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 시작되며 정치 등용문 넓어져 역량에 맞게 꿈 키워
광역의원, 더 큰 정치 위한 발판이자 시험무대로 인식돼
울산시의원 출신 20년간 기초단체장 13명·국회의원 4명
정갑윤 국회부의장, 내년 총선 ‘5선’ 도전 가장 눈에 띄어
행정관료출신, 1996년 이후 국회의원 총 17명중 47%

지방자치 20년을 맞아 지방자치에 대한 여러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방의회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시작이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여전히 주민 생활 만족도가 높지 않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광역의원들은 지방의회의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으며 국회의원과 기초단체장으로 나아가는 길목에 있어 정치적 야망이 높은 편이다. 이에 본지는 울산 민선 20년 광역의원들의 정치적 도약을 조명하고 지방자치 20년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육동일 교수를 통해 들어본다.

◆광역의원 더 큰 정치위한 길목
지방자치가 시작되기 전에는 정치에 뜻을 가진 인물들이 유일하게 출마할 수 있었던 것이 국회의원 선거였다.
그러나 지방자치가 시작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기초, 광역의원과 기초단체장, 국회의원 등 선택의 폭이 넓어짐에 따라 자신의 역량에 맞는 선거를 치르며 꿈을 키워왔다.
이 중에서도 광역의원은 더 큰 정치를 위한 발판이자 정치적 시험 무대로 인식되고 있다.
많은 기초의원들이 광역의원으로 자리를 옮기고 싶어하는 것도 기초단체장과 국회의원으로 나아갈 수 있는 첩경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울산은 지방자치가 시작된 지 20년 동안 광역의원 중 13명이 기초단체장, 4명이 국회의원으로 수직상승하는 등 광역의원(시의원)에 대한 인식변화와 함께 새로운 정치 도전의 역사가 되고 있다.
◆광역의원 출신 국회의원
광역의원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정갑윤 국회 부의장을 들 수 있다. 정 부의장은 제4대 경남도의원을 시작으로 정치에 입문해 고 김태호 국회의원의 빈 자리에 출마해 현재 4선의 영광을 얻고 내년 총선에서 지역 최다인 5선에 도전하게 된다.
이채익 국회의원도 경남도의원을 거쳐 남구청장, 울산항만공사 사장 등을 역임한 후 국회의원에 도전해 배지를 달았다.
이후 광역의원 출신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인물은 조승수 정의당 울산시당위원장을 들수 있다. 조 위원장은 시의원을 거쳐 초대 북구청장에 이어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또 윤두환 전 국회의원도 광역의원을 거쳐 3선 국회의원으로 당선되기도 했다.
광역의원 출신으로 국회에 도전한 인물은 지난 15대 총선 당시 이일성, 정천석 등 3명, 16대 윤두환, 윤광일 2명, 17대 정갑윤, 천병태 등 7명, 18대 이채익 등 4명, 19대 땐 유태일, 이은주 등 6명으로 총 15명(중복 제외)으로 이 중 정갑윤, 윤두환, 조승수, 이채익 등 4명만 당선돼 26.6%의 당선율을 보여 광역의원의 국회의원 당선이 기초단체장 보다 2.4배 가까이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광역의원에서 국회의원으로 무대를 옮기기가 쉽지 않지만 활동에 따른 지역의 인지도를 최대한 이끌어 내고 선거 당시의 상황이 함께 맞물릴 경우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광역의원들의 도전은 식을 줄 모르는 용광로가 되고 있다.
이처럼 광역의원들의 국회의원 도전은 총선 때마다 후보로 거론되며 지역 정치권의 관심을 받아 왔다.
내년 4ㆍ13 총선에서 윤두환, 조용수, 김두겸, 박순환, 윤종오, 천병태, 정천석, 김종훈, 김재열, 강석구 등이 내년 총선 도전 의사를 보이고 있어 다시 한번 뜨겁게 타오를 것으로 보인다.


