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첫 여성 광역시의회의장을 지낸 윤명희 씨가 올해 아이들과 함께 진행한 ‘재미있는 그림여행’의 성과들을 3일부터 6일까지 울주문예회관 전시장에서 선보인다.

  외손자 ‘아름다운 학교’ 인연 전시 시작…지금은 삶 활력소
  프로그램 3∼11살 어린이 참가…주위 모든것이 소재·주제
“아이와 함께 그림으로 교감 뿌듯”…울주문예회관 3∼6일까지

“힘닿는 데까지 아이들과 함께 그림여행을 하고 싶어요. 미술은 저의 영양제이니까요”.

2일 울주문화예술회관 전시장에서 ‘제2회 재미있는 그림여행’展 준비에 한창인 윤명희(67) 씨를 만났다. 전시장에는 도화지를 비롯해 조개껍질, 고무신, 돌 등 다양한 사물에 그림을 입힌 작품들이 설치되고 있었다. 무엇을 그렸는지 알기 힘들기도, 창의력이 돋보이기도 하는, 완성도 높은 작품들은 아니지만 정성이 듬뿍 묻어난다. 작품을 바라보는 윤 씨의 눈빛엔 자부심이 가득하다.

윤명희 씨는 울산에서 시의원과 시의회 부의장을 거쳐 지역 첫 여성 시의회의장을 지낸 정치인 출신이다. 이러한 그가 그림전시를 열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윤 전 의장은 외손자가 ‘아름다운 학교’를 다닌 것이 인연이 돼 학생들을 모아 매달 둘째·넷째 토요일마다 ‘재미있는 그림여행’을 진행했다. 지난 2010년 의정활동을 마무리하고 편찮으셨던 어머니를 병간호 하다 떠나보낸 후 새롭게 찾게 된 삶의 활력소다. 구영리에 거주하고 있는 만큼 인근에 사는 아이들의 참가가 높다.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3살부터 11살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 11명으로, 함께 오는 학부모들도 자연스레 프로그램에 참가하곤 한다. 이들은 토요일이면 들꽃학습원, 울산대공원, 작천정 등 야외로 나가 자연 체험학습, 그림 그리기, 박물관 전시 감상 등 다양한 활동을 가진다. 아이들은 공연이나 전시를 보고 난 후 느낌을 그림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주위에 있는 돌을 주워 그 위에 매니큐어로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아이들을 지도하고, 프로그램 장소, 내용 등을 생각하는 것 역시 윤 전 의장의 몫이다.

“미술이 좋아서, 아이들이 좋아서 하고 있어요. 조용히 지내면서 작품도 그리고, 아이들과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미술과 함께 하루를 보내고 있죠”. 

사실 윤 전 의장의 미술과 예술 사랑은 각별하다. 그는 울산 장수 화랑으로 유명한 공업탑 ‘윤화랑’을 1987년에 차려 시의원이 되던 2002년까지 운영했으며, 대관료 없이 작가들에게 대관해주기도 했다. 장학회를 만들어 지역 예술인들을 후원하고 대학원에서는 대학 전공인 간호학과 예술을 접목한 예술치료 분야를 공부하기도 했다. 

“아이들과 그림으로 마음을 나누는 것은 무척 뿌듯한 일이에요. 날이 갈수록 아이들의 그림실력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는 것도, 서로 다른 생각을 감상하는 것도 즐거움이죠. 건강이 허락하는 한 꾸준히 그림여행을 진행하려고 해요”.

‘제2회 재미있는 그림여행’展은 2015년 한 해 동안 아이들이 고사리 손으로 그린 작품을 선보인다. 

김레오, 박재영, 박지우, 박혜령, 서주원, 서자윤, 윤가람, 윤가온, 이현재, 이윤재, 최연우 등이 조개, 고무신, 돌, 도화지 등 다양한 사물 위에 물감과 매니큐어로 그린 작품들이 아기자기하게 전시된다. 3일부터 6일까지. 개막식은 4일 오후 6시 30분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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