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조도시란 무엇인가. 창조도시는 도시의 탄생, 발전과 쇠퇴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도시발전의 형태를 말한다. 주로 제조업이 쇠락하면서 문화·예술, 관광·서비스 산업이 부흥한 스페인 빌바오, 영국 글래스고 등 유럽 선진국의 도시들이 창조도시로 알려졌다. 하지만 딱히 이런 도시들만을 창조도시라고는 단정할 수 없다. 창조도시의 개념에는 환경, 교통, 문화, 산업, 경제, 교육, 노령화 등 각종 도시문제의 해결이 포함돼 있다. 그 도시만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한 매력을 발산하고, 시민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는 도시가 바로 창조도시다.

◆울산 총생산의 3분의 1이 역외유출
울산은 전국 제일의 부자도시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소득의 역외유출량도 전국 최고 수준이다. 유럽 선진국 수준의 소득을 자랑하는 울산의 시민들이 느끼는 괴리감의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은행 울산본부가 올해 발표한 ‘울산지역 소득의 역외유출 현황 및 정책과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울산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69조1,000억원이지만, 지역민총소득은 44조원으로 GRDP 대비 63.7%에 불과하다. 즉 지역 소득 역외유출액은 25조1,000억원으로 지역 소득의 3분의 1 이상이 다른 도시로 유출된다는 의미다. 시민 1인당 역외 유출액은 한해 2,275만원에 달해 전국 최고 수준이다. 이는 지역에서 생산한 부가가치가 지역 내 소득으로 분배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한은 울산본부는 소득 역외유출의 주요 원인으로 기업소득의 역외이전, 근로소득 역외유출, 정부세금 귀속, 소매서비스업의 낙후, 정주여건 인프라 미흡 등을 꼽는다.
지역에서 생산된 부가가치의 74.2%를 대기업이 창출해 내지만 지역 소재 대규모 기업집단 계열사 43개 중 울산에 본사를 둔 업체수는 25.6%인 11개에 불과하다. 지역 제조업체 전체 가운데에서도 울산에 본사를 둔 사업체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40.7%다.
개인에게 분배된 소득도 다른 지역으로 줄줄 새고 있다. 쇼핑·유통, 보건·의료 등의 소매서비스업에서 타 지자체 대비 소득 역외유출 비중이 상당히 높다. 대학교와 고교 등 교육 인프라가 미흡해 다른 지역으로 진학하는 경우가 많고, 인구 대비 공연장과 영화관 수도 전국 최저 수준이다.
울산지역에서 직장을 다니지만 가족은 수도권에 둔 직장인이 가구부양비로 역외 지출하는 비중도 타 광역시에 비해 높다.
울산은 그저 생산을 위한 도시로 인식되고 있다는 의미다. 지역 대기업들과 근로자들은 높은 소득을 올리는 반면, 그 소득이 지역에서 제대로 돌지 못해 중소기업 근로자들이나 사업자, 상인들은 힘들어 한다. 여기에다 골목상권까지 대형유통업체가 진출해 역외유출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울산형 창조도시
울산이 직면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창조도시 사례에서 엿볼 수 있다. 한국은행 울산본부는 기업에서 창출된 부가가치의 지역 내 정착 유도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기업의 본사 이전 및 토착화가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 만큼 차선책으로 본사로 유출되는 영업이익이 울산지역 내에 재투자되고 환류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독일의 바스프가 본사와 공장이 함께 있는 루트비히스하펜 시의 환경을 위해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고, 폭스바겐이 볼프스부르크 시에 자동차 테마파크를 지어 자동차 생산단지가 세계적인 관광지로 발돋움한 사례에 주목해야 한다. 물론 울산에서도 SK가 울산대공원 조성에 투자한 좋은 예가 있으나, 지역 책임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변화와 함께 지자체의 투자유도 방안이 더욱 강조된다.
중국 등 신흥 산업국의 도전을 맞아 기존 산업이 지속되거나 새로운 산업과의 융합을 위한 산업고도화도 필요하다. 서울 구로공단과 반월·시화 산단 등의 발전 사례에서 이를 찾아 볼 수 있다. 정주여건 개선을 위한 노력과 함께 제조업 외 유통·서비스·예술·관광 등 지역 산업과 문화의 다각화, 지역 공동체 사업 개발 등도 요구된다. 독일 함부르크, 부산 감천문화마을이 좋은 예다.
이번 시리즈에서 소개한 도시들의 사례가 정답이라고 할 수 없다. 다른 도시의 성공사례를 답습한다고 울산도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 창조도시는 창조성이 가장 중요한 바탕이기 때문이다.
울산시는 현재 우수한 자연환경과 역사문화, 산업자원을 바탕으로 창조도시 만들기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반세기 울산의 산업 성장에 전 세계가 놀랐다. 이후 급속한 수질악화로 죽음의 강이 됐던 태화강을 빠른 시일 내에 다시 살려내 또 한번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무한경쟁의 시대를 맞아 울산의 산업과 일자리가 지속될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기존 산업과 환경·문화·관광이 조화로운 울산형 창조도시를 고심해야 할 시점이다. -끝-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