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현영 약사고

쌀쌀한 겨울바람이 불어 닥치는 요즘, 거리에 나서면 패딩 점퍼나 야상 자켓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색깔도 모양도 가지각색인 패딩과 야상은 청소년들 사이에서 뿐만 아니라 20~30대 대학생,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좋은 옷이다.

갈수록 추워지는 겨울 날씨에 탁월한 보온성을 자랑하는 겨울 외투들이 고가임에도 불가하고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특히 고가의 브랜드 패딩은 부유함의 상징이 되면서 마치 명품가방이나 시계처럼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과시용으로도 구입되고 있다.

그런데 이 겨울철 겉옷들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고통 받는 동물들의 이야기가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야상 자켓의 안감이나 모자의 안쪽에는 토끼털을 대는 경우가 많다.

이 토끼털은 가죽 채로 가공이 되어서 붙여지는 것이 대다수인데, 가죽을 벗겨낼 때에는 토끼에게 마취나 안락사 등의 조치를 취하지도 않은 채 살아있는 상태에서 칼로 가죽과 피부를 벗겨낸다. 토끼는 비명조차 제대로 지르지 못하고 산 채로 가죽이 벗겨지는 아픔을 느끼며 죽어가게 된다.

패딩 점퍼의 모자 부분을 풍성하게 보이게 해 인기를 얻고 있는 라쿤털도 마찬가지다. 라쿤은 촉감이 굉장히 예민한 동물로, 피부가 민감한 편이다.

보통 죽은 상태에서 털을 뽑아낼 경우 사후경직 때문에 벗겨내기가 힘들어져서 살아있는 채로 털을 뽑는 경우가 흔하다. 이때 라쿤이 받는 고통은 어마어마하다.

온 피부가 벗겨진 라쿤은 그대로 방치된 채 서서히 죽는다. 라쿤, 토끼뿐만이 아니다. 모피로 사용이 되는 대부분의 동물들은 거의 다 산채로 털이 벗겨진다.

우리들의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서. 인간의 이기심이 동물들에게 큰 고통을 안기는 것이다. ‘리얼 라쿤’, ‘100% 오리털’ 등을 외치며 비싼 값을 하는 옷들을 입고 다니는 대신, 인조모피, 인조털이나 자연사한 동물들에게서 얻은 털로 만든 외투로 올 겨울을 따뜻하게 나는 것은 어떨까.

인간에게만 추운 겨울이 아닌 동물들에게도 추운 겨울임을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하는 요즈음이다. 모두가 함께 따뜻할 수 있는 겨울을 만들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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