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별나게 더웠던 지난여름의 열기가 조금씩 식어가는 계절이다.
엘니뇨가 사라진 상황에서도 기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기상관측상 최고의 기온과 열대야를 경험한 2016년 여름이었다.
여름을 잘 지나고 또 앞으로 기온이 떨어지고 계절이 바뀔 때를 준비해야 한다.
계절이 바뀌는 시기를 환절기라고 하는데 이때가 건강에 여러 가지 영향을 미친다.
일반병원에서는 환절기 감기의 원인을 바이러스라는 병원체의 감염으로 보고 항생소염제로 감기를 치료하지만 한의학에서는 지난 계절을 잘 지내지 못해 체력과 면역이 떨어져 오는 계절부적응으로 본다.
미리 사람마다 겪은 다양한 환경에서 유발된 사례에 따라 체력을 보강하고 원기를 보충하는 것이 다가올 환절기를 이겨내는 전통의 건강법이었다.
조선소의 뜨거운 강판위에서 노동으로 여름을 보낸 사람과 에어컨 아래서 여름을 보낸 백화점 직원이 겪은 지난여름은 서로 상이하게 다르고 나타나는 체력적인 문제도 다르다는 것이다.
‘오서오능’이란 말이 있다.
재주 많은 날다람쥐가 다섯 가지 재주를 가지고 있지만 하나같이 쓸 때가 없다는 말로 ‘조금씩 여러 가지를 잘하는 것은 어느 하나도 성취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또한 한 가지를 성취했다고 오만하면 안 된다.
날개달린 새는 가느다란 두 다리와 세 개의 발가락만 있고, 뿔 달린 황소에게 송곳니가 없다. 토끼는 뒷다리가 길어 잘 도망을 가나 앞발이 짧아 내리막길을 만나면 곧잘 먹잇감이 된다.
그렇다고 사나운 맹수가 무서운 발톱과 송곳니를 가지고 있지만 머리에 뿔은 없다. 모두를 고루 갖춘 동물은 세상에 없듯이 사람도 저마다 약점과 다른 환경에서 각자의 재능을 발휘하고 살아가는 것이다.
병의 치료도 우리 삶의 이야기와 소통이 부족해지고 전문화되고 용어는 너무 어려워져있다.
바이러스 하나로 감기를 표현하는 것보다 우리 삶의 이야기와 개인의 각자 처한 조건을 살피고 대처법을 밝히는 것이 한의학의 몫일 것이다.
지난 여름 지친 내 몸의 건강을 가까운 한의사와 상담하고 대처법을 알아보는 것도 미리 스스로의 약점에 대비하는 현명한 방법이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