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은 고백(?)을 해보자면 기자는 대학교 시절 밥값을 아끼기 위해 교내 식당이나 편의점을 주로 이용했는데, 그렇게 모은 돈으로 일주일에 한번은 꼭 사치(?)스러운 메뉴를 먹어야 스트레스가 풀렸다. 그 사치스러운 메뉴 중 하나가 바로 일본식 돈가스였다. 어느새 일본식 돈가스는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두툼한 고기와 바삭바삭한 튀김의 조화는 언제 먹어도 황홀하다. 울산에는 전직 일본 호텔요리사가 운영하고 있는 일본식 돈가스 전문점이 있다. 일본어로 둥글다는 뜻의 ‘마루이’(대표 곽은봉·남구 대공원로96)다.

요리사 경력 30년여의 곽은봉 대표는 한국·일본 호텔에서 일식 요리사로 일해왔다. 그는 일본식 돈가스의 매력에 빠져 일본 각지를 돌아다니며 비법을 배웠고 이를 바탕으로 메뉴를 독자적으로 개발해 마루이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마루이 메뉴의 대부분은 곽 대표가 개발한 것들이다. “요즘 고객들의 입맛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메뉴 개발은 필수에요. 손님들이 추구하는 맛을 위해 늘 메뉴에 변화를 줘야 하죠”. 호텔 요리사로 일한 그답게 음식에 대한 자부심도 상당하다. 돈가스만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우동, 메밀소바, 나베, 덮밥 등 다양한 메뉴를 함께 선보이고 있다.

일본식 돈가스의 생명은 겉면의 바삭바삭한 식감이다. 이를 위해 마루이는 특별 주문한 식빵을 직접 갈아 빵가루를 만든다. 이렇게 만든 빵가루를 겉면에 입힌 돈가스는 느끼하지 않고 고소하면서도 바삭바삭한 식감이 살아있게 된다. 두툼한 고기도 빠질 수 없다. 고기 원육을 준비해 고기 손질까지 곽 대표가 꼼꼼히 직접 한다. 돈가스 소스와 샐러드드레싱도 야채, 과일 등을 기본으로 직접 개발했다.

가장 기본 메뉴인 ‘마루이 정식’은 두툼한 등심에 빵가루를 입혀 튀겨낸 일본식 돈가스와 미니우동, 밥, 샐러드 등이 제공된다. 한조각 집어 들자 뽀얀 속살이 인사한다. 고기의 부드러운 육질과 바삭한 튀김, 그리고 새콤달콤한 소스가 어우러지면서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한다. 겉면의 바삭함을 오래 유지하고 싶다면 소스를 뿌려먹지 말고 찍어먹는 것이 좋다. 깨와 함께 섞인 소스는 고소한 맛도 더해준다.
또 다른 독특한 메뉴 ‘철판돈가스’는 뜨겁게 달군 철판 위에 볶은 양배추와 튀긴 안심 돈가스를 얹고 그 위로 가쓰오부시를 얹어주면 완성된다. 지글지글거리는 소리와 철판의 열기에 춤추는 가쓰오부시가 군침을 돌게 한다. 돈가스에 가쓰오부시가 더해지니 고기의 맛이 한층 더 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볶은 양배추를 함께 곁들이면 아삭한 식감과 깔끔한 뒷맛까지 모두 챙길 수 있다.

◆새우철판, 생선가스 등도 인기
이외에도 부드러운 생선살과 타르타르 소스의 조합이 일품인 ‘생선가스’와 달군 철판 위에 볶은 양배추와 튀긴새우를 얹은 ‘새우철판’, 한국인이 좋아하는 매운맛을 가미한 ‘매운 가츠나베’, 옛날돈가스를 재현한 ‘왕돈가스’, 계절메뉴 냉소바 세트 등도 판매하고 있다.
마루이는 울산에 무거점, 옥동점, 구영점 3곳 있으며 기자가 취재한 곳은 직영점인 옥동점이다. 가게는 오전 11시 20분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연다. 약 50여명 수용 가능하다. 문의 272-6929(옥동점).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tip
곽 대표는 마루이의 돈가스를 더욱 맛있게 먹는 방법을 테이블 근처 곳곳에 붙여 놨다. 돈가스 소스는 종지의 참깨를 테이블에 있는 봉으로 갈아주고, 그후 소스를 섞어 찍어 먹는다. 돈가스 위에 바로 뿌려 먹으면 눅눅해져서 바삭한 돈가스의 맛을 즐길 수 없다는 것이 곽 대표의 설명이다. 또 샐러드 드레싱은 뚜껑을 닫은 채로 먼저 흔들어서 섞어준 다음 조금씩 뿌려 먹어야 양배추의 아삭함이 살아있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