◆광역의원 출신 기초단체장
기초단체장은 광역의원 출신에서 대부분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광역의원 자리는 기초단체장을 향한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되고 있다.
각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기초 및 광역의원 공천권을 갖고 있는 만큼 광역의원의 역할에 따라 기초단체장 자리로 옮겨 갈 수 있어 절대적 충성맹세가 필요한 대목이기도 하다.
광역의원을 거쳐 기초단체장에 오른 인물로는 중구의 경우 3선의 조용수 전 구청장이 유일하다. 남구는 이채익 국회의원과 김두겸 전 남구청장, 그리고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서동욱 청장이다.
동구는 야권이 강한 만큼 야당과 여당이 혼재된 가운데 광역(도)의원 출신은 당시 민노당의 김창현 전 구청장이 초대를 맡았으며 경남도의원 출신인 정천석 의원이 새누리당으로 구청장에 올랐고 통합진보당(구 민노당) 김종훈을 거쳐 현재 새누리당 권명호 전 광역의원이 야권의 성벽을 무너뜨리고 당선됐다.
북구 역시 야권이 강해 여야 광역의원들의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민노당이 1대와 2대를 걸쳐 조승수, 이상범 구청장을 배출했으며 이어 새누리당의 강석구, 통합진보당의 윤종오에 이어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박천동 전 광역의원이 구청장에 당선됐다.
북구의 특징은 모두 광역의원 출신이 구청장에 올랐다는 점이다.
반면, 울주군은 유일하게 광역의원 출신 군수를 배출하지 못했다. 박진구, 엄창섭, 현 신장열 군수 모두 행정관료 출신이다.
그러나 차기 지방선거에서는 신장열 군수가 3선으로 자리를 물러나게 됨에 따라 광역의원 출신들이 도전장을 던질 것으로 보여 광역의원 출신 군수가 나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광역의원 출신으로 기초단체장에 도전장을 던진 인물은 김헌득, 박순환, 심규화, 유태일, 김춘생, 송인국, 서진기, 안성일 전 의원 등이 있다.
특히 새누리당의 경우 기초단체장 본선보다 당내 후보군들이 치열한 경쟁을 치르며 정치적 입지를 넓히는데 사활을 걸만큼 예선통과가 본선승리라는 인식이 강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많은 새누리당 광역의원들은 1차 관문을 넘지 못하고 차기 선거를 대비하는 정치재수생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광역의원의 기초단체장 당선율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2회 지방선거에서 광역의원 출신으로 기초단체장에 도전장을 던진 인물은 이민규, 정천석, 서진기 등 모두 9명이며 3회 지방선거에선 조용수, 이채익, 송인국 등 6명, 4회땐 김종훈, 강석구 등 5명, 5회 지방선거에선 조용수, 김두겸, 윤종오 등 6명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지난해 6회 지방선거에선 서동욱, 박천동 등 6명이 출마한 것으로 집계됐다.
2회 지방선거에서 6회 지방선거까지 광역의원들의 기초단체장에 모두 21명(중복출마 제외)이 출마해 이 중 13명이 당선돼 61.9%의 당선율을 보였다.
◆행정관료 출신 국회의원
1995년 지방자치 실시부터 울산의 국회의원들은 행정관료 출신과 CEO 출신, 정치인, 광역의원 출신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행정관료 출신으로는 김태호(인천시장), 최병국(검사), 차화준(경제기획원 차관보), 차수명(상공부 차관), 김기현(판사) 전 국회의원을 비롯해 현재 강길부(국토부 차관), 박대동(예금보험공사 사장), 박맹우(울산시장) 의원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1996년 이후 총 17명의 지역 국회의원 출신 중 8명으로 전체 47%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CEO출신으로는 정몽준(전 현대중공업 회장), 김채겸(쌍용그룹 총괄부회장) 전 의원이며 정치인으로는 이규정, 권기술, 안효대 등을 꼽을 수 있다.
반면, 광역의원 출신으로는 정갑윤, 윤두환, 이채익, 조승수 등 4명으로 나타났다.

조례제정·예산 심의 의결 등
민주주의·지방자치 발전 기여
지방시대 20년 가장 큰 성과
지역 현안문제 소극적 대처
이해충돌 문제 떠넘기기 급급
지방의회권위 실추는 아쉬워
정당공천제 폐지 중심으로
기초의원 단체장 개선방안 도입
광역의원·단체장은 역할·기능상
정당 참여 계속 허용 바람직
◆육동일 교수 인터뷰
대통령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위원인 육동일(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는 현 지방자치의 문제점으로 지방의회가 주민들의 신뢰를 못 받고 있다며 울산시의회가 한국지방자치사에 귀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육 교수는 지방자치 20년의 가장 큰 성과로 지역주민들이 지역의 진정한 주인이 되기 시작했다는 점을 강조한 뒤 “이 같은 긍정적인 변화와 함께 지방자치제는 실망스럽고 우려할 만한 문제들도 제기하고 있다”며 “일부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의 고질적인 비리와 부패문제, 여전히 강력한 중앙집권적 제도와 관행, 형식적인 주민참여, 지방공무원 자치역량의 미흡 등은 지방자치가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지난 20년 광역의회에 대해 “지역주민들의 만족도는 여전히 크게 향상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그는 “긍정적인 측면에서 광역의회는 지역의 민의를 반영해서 조례를 만들고 예산을 심의·의결하는 등 민주주의와 지방자치에 크게 기여했지만 집행기관을 제대로 감시·견제해야 할 광역의회가 오히려 집행기관의 거수기 역할에 그쳤다”며 “이에 따라 상당수 자치단체들이 부패와 비리, 낭비와 비효율의 문제로 나타나 주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고 말했다.
육 교수는 “광역의회가 지역 현안문제를 대처하는데 있어서 소극적 내지 방관자적 역할에 그쳐 지역 간 또는 지역 내 이해가 충돌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그 갈등의 조정과 통합의 의무를 집행부에 떠넘김으로써 권위를 스스로 실추시키고 말았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광역의원들이 국회의원에게 공천을 받는 현 제도에 관해서는 “당의 지방자치법 개입은 찬반의 논쟁이 있지만 우리나라 현 정치현실과 수준에서는 국회의원의 광역의원 정당공천제가 득보다는 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방자치가 중앙정당과 지구당위원장에 예속되고 정당을 통한 중앙집권화가 초래된 점과 정당공천을 명분으로 정치권이 막대한 정치헌금을 요구하는 한편 여전히 지방선거가 돈 많이 드는 선거의 폐해를 극복하지 못한 점, 지방선거가 과도한 정쟁 하에 치뤄짐으로써 지방자치가 생활자치로 정착되지 못한 점, 정당참여로 지방선거조차 정당별 지역분단구도를 더욱 심화시키고 집행부와 지방의회간의 정상적인 관계를 왜곡시키고 있는 점 등을 이유로 들 수 있다”고 말했다.
육 교수는 “기초의원과 단체장의 정당공천제 폐지를 중심으로 한 개선방안을 도입해야 하지만 광역단체장과 광역의원은 그 역할과 기능상 정당참여를 계속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시했다.
아울러 그는 “민주주의체제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방의회가 지금 실망스럽다고 해서 지방의회를 포기할 수는 없다”며 “울산광역시의회는 지방의회가 살아야 지방자치가 살고, 지방자치가 살아야 결국 대한민국도 산다는 투철한 신념으로 부여된 역사적 책무를 다함으로써 한국지방자치사에 귀감으로 영원히 남기를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