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에서 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국회의원들이 국감 기간 중인데도 불구하고 지역 행사에 너무 빈번하게 모습을 드러내 시민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이들 국회의원은 자신의 지역구는 물론 다른 지역구의 각종 행사와 모임에 참석하거나 TV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시장 출마를 위한 인지도 높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국감이 형식적이라는 말이 나돌며 제도개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이 같은 국회의원들의 행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지난 14일부터 20일간의 일정으로 시작된 국감 기간 동안 지역 국회의원들은 수시로 서울에서 울산을 오가며 지역 행사에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있는 시의원, 구·군의원까지 대동해 참석하고 있다.

정갑윤(중구) 의원은 장생포 초등학교 총동문 정기총회, 염포동 어르신 위안잔치, 수암동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발표회, 동구민 화합한마당 축제 등 전 지역의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강길부(울주군) 의원은 지난 14일 이후부터 남구문화원장 이·취임식, 수변가요제/선암호수불꽃쇼, 대영교회 방문 등 울주군에서 시내 중심으로 행보를 넓혀 가고 있다.

또, 김기현(남구을) 의원은 지역구 행사 참석이 뜸했지만 지난 27일 ‘적과의 동침’이란 프로그램에 출연해 녹화를 마쳤다.

특히 ‘적과의 동침’은 여야 정치인들이 나와 정책적 질문을 주고받는 오락성이 가미돼 의원들의 인지도를 높이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알려져 있어 일각에선 부정적인 목소리도 높다.

몇몇 의원들의 출연을 놓고 방송이 향후 서울, 부산시장으로 밀어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울산시장 출마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는 김 의원의 출연 역시 인지도 상승을 위한 행동이란 점에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국정감사는 국민들로부터 부여받은 의무이자 국회의 감시기능인데도 불구하고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굳이 참석하지 않아도 되는 다른 지역구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거나 오락성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은 국회의원의 의무보다 ‘잿밥에 눈이 멀었다’는 지적을 피할 수가 없다.

남구 달동의 김모(49)씨는 “국회의원이 국감기간 동안은 나라살림이 제대로 돌아가는 지 살펴보고 적절한 지적과 대안마련을 하는 것이 정상”이라며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잦은 지역행사 참석과 예능프로그램 출연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이는 국민으로부터 허락을 받아야 할 사안”이라며 비난했다.

모 구청 관계자는 “평소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지역의 작은 행사장까지 찾아와 얼굴을 내미는 구시대적 얼굴 알리기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고 한 뒤 “행사 준비를 하는 입장에서도 지역구를 달리하는 국회의원들의 참석은 난감할 뿐”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더욱이 박근혜정부 들어 첫 국정감사에 가장 많은 증인을 채택하는 등 국민의 기대가 컸지만 결국 국감 중간평가에서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으로부터 ‘C학점’을 받은 것도 국감에 에너지를 쏟지 않고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잦은 지역구 방문과 예능프로그램 출연 등 외도도 한 몫 한 것이라는 시각이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시장 출마를 위해 폭 넓은 행보는 이해할 수 있지만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 되고 있는 국감 기간에는 행보를 줄여 먼저 신뢰받는 의원상을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