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 노컷뉴스
-골든아워는 1시간 뿐만 아냐, 1분 1초가 시급
-반복훈련 축적해 대처시간 단축했어야
-통합재난통신망 구축돼야, 보안상의 이유가 가장 커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6월 30일 (월)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국종 (아주대 중증외상센터장)

◇ 정관용> 지난 21일 발생한 GOP 총기난사 사건. 국방부가 오늘 오후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군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1시간 26분이 걸렸다‘. ’119응급헬기는 52분 지연됐다‘. 이런 사실들이 알려지면서 이른바 응급조치의 적기인 ‘골든아워’를 놓쳤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아덴만 작전에서 총상 입은 석해균 선장을 현장까지 치료했던 아주대 중증외상센터장 이국종 교수를 연결합니다. 이 교수님, 나와 계시죠?

◆ 이국종>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이런 총상의 경우에 골든아워를 몇 시간이라고 봐야 됩니까, 몇 분이라고 봐야 됩니까?

◆ 이국종> 사실은 총상뿐만 아니라 중상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인데요. 어떤 사고를 불문하고 중증외상환자인 경우는 적어도 1시간 이내에 적절한 처치가 이루어져야지 환자 생존율이 좋을 것으로 기대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적어도 1시간 내고, 사실은 지금은 골든아워라고 해서 1시간을 꼭 경계로 잡지도 않고요. ‘플래티넘 미닛’이라는 표현을 써서 1분 1초가 정말 중요하기 때문에 1분 1초라도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번 경우에 구조대가 사고 현장으로부터 한 3, 4km 떨어진 곳에 있었다고 하는데 현장 도착까지 1시간 26분이나 걸렸답니다. 이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국종> 글쎄 어떤 사정은 있었겠지만 많은 반복훈련이라든가 실전 경험 같은 걸 축적을 많이 해서 시간이 단축이 돼야죠. 우리 군뿐만 아니라 민간에서도 마찬가지인데요. 중증외상환자가 발생을 하자마자 최단시간 내에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는 대형 중증외상센터까지 환자를 제일 빨리 모시고 오는 게 환자의 생존율에서 제일 큰 효과를 가집니다.

◇ 정관용> 네. 군의 설명에 따르면 첫 번째 보고가 ‘폭발음과 총성이 있다.’ 이런 정도 보고 만 있었기 때문에 혹시 북이 공격한 거 아니냐 해서 대북 경계하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하는데. 이거 납득이 될까요? 이 정도 가지고 설명이 될까요?

◆ 이국종> 제가 정확히 군사전문가는 아니지만 오히려 북한과의 긴장상황이라든가 교전상황이 된다면 의무가 오히려 제일 최전방 근접 지역까지 접근해서 한 명, 한 명, 다친 단 한 명의 병사라도 살리기 위해서 최선을 다 하는 게 지금 전 세계적인 추세이기 때문에요. 오히려 의무가 교전상황이 발생했거나 굉장히 위험한 상황에 있어서도 최대한 전방위로 접근을 해서 접근성이 더 좋게, 최전방 지역으로 더 빠른 접근성을 가지고 확보를 해야지. 그래야지 최전방에서 일선에서 싸우는 병사들도 오히려 좀 안심을 할 수가 있잖아요. 내가 싸우다가 부상을 당하더라도 적절한 치료를 곧 받을 수 있다, 이런 것들은 제가 영화에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실제 그 전장에서 이렇게 벌어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 정관용> 그래서 지금 이번 경우도 의무대가 사고현장 GOP현장으로부터 불과 3, 4km 거리에 있었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출동이 이렇게 오래 걸렸다. 참 걱정이고요, 또 하나가 군 헬기가 아니라 소방 헬기를 요청했는데. 그건 군 헬기가 너무 낡아서 태백산맥을 넘어서 중증외상 처리할 수 있는 곳까지 가기가 좀 어려워서 소방 헬기를 불렀다, 이런 설명이거든요. 이거는 맞는 설명입니까?

◆ 이국종> 글쎄요. 저희 같은 경우에 주로 경기소방항공대하고 출동을 하게 되는데요. 저 같은 경우에도 시계가 확보가 안 되고 연무가 심하면 앞에 시계가 워낙 안 좋기 때문에 앞이, 한 치 앞 이 안 보이거든요. 그러면 산 같은 것을 피하기 위해서 고도를 8000피트까지 올려서 비행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긴 있습니다만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군에서 활용하는 작전 헬기들도 사실 한국에 있는 주한미군이 쓰는 블랙호크 헬기들도... ‘기령’이라고 그러죠. 비행기의 나이가 한 20 몇 년씩 되는 헬기들, 블랙호크 헬기들도 많이 쓰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기령이 무조건 오래 됐다고 해서 비행을 못 한다, 그런 건 아닌 것 같고. 아마 그 각 항공기가 가지고 있는 특성 같은 거라든가 아니면 중량대 추력비라든가 아마 다른 좀 전문적인 무슨 이유가...

◇ 정관용> 이유가 있을 것이다?

