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 일시 금지·보장 수정 ‘빈축’
‘지진특약가입제한지역’ 설정
“내는 보험료보다 지급료 부담
여진 끝나면 판매 재개 방침”
21일 오전에도 규모 3.5 여진이 일어나는 등 지진 공포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일부 손해보험사들이 관련 보험상품 판매를 중단해 시민들의 분통을 사고 있다. 아직 판매를 유지하는 곳도 울산과 경주 등 경상도 지역 가입을 제한하고 있어 울산시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전체 화재보험 153만 건 가운데 지진특약이 포함된 계약건수는 2,000여 건으로, 가입률은 0.14% 정도에 불과하다. 지진특약은 기본 약관에서 지진 피해를 보장하지 않는 화재보험에서 추가로 지진으로 인한 손해를 보상해주는 계약이다.
지난 12일 경주에서 규모 5.8 지진이 발생한 지 일주일 만에 4.5 규모의 여진이 또다시 발생하자 울산 시민들로부터 화재보험 지진특약 관련 전화문의가 폭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의 한 보험설계사는 “신규가입 문의에 응대하느라 업무에 마비가 걸렸다. 당장 내일까지 처리해야 할 업무가 많아 더 이상의 고객 전화는 거절해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보험사들이 신규 가입을 일시 금지하거나 보장 부분을 수정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지진특약 상품을 보유한 동부화재의 경우 판매를 지난 12일 경주 지진 발생 직후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아직 특약 판매를 하고 있는 한화손해보험의 경우 울산과 경주, 경북 울진군(울릉도 포함) 등을 지진특약 가입제한지역으로 설정하고 있다. 현대해상의 경우에도 울산과 부산, 대구 등 영남지역은 주택은 아파트만 인수가능하고 일반건물이나 공장의 경우 철근이나 콘크리트로 지어진 1급 건물에 한해서만 가입을 받는다.
또 이들 보험사들의 신규가입자들이 보상받으려면 이번 지진의 원인으로 알려진 양산단층대가 아닌 다른 단층대에서 새로 발생한 지진으로 피해를 입어야 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진 발생 변수를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상품을 만들었기 때문에 판매 중단이나 제한 조치는 불가피하다. 여진이 계속되면 거둔 보험료 보다 지급할 보험료가 올라갈 확률이 커 한시적으로 판매를 중단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각 보험사들은 여진이 끝나면 판매를 재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보험이 가장 절실할 때에 보험사들이 상품 판매를 꺼리자 경주와 가까이 있는 울산시민들은 “잇속만 챙기겠다는 심보”라고 분노하고 있다.
우희선(55·남구 달동) 씨는 “불안한 마음에 지진 특약 가입을 문의했는데 울산 지역은 가입이 어렵다면서 거절했다. 보험회사가 이윤을 챙겨야 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지금까지 시민들의 공포심을 이용해 지진 특약보험을 권유하던 모습과는 비교돼 황당하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