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4,000만년의 세월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는 우포늪. 한반도와 역사를같이 한 우포늪은 인간들에게 상처를 받은 동식물들에게는 어머니의 품과같이 아늑한 보금자리다.

한때는 논으로, 이후에는 개발을 위한 매립지로, 또 그 이후에는 쓰레기매립장이 될 위기를 맞았던 우포늪은 2000년도에 들어서야 사람들의‘손때’를 덜 타게 됐다.

희귀식물의 보고이자 수많은 조류의 서식지인 우포늪은 험난했던 한반도의 역사만큼이나 수많은 시련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묵묵히 한자리를 지키며 인간과 동식물들에게 넉넉한 마음을 잃지 않았던 우포늪. 인간의 탐욕에 신음하면서도 야생동식물들의 어머니를자처했던 우포늪에는 아직까지 태고의 신비가 살아 숨쉬고 있다.

몇 년 전 이른 새벽 우포늪의 숨겨진 풍경을 담기위해 떠났던 그 우포늪을 다시 찾았다.

오래된 세월 속에 묻힌 보석처럼 소중하게 자연을 간직하고 있는 우포늪을 만날 생각에 가슴이 뛰었다.

몇 시간을 달렸을까. 이윽고 도착한 우포늪은 수년 전과는 크게 달랐다.

넓은 주차장과 각종 매점, 우포늪생태관이 위용(?)을 과시하며 떡하니 자리 잡고 있는 모습. 황량한 들판에 우포늪으로 연결된 작은 오솔길만 있던 몇 년 전과는 너무도 다른 모습에 당혹한 마음을감출 수 없었다.

다듬어지지 않았던 오솔길은 어느새 깔끔하게 새 단장을 한 모습이다.

옛 기억을더듬으며 발걸음을 내딛자 살며시 얼굴을 내미는 우포늪.태고적 숨결을 간직한 우포늪은 사진애호가들에게 명당 중의 명당이다.

이날도 어김없이 우포늪의매력에 흠뻑 빠진 채 연신 셔터를 누르고 있는 사진애호가 몇몇을 볼 수 있었다.

어쩌면 자신만의사진을 간직하고자 하는 사진애호가들에게 우포늪은 가녀린 몸을 숨긴 매혹적인 여인과도 견줄 수있지 않을까. 이들은 이른 새벽도 마다하지 않고 우포늪을 가득 메운 물안개를 배경으로 풍경사진을 찍거나 일출, 일몰을 풍경으로 사진을 찍고, 마을 주민들의 나룻배를 타고 고기를 낚는 모습, 고동을 줍는 아낙네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내기도 한다.

계절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우포늪. ‘팔색조’우포늪을 담기 위해 사진애호가들은 오늘도 이곳을 찾는다.

어찌보면 우포늪과 가장 친근한 사람들은 사진애호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10여분 동안 숲길을 걷다보면 전망대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타난다.

경사가 있는 계단을 올라 도착한 전망대는 우포늪을 둘러볼 수 있는 공간이지만 우포늪의 멋진 풍경이 아니라 그저 우포늪 전체를 둘러볼 수 있는 정도라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전망대에서 우포늪 생태관으로 돌아오는 길은 숲을 체험할 수 있도록 숲 체험길도 만들어 놓아 여유가 되는 분들은 숲길체험도 함께 겸해도 좋을 듯하다.

우포는 행정구역상 경남 창녕군 유어면, 이방면, 대합면, 대지면에 걸쳐서 옆으로 길게 위치하고있고(동경 128°25′북위 35°33′), 직선거리로 주남저수지와는 약 36㎞, 을숙도와는 약 70㎞ 정도 떨어져 있다.

우포는 환경부에 의해 지난 1997년 자연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또, 1998년 람사르 협약에 의해 국제 보호습지로 지정됐다.

전체 면적은 약 8.54㎢로 우포가 여름철 장마나 홍수로 인해물을 담고 있는 면적은 약 2,314㎢라고 알려져 있다.

또한 우포에 물이 가득 차면 면적 서울의 여의도공원과 크기가 비슷하다고 한다.

우포는 약 1억 4,000만년 전에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우리나라 최대 내륙습지로 꼽힌다.

특히, 이곳은 환경부가 멸종위기 종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는 가시연꽃 등 340여 종의 식물과62종의 조류, 28종의 어류가 서식하고 있으며 계절마다 광활한 늪지에는 수많은 물풀들이 머리를내밀고 있다.

부들, 창포, 갈대, 줄, 올방개, 붕어마름, 벗풀, 가시연꽃등이 무더기로 자라고 있다.

늪에 반쯤 밑동을 담그고 있는 나무들도 태곳적 원시의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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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 이상록 기자 jjayat@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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