◆ 이국종> 네.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하여튼 분명한 건 항공 전력을 이용해서 환자한테 최단시간 내에 접근해야 된다는 게 포인트입니다.

◇ 정관용> 소방 헬기에는 이런 중증외상환자한테 응급조치할 수 있는 의료장비들이 다 갖춰져 있습니까?

◆ 이국종> 소방 헬기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지금 소방이 보유하고 있는 헬기가 한 27대 정도가 있는데요. 그 중에 일부는 갖춰져 있고 또 일부는 산불 진화에 주목적으로 쓰이는 카모프라고 옛날 헬기들이기 때문에요. 그런 헬기들은 적절치 않은 헬기들도 있지만, 그런데 이건 마인드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만약에 소방 헬기나 군 헬기에 의료장비가 충분히 없다면 요즘에는 그 포터블 장비들이 많이 나오거든요.

◇ 정관용> 들고 다니는 것.

◆ 이국종> 네. 저희들도 포터블 장비를 실제로 들고 많이 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출동팩이 좀 무거워지죠. 그러니까 제가 들고 나가는 출동팩이 어떤 경우에는 한 18kg짜리를 한 서너 개씩 들고 나가기 때문에. 출동패키지만 해도 무겁긴 하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단 나으니까. 일단 항공 여력이 중요하고 의료장비가 모두 갖춰져 있지 않은 헬리콥터라고 하더라도 일단 포터블 장비를 가지고 가면 그 헬기를 순식간에 하늘에 떠 있는 응급실 수준으로 바꿀 수가 있는 거니까. 소프트웨어적인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우리 군 의무부대는 그와 같은 포터블 장비들이 다 있겠죠?

◆ 이국종> 군에도 요즘에는 많이 개선이 돼서 어떤 경우에는 저희 병원에서 보유하고 있는 장비보다도 더 훌륭한 장비들도 많고 군의관 분들도 실력 좋으신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 정관용> 네, 그런데 아무튼 시스템의 문제 같아요. 서로 연락도 제대로 안 되고 헬기 같은 경우는 군 당국의 허가를 받으려고 여기 저기 전화를 하는데 전화가 다 통화중이어서 몇 십 분이 흘렀다, 이런 얘기들이 참 들리고 말이죠. 강원도 고성지역 통합 재난통신망이 구축되어 있지 않다고 그러는데. 이 통합재난통신망의 중요성이 어떤 것입니까?

◆ 이국종> 사실 저희 같은 경우에도 군이나 UHF라고 쓰는 주파수 채널들이 있기는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민간에서 쓰는 것과 군이라든가 아니면 다른 관. 소방이나 경찰에서 쓰는 통신망들이 사실 다 분리가 돼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이유는 아마 보안상의 이유가 가장 큰 이유인 것 같기는 한데요. 응급환자가 발생했다거나 아니면 이런 목적에, 이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왜냐하면 국가에서 모든 자원이 사실 군에 있건 아니면 그게 소방에 있거나 아니면 민간에 있건 대부분 다 국민을 위한 자원이기 때문에 잘 활용되기 위해서는 통합통신망 같은 것들이 반드시 열려야죠. 서로 열려서 그런 것들이 공유가 되어야 되는데... 제일 큰 문제는 저도 많이 겪는 문제인데 아마도 보안인 것 같습니다. 보안상의 어려움 때문에 굉장히 총론적으로 같이 모여서 회의를 해 보면 총론적인 분위기에서는 통합해야 된다는 것에 다들 공감을 하는데. 이제 강론으로 들어가 보면 어느 부서가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런 것에 대해서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 정관용> 그 보안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통합 재난통신망 이걸 만드는 게 목표겠군요.

◆ 이국종>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앞으로 종합적으로 군대 내에서 긴급 상황이 벌어질 경우를 대비해서 어떤 점이 개선되어야 할지 핵심적인 것 한두 가지만 딱 짚어주시면요.

◆ 이국종> 뭐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은 있겠지만 군에서도 의무사령부 사령관의 휘하에 여러 분들이 노력을 많이 하고 계시고 또 민간에서도 도우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일단 큰 목표를 ‘뭐 때문에 안 된다’라고만 자꾸 생각을 하지 말고요. 이럴 때야말로 이렇게 안 되면 되게 하라는 그런 정신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면 이유야 어쨌든 간에 환자가 발생했을 때는 무조건 중증외상환자같은 경우에는 한 시간 이내에 병원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끌고 와야 된다, 모시고 와야 된다, 이런 대원칙을 정해 놓고 그런 것들이 흐트러지지 않게 끊임없이 계속 반복 훈련과 강도 높은 실전에 준하는 훈련. 그런 걸 반복함으로써 어떤 문제점을 자꾸 파헤치기보다는 일단 해결할 수 있는 문제, 그리고 그런 문제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접근해서 위에서부터도 좀 강한 드라이브를 걸어주시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안 되면 되게 하라’라고 하는 게 좀 잘못된 군사문화를 지적할 때 쓰는 말이기도 했는데. 이 중증외상 응급시스템에서는 정말 그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 이국종>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도움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이국종>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아주대 중증외상센터장 이국종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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