는 뜨겁게, 차갑게 낼 음식은 작은 밑반찬이라도 차갑게 대접하는 것이 정성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의 256-3575 
 

▲ 콩가루와 들깨가루를 써 유난히 담백한 맛을 자랑하는 메인메뉴 ‘돼지국밥’부터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돼지수육, 얼큰한 육수에 세가지 맛 순대를 올린 전골까지 손맛이 일품이다.

돼지국밥은 언제부터 먹었나? …지역별 유명한 국밥엔 뭐가 있나?

돼지국밥의 유래에는 다양한 설이 있지만 크게 한국 전쟁때 생겼다는 것과 고려 시대때 생겼다는 두가지 설이 유력하다.
한국전쟁 당시 경상도 지방으로 피난 간 피난민들이 먹을 것이 부족하자 미군부대에서 나오는 돼지 뼈를 이용해 설렁탕을 만들어 먹었다는 것이 돼지국밥의 유래다.
또, 고려시대 지배계층이 백성들에게 돼지고기와 개고기를 선사한 것을 백성들이 설렁탕 형식으로 뼈를 이용해 만들었다는 것이 돼지국밥의 유래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같은 이름이라도 지역의 기후와 생활상에 따라 조금씩 다른 게 음식문화다.  ‘국밥’은 값이 싸면서도 한끼 식사로도 충분해야 했기에 그 지역에서 많이 생산되는 재료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전국 어디서나 맛볼 수 있지만 동대문에서 시작됐다고 전해지는 ‘서울 설렁탕’은 음력 정월 하순경 왕이 동대문 밖 선농단에서 친경을 한 뒤에 이날 나온 사람들에게 먹이려고 소를 잡아 큰 가마솥 수십 개를 걸어 놓고 국을 끓여서 그 국에 밥을 말아 뚝배기에 낸 것에서 유래했고, 옛날 경상도 지방에서 과거 보러 한양에 갈 때 지나던 길목인 경기 광주에서는 숙식할 때 주식으로 먹었던 소머리국밥이 지금까지 유래돼 유명하다.

50여년 전 천안시 병천면에 돼지고기 가공공장이 들어서면서 부산물을 처리하고자 돼지 창자 속에 채소와 선지를 넣어 만든 데서 시작된 충남 ‘병천순대국밥’도 있다. 또 전쟁 때 쌀과 멸치·김치를 넣고 끓여 먹은 것이 시초가 된 전북의 ‘전주콩나물국밥’부터 대구 ‘따로국밥’, 전남의 ‘나주곰탕’까지 서민들의 속을 달래고 풀어준 국밥의 종류는 지역별로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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