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주군 대곡천 구곡문화의 하나인 석각구곡(石刻九曲) 중 ‘사곡(四曲)’의 바위글자가 모습을 드러낸 가운데, 울산도 구곡문화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본지 취재진은 지난 1일 한국수자원공사 울산권관리단의 협조를 얻어 사연댐을 취재하던 중 유례없이 낮아진 사연댐의 수위로 인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 ‘사곡(四曲)’ 글자를 카메라에 담았다.
이번에 본지가 확인한 제4곡은 반구대 암각화에서 남동쪽으로 한 구비를 돌아가면 나오는 바위산의 우측 하단에 새겨져 있다.
지난 2005년 대곡댐 준공 이후 사연댐 수위가 높아 제4곡은 거의 물속에 잠겨 있었다.
지난해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는 제5,6,7곡을 확인했고, 제8곡은 진위여부가 가려지지 않았다. 제9곡은 대곡댐에 수몰돼 있고, 제1,2,3곡은 사연댐 주위 물 속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자연에서 찾은 이상향’으로 불리는 구곡문화(九曲文化)는 물의 흐름으로 인해 굽이치는 지형의 모습을 주자의 성리학과 결부시켜 표현해 낸 문화인데, 강과 숲을 자연 그대로 두고 그곳에 정자를 지어 학문과 저술활동을 하며 시를 짓고 그림을 그렸던 조선시대 인문학 활동을 말한다.
조선의 유학자들은 주자의 무이구곡을 모방해 곳곳에서 구곡을 운영했는데, 울산은 대곡천 상류의 백련구곡(白蓮九曲), 하류의 반계구곡(磻溪九曲), 본류의 석각구곡(石刻九曲) 등에 그 흔적이 남아 있다.
구곡은 단순히 문학의 현장이 아니라 조선유학의 역사, 철학이 종합적으로 연관돼 있어 울산문화를 고찰하는 데 중요한 연결점이다.
뿐만 아니라 대곡천 일대에는 국보인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 외에도 230여개의 공룡발자국 화석, 구하도, 풍혈과 같은 자연유산도 풍부해 더더욱 구곡문화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경상북도가 문경, 봉화 등의 구곡문화지구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키 위해 지난 3월부터 타당성 조사를 하는 것도 구곡문화의 고유성과 탁월성을 반증하는 사례로 꼽히고 있다.
한 지역향토사학자는 “생태문화도시로 발돋움하는 울산에서 구곡문화를 활발히 논하지 않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면서 “이곳에는 자연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인문학적인 요소도 풍부해 구곡문화에 대한 연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