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동 골촉 밝힌 고래뼈 출토
신석기시대 고래사냥 증명
암각화학회, 곧 공식입장 발표
중·고 교과서 내용도 달라 혼란
문화재청 홈피엔 ‘석기시대’

교육부가 11월 28일 공개한 고등학교 한국사 국정교과서의 반구대 암각화 소개부분. 본문내용은 청동기로 규정하고 사진설명에서는 ‘신석기 시대부터 만들어진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고 기술돼 있다.

지난달 28일 교육부가 공개한 국정교과서에 실린 국보 제285호 반구대암각화의 제작 시기를 청동기에서 신석기로 바꿔야한다는 움직임이 암각화 관련단체를 중심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오는 23일로 국정교과서 의견수렴기간이 끝나기 때문에 울산시나 울산시교육청도 무관심으로 일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지난 11월 말 공개된 중·고등학교용 새 국정 역사서에는 반구대암각화가 만들어진 연대를 암각화 발견 초에 형성된 학설을 반영해 기존 교과서들과 같이 청동기시대로 설정했다. 

그러나 많은 관련학자들은 암각화 제작연대 분석에 따른 방법론과 연구사례, 최근 축적된 다양한 신석기시대 발굴조사자료 등을 근거로 신석기제작설을 주장하고 있다. 

학자들이 주장하고 있는 신석기제작설 근거는 2010년 울산 남구 황성동 8000~7000년 전 지층에서 신석기시대 고래사냥을 증명하는 골촉 박힌 고래 뼈가 출토된 것, 추상적으로 표현한 다른 청동기시대 암각화와는 달리 반구대암각화는 사실적으로 표현돼 있다는 점 등이다.

또 기존에는 고환경에 대한 분석 등을 통해 상대적 편년연구 위주로 제작연대 연구가 이뤄졌으나 최근에는 선사시대 유적의 발굴조사 사례 증가로 다양한 자료들이 수집되고, 3D 스캔 등 조사기법이 발달한 것도 신석기제작설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신석기제작설’을 주장하고 있는 대표적인 연구자는 반구대 암각화의 최초 발견자인 문명대 한국미술사연구소장으로, 문 소장은 “동해안 신석기 유적 분포와 연해주, 러시아, 스칸디나비아의 신석기 암각화와 바위에 그림을 새긴 기법을 비교해 볼 때 반구대 암각화의 제작 시기는 신석기가 확실하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암각화학회는 입장을 정리하고 있는 상황이다.

송화섭 회장(전주대 교수)은 “국정교과서에 실린 내용이 대다수 학자들의 의견이 아닌 소수의 의견이 반영돼 있어 형평성에 어긋나 있다는데 많은 회원들이 공감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반구대포럼(상임대표 이달희)도 “포럼에서는 그동안 많은 연구자들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교육, 홍보 등 많은 활동에서 반구대 암각화 제작연대를 신석기로 규정해 왔다”면서 “국정교과서에 적어도 신석기에서 청동기에 걸쳐 제작된 것으로 실려야 한다는 내용을 담아 청원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암각화단체 뿐 아니라 울산시민들도 신석기제작설에 동참하고 있다.

지역 문화단체 이사장인 김한태 씨는 국정교과서 관련 홈페이지 의견제시란을 통해 “잃어버린 2천년을 돌려 달라”는 제목으로 “소수설을 쫓아 청동기 시대로 낮춰 잡은 것을 다수설인 신석기 시대로 수정하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중학교 교과서에는 암각화를 제시한 사진 설명에 ‘신석기시대에 새겨진 것으로 추정된다’로, 고등학교 교과서에는 ‘신석기 시대부터 만들어진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고 기술돼 각 교과서의 내용이 달라 혼란까지 야기 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새누리당 강길부 국회의원은 지난달 국정교과서의 내용이 공개되자 반구대암각화의 청동기제작설과 관련, 이의신청을 통해 신석기로 바로잡겠다며 논평을 냈었다. 한편 현재 문화재청 홈페이지에는 반구대암각화 제작시기를 ‘석기시대’로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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