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년 울산 신항만부두 연결도로 부지 발굴 조사 중 출토된 ‘골촉 박힌 고래뼈’(미추).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대여 중이다.

대곡천 암각화군의 세계문화 유산 등재추진을 앞두고 남구 황성동 신석기 유적에서 발견된 ‘골촉 박힌 고래뼈’(울산시 유형문화재 제35호)의 보물 지정을 위해 시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다.

‘골촉 박힌 고래뼈’는 울주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에서 확인된 신석기시대 포경의 존재를 직접적으로 증명하는 실물적인 증거로 볼 수 있어 그동안 논란이 돼온 반구대 암각화의 청동기 제작설을 재검토하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정교과서를 비롯해 대다수 자료에는 반구대암각화를 신석기 말∼청동기 초기, 또는 청동기 시대의 유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암각화 전문가들은 반구대 암각화의 제작시기를 신석기로 보고 있고, ‘골촉 박힌 고래뼈’는 인류최초의 고래사냥 유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반구대 암각화의 제작연대와 생업양상 등을 실증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고고학적 가치와 의미를 지닌 유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골촉이 고래뼈에 박힌 것이 정식 발굴조사를 거쳐 확인된 예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일본 등지에서도 찾아볼 수 없고, 신석기 전기 토기와 함께 출토돼 이 시대 식생활 문화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는 게 학계의 목소리다.

울산시는 이미 ‘골촉 박힌 고래뼈’의 학술적·역사적 가치가 상당하다고 인식, 지난해 9월 문화재청이 국가귀속문화재 중 보물로 지정할 만한 가치 있는 유물을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하기 위해 추진한 ‘발굴매장문화재의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사업에 ‘골촉 박힌 고래뼈’를 보물로 지정해 달라고 신청했으나 고배를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 ‘골촉 박힌 고래뼈’(견갑골)의 출토 당시 모습.

기자가 11일 문화재청에 문의해 본 결과, 당시 심사를 맡은 대다수의 문화재위원들은 심사초기에서부터 “지정조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 한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종숙 문화재청 학예연구관은 “현재 국내 지정보물 1,800여건 중 ‘뼈’와 관련한 문화재는 아직 없다보니 역사성, 예술성, 문화재적 가치가 있어야한다는 문화재보호법에 부합된다 하더라도 학계에서는 아직 보물지정의 범위로까지는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골촉 박힌 고래뼈’의 경우, 순수고고학 유물이 아니라 생태학적 성격이 복합돼 있는 것도 지금 학계의 주목을 크게 받지 못하는 이유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반구대 암각화를 최초로 발견한 문명대 동국대 명예교수는 “동해안 신석기 유적 분포와 연해주, 러시아, 스칸디나비아 등 북방문화권 신석기 암각화 등과의 비교, 쪼아갈기 등 바위에 그림을 새긴 기법으로 볼 때 반구대 암각화의 제작 시기는 신석기가 확실하다”면서 “울산시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골촉 박힌 고래뼈’의 가치를 알려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두고 반구대 암각화의 제작연대를 신석기로 확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내달 10일 대곡천 암각화군 세계유산 등재추진의 일환으로, 국내 암각화 전문가들이 모인 반구대 암각화 제작연대 규명을 위한 학술대회가 10일 울산박물관 열릴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행사는 울산대학교 반구대 암각화 유적보존 연구소와 울산암각화 박물관이 주최하며, 반구대 암각화를 최초로 발견한 문명대 동국대 명예교수,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 등이 기조발표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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