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에서 가장 오래된 정자로, 한때 시 문화재 지정을 추진하기도 했던 관서정이 헐려 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관서정의 옛 모습(사진속 네모)과 수풀만 무성한 관서정터.

  울산읍지 등 ‘대표 정자’ 기록
  지역 향토사학자 아쉬움 
“300년 역사 사라져 가슴 아파”

울산에서 가장 오래된 정자로 알려진 관서정(觀逝亭)이 땅 소유주의 재산권 행사로 헐려나간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울주군 범서읍 사연리 울산과학기술원 후문에 위치한 관서정은 조선 영조(1694~1776) 때 김덕준이 선친, 김경(1683~1747)을 추모하기 위해 지었으며, 경주 김 씨 제숙공파 문중의 재실이다.

정조5년(1781년) 소실됐다가 광복 후 1959년에 후손이 복원했다. 복원 후 경주 김 씨 후손이 거주하다 오랫동안 빈집으로 방치돼왔다.

한때 울산시는 시 문화재 중 고가(古家)가 거의 없어 문화재 지정을 추진하기도 했으나 문화재 지정구역에서 건축 행위를 할 시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경주 김 씨 문중에서는 재산권 행사에 제한을 받게 될 것을 우려,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관서정은 1934년에 발간된 울산읍지와 1937년의 흥려승람에 기록된 울산의 대표적 정자 중 하나로, 주련(柱聯·기둥이나 벽에 세로로 써 붙이는 글씨)과 조선 영조 때 울산도호부사 권상일의 기문과 시, 서석린, 김용한, 이양오 등의 시가 전하고 있다.

관서정이 헐려 나간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의 많은 향토사학자들이 아쉬움을 드러냈다.

최이락 울주문화원 부설향토사연구소 자문위원은 “관서정은 집청정과 함께 울산에서 가장 오래되면서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던 정자였다”며 “퇴계선생 학풍을 이어받은 영남학파인 권상일 울산도호부사와 인연이 있었을 뿐 아니라 사라진 태화루의 역할을 대신해 울산의 선비들이 시를 쓰고 학문을 논하던 장소로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울산의 한 향토사학자도 “태화루와 만회정, 집청정과 함께 태화강의 대표 역사문화콘텐츠였던 관서정이 오랜 방치 끝에 300년 역사를 뒤로하고 헐려나갔다고 하니 가슴이 아프다”며 “경주 김 씨 문중 후손을 탓할 순 없다. 문화재 보호도 중요하지만 사유재산권을 침해할 수도 없는 문제 아니냐”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경주 김 씨 문중의 땅 소유주 김 모 씨는 “관서정에 살던 집안 어르신이 돌아가신 후 제대로 관리를 하려고 노력했지만 보수관리비가 너무 많이 들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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