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보=동구 불당골 마애여래불은 역사·학술적 가치가 높은 불상으로 판단되지만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인위적인 훼손 가능성이 있으니 신속한 보호조치가 필요하다는 실태조사 의견서가 나왔다.
일부 무속인들의 굿 장소로 이용되고 있는 등 마애여래불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본보 4월 7일자)에 따라 시, 동구청 관계자와 함께 현장을 방문한 오세덕 동국대 박물관 학예연구원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문화재 실태조사 의견서를 냈다.
의견서에 따르면, 마애불은 오랜 시간 동안 야외에 노출된 상태로 풍화작용으로 인한 마모가 심하게 진행된 상태며, 특히 불상의 우측 하단부는 이미 상당히 많은 풍화작용으로 바위 면이 깊게 파여 불상의 발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불상 하단에 남아 있는 제기 등은 민간신앙 행위가 종종 있었다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어 마애불이 자연적인 암반의 풍화현상 이외에도 인위적인 손상이 발생 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적절한 보호조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불당골 마애불의 문화재(학술)적 가치에 대해서는 울산지역에 현존하는 어물동 마애여래좌상(於勿洞磨崖如來坐像)과 함께 유일한 마애불로 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밝혔다.
특히 북쪽으로 500m떨어진 지점에 위치하고 있는 동축사(東竺寺)는 「삼국유사(三國遺事)」권3 탑상 4 황룡사장육조(黃龍寺丈六條) 기사에 등장하는 삼국시대 중요한 사찰이지만 현재까지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상태여서 마골산 일원에 공존하고 있는 불당골 마애불과 동축사의 관계를 명확하게 규명하기 위한 중요한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 야외에 노출되어 마모가 심하게 진행됐지만 전체적으로 고식을 띠고 있고, 8세기 후반에 조성된 거창 양평동 석조여래 입상(居昌陽平洞石造如來立像)과 영주 석교리 석불상(榮州石橋里石佛像)과 친연성이 확인되는 등 통일신라시대 조각사 연구에 귀중한 학술적 가치가 인정되는 불상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신라의 외항으로서 교통·군사적인 요충지였던 울산만에서 경주로 이동하는 루트의 처음에 위치한 불교 유적으로, 고대 교통루트 연구에도 중요 단서를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
어물동 마애불과 불당골 마애불은 신라 수도의 가장 외곽에 위치한 골굴암 마애불과 동일한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도시의 발단과 불교의 전파 관계를 규명할 수 있는 귀중한 작품으로 추정된다는 것.
실태조사 의견서는 종합적으로 향후 학술조사를 통해 문화재 가치를 고증하는 작업이 병행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으며, 문화재지정을 통한 불상의 안정성 확보와 효율적인 관리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동구청은 본보의 보도이후 간이 펜스 등을 치고 보호 대책에 들어갔으며, 실태조사 의견서 내용을 바탕으로 울산시문화재 지정을 위한 신청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토지 소유주와의 협의 등 절차상의 문제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