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북구청 광장에서 열린 쇠부리 축제에서 선보인 달내쇠부리놀이. 우리 조상들은 철광석을 녹여 쇳덩이를 만드는 작업을 ‘쇠부리’또는‘불매’라고 불렀다.

‘마지막 불매대장’ 소리꾼 최재만 옹
 불매소리 녹취·방송 등 재연작업 착수
 2005년 제1회 북구쇠부리축제 개최
 달내쇠부리놀이 첫 시연… 보존회 출범

  보존회 민간인 구성 기량 축적 어려움
 지자체·예술인·시민 관심·성원 필요

(1)울산달내쇠부리 놀이 전승 현황과 개선방향

◆울산달내쇠부리놀이 유래

철 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는 철광석을 녹여 쇳덩이를 만드는 작업을 우리 조상들은 ‘쇠부리’ 또는 ‘불매’라고 불렀다. 이때 불렀던 노래가 ‘불매소리’다. 그리고 오랜 철 생산의 과정을 되새기고 당시의 몸짓과 소리를 정리해 놀이형태로 복원, 재현한 것이 바로 ‘울산달내쇠부리놀이’다.

울산 쇠부리는 1981년 정상태씨(전 울산 MBC 프로듀서)가 울주군 두서면 인보리에 생존해 있는 최재만(당시 81세)옹을 만나면서 세상에 존재를 알리게 됐다. 

정상태씨는 이 ‘불매소리’와 경남 일원에 생존해 있는 쇠부리 작업에 종사했던 사람들을 취재해 故이유수 향토사학자 등과 함께 민속놀이화했다. 쇠부리 작업이 자취를 감춘 지 80여년 만에 중요한 무형문화유산이 불매대장과 편수들의 경험,구술을 통해 되살아난 것이다.

쇠부리터의 일꾼은 100~300여 명에 이르렀다. 선소리꾼이 노래로 장단을 맞췄고 숯쟁이, 쇠쟁이, 불매꾼, 운반꾼 등이 힘을 모아 뜨거운 쇠를 쏟아내는 작업을 했다.

◆울산달내쇠부리놀이 전승

1981년 8월 울산MBC에서 마지막 불매대장인 소리꾼 최재만 옹(당시 85세)의 불매소리를 녹취, 방송한 이후 울산달내쇠부리놀이는 울산문화원에서 쇠부리재연작업에 착수하고 울산문화원 내 쇠부리놀이 재연소위원회가 구성됐다.

이어 1982년 6월 울산공업고등학교를 쇠부리놀이 전수학교로 지정해 2년 후 울산공업축제에서 식전행사로 선보였다. 같은 해 10월에는 제2회 경상남도민의 날 향토민속예술대회에 참가, 최우수상을 수상해 울산달내쇠부리놀이의 진면목을 널리 알렸다.

▲ 울산 쇠부리 축제에서 관람객들과 쇠부리보존회원들이 어울려 울산달내쇠부리놀이를 즐기고 있다.

1986년 3월 울산문화원에서 풍물연합회를 창립하고 쇠부리놀이를 전승케 했지만 1992년 울산문화원에서 쇠부리놀이 전승이 중단되면서 울산 현대자동차 민속극회와 울산 경신연합회에서 쇠부리놀이를 계승했다.

2001년에는 북구 관내 풍물패를 모아 울산광역시 북구 풍물연합회가 결성되고 2004년 울산북구문화원 산하단체로 풍물분과위원회를 설치, 이태우 씨가 위원장으로 취임해 쇠부리놀이의 전승에 힘을 쏟았다.

2005년 6월 제1회 울산 북구쇠부리축제가 개최돼 쇠부리놀이가 시연되고 같은 해 울산달내쇠부리놀이보존회가 창립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울산달내쇠부리놀이 개선

울산달내쇠부리놀이보존회에서는 약 70명으로 구성된 회원들의 의지와 뜻을 모아 매월 2회 집중연습을 통해 쇠부리놀이의 오랜 전통과 문화를 전승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양한 축제와 한국민속예술축제 참가, 각종 세미나를 통해 쇠부리놀이의 중요성과 철산업과 쇠부리놀이의 접목을 유도하는 계기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순수한 민간인들로 구성되다 보니 지속적인 기량축적 면에서 어려움이 있다. 
이에 울산달내쇠부리놀이보존회는 쇠부리놀이의 영구적 전승과 유지 보존을 위해 울산시 무형문화재 지정과 등록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보존회는 최근 쇠부리놀이의 구성과 동선을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 인간문화재인 밀양백중놀이 보존회 하용부회장을 초빙해 놀이의 완벽한 구성을 도모하고 그를 쇠부리놀이 연출자로 위촉해 놀이의 완성도를 높였다.

지난해에는 방송인으로 유명한 인간문화재 김준호·손심심 부부가 최재만 옹의 불매소리를 복원했다. 가사의 복원과 불매소리 중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를 김준호씨가 밝혀냈고 경상도(울산)의 가락(장단)을 정립했으나 신속보급이 숙제로 남아 있다. 
 

▲ 이태우 울산달내쇠부리보존회장

■ 이태우 울산달내쇠부리보존회장

“달내쇠부리놀이 발전 위해
  울산무형문화재 등록 시급”

이태우 울산달내쇠부리보존회장(사진)은 달내쇠부리 놀이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울산의 무형문화재 등록이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쇠부리놀이가 재연된 지 30년이 지났는데도 크게 발전하지 못한 이유는?

▲ 산업화에 밀려 울산지역 많은 주요 민속놀이나 노동요가 사양되고 관심에서 벗어났다. 다행히 불매소리를 복원해 달내쇠부리보존회가 만들어졌지만 다년간 활동으로 기량이 숙달되면 쇠부리 보존회의 지원이 부족해 다른 단체로 가든지, 포기해 버리는 일이 많아 우수한 정예회원 확보차원의 어려움이 있었다. 울산 문화예술인들의 무관심도 쇠부리놀이가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큰 이유다. 

- 쇠부리 놀이계승에 애로점은?

▲울산달내쇠부리놀이보존회는 일반시민으로 구성돼 회원제로 운영한지 10년차에 접어들었으나 순수한 민간인들로 구성되다 보니 지속적인 기량축적 면에서 어려움이 있다.

더 훌륭한 선생님을 초빙하는 것도 급선무이다. 울산광역시 북구의 더 많은 관심과 예산 지원,  울산시민들의 관심과 성원도 필요하다.

- 울산시 무형문화재 등록을 추진하고 있는데?

▲울산에 대중이 즐길 수 있는 민속놀이차원의 무형문화재가 없다는 것은 울산으로 봐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것이다. 산업수도, 울산의 원동력은 바로 달천 철장의 쇠부리에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불매소리의 춤사위를 좀 더 옛것에 가깝게 복원해 전통놀이로 제대로 완성하고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울산의 무형문화재 등록이 속히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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