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아픔 딛고 홀로서기 성공
고래인형·조명등·열쇠고리 등
다양한 문화상품 손수 만들어
㈜우시산 갤러리카페 전시·판매
고래콘텐츠 홍보대사 역할 톡톡

한때 실의에 빠져 있었던 민임순 어르신은 지난 7월부터 울산 예비사회적기업 ㈜우시산 ‘행복공방’에서 고래를 품은 다양한 문화(아트)상품을 손수 만들어 울산의 고래문화를 알리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사진 오른쪽은 민임순 어르신이 만든 고래공예품들)

“문화와 나눔을 공유하는 행복일터가 65세 내 인생을 다시 꽃 피게 해줬지”. 

울산지역 문화콘텐츠 ‘고래’와 행복한 일터를 묶은 ‘일자리 사업’을 통해 능동적인 문화주체가 된 어르신이 있다. 주인공은 울산 남구청 지역공동체 일자리 창출사업의 일환인 ‘장생이 행복공방’에 몸담고 있는 민임순(65) 어르신이다. 

민 어르신은 울산 예비사회적기업 ㈜우시산 ‘행복공방’에서 지난 7월부터 고래를 품은 다양한 문화(아트)상품을 손수 만들고 있다. 

행복공방을 통해 경제적으로 홀로서기에 성공한 것은 물론 우리 동네, 나아가 관광객들에게 울산의 고래문화콘텐츠를 알리는데도 한 몫 톡톡히 하고 있다. 

3년 전까지만 해도 민 어르신은 외지인이었다. 밀양에서 소 200두를 키우며 축사 살림을 꾸리는 안주인이었던 그때만 해도 고향을 떠나 울산에 살면서 일자리를 찾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단다. 

양아들로 삼은 직원이 몇 개월 만에 축사와 함께 살고 있던 집까지 팔아버리고 사라지면서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된 민 어르신. 하루아침에 빈털터리가 된 어르신 내외를 모셔온 건 울산에 살고 있던 딸과 사위였다.

그렇게 울산과 인연을 맺게 된 어르신은 사람에게 받은 배신감과 전 재산을 잃었다는 자괴감, 허탈감까지 더해져 주변과 연을 끊고 두문불출했다. 

지난 3년은 민 어르신에게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보다도 남편이 걱정돼 더 집 밖으로 나올 수 조차 없었던’ 암흑 같은 나날들이었다.  

그러던 중 “이젠 바깥 공기도 쐬면서 살라”는 가족들의 응원에 힘입어 남구청의 일자리사업에 문을 두드릴 용기를 냈다. 4개월간의 문수구장 환경정화활동이 끝나고 남구청의 추천을 받아 지난 7월부터 울산 예비사회적기업 ㈜우시산 행복공방으로 출근했다.

“구청에서 이곳으로 일하러 가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내 주제에 무슨 듣도보도 못한 아트상품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따개비 고래인형, 고래조명등, 고래열쇠고리 등 고래를 담은 아기자기한 아트상품들을 만들어 내는 재미에 빠져 들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아트상품들이 ㈜우시산 갤러리카페 연에 전시, 판매되고, 장생포 고래문화마을 관광객들에게 작게나마 행복을 안겨주고 있다는 게 그저 뿌듯하고 감사할 뿐이다.

민 어르신에게 행복공방은 “다시 잘 살아보자”는 삶에 대한 의욕을 되찾게 해준 한편, 단절됐던 세상과의 인연을 다시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되어준 셈이다. 

오는 18일이면 행복공방에서의 일자리사업은 끝이 나지만, 민 어르신의 인생시계는 지금부터 다시 시작이다.  

한편 ‘장생이 행복공방사업’은 노인들과 경력단절 여성 등 취약계층들의 지속가능한 일자리 확보를 위해 울산 남구청과 예비사회적기업 ㈜우시산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운영 중인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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