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고소함과 달달함의 향연, 시장 한바퀴 - 큰애기야시장·수암시장·신정시장
여행에서 ‘맛'이 빠질 수 없다. 맛있는 음식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있을 정도다. 이른바 ‘맛집투어'다. ‘맛'은 그 도시, 그 마을을 대표하는 콘텐츠다. 골목에서 만나는 ‘맛'은 화려하지 않다. 하지만 왁자지껄하고, 포근한 그 특유의 분위기를 풍긴다.

◆ 보고 즐기는 먹거리… 큰애기야시장·푸드트럭
울산 중구 원도심 중 한 골목인 중앙전통시장은 해가 저물면 부산스러워진다. 몇년 전만 해도 통닭 골목, 곰장어골목, 먹자골목이라고 불리던 곳이다.
이 골목에 지난해 11월 야시장이 문을 열었다. 울산큰애기 야시장은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 오후 7시부터 새벽 1시까지 즐길 수 있다. 야시장은 각 콘셉트에 맞춰 먹거리 총 3개 구간으로 나눠져 있다.
원도심 젊음의 거리의 끝머리인 뉴코아아울렛부터 중앙전통시장 사주문 입구까지 170m에 이르는 중심거리가 1구간이다. 이곳은 우선 시각적으로 화려함과 이색적인 맛을 선사한다. 대게 껍데기에 고소한 크림소스 파스타를 담아낸 대게 파스타, 불향이 가득한 꼬치와 소고기불초밥, 바삭하게 튀겨낸 돼지고기 속에 반숙 계란이 들어간 달걀품은 돼지….
사주문 입구에서 이어진 2구간은 간단하게 허기진 속을 채울 수 있는 곳이다. 짬뽕, 우동, 규동, 칼국수 등 한끼 식사로도 손색없는 메뉴들이 있다. 닭발, 모듬꼬치, 닭갈비, 막창볶음과 같이 술 한잔이 생각나는 음식도 마련돼 있다.
그 옆으로 본래 ‘먹자골목'이 조성돼 있던 곳이 3구간이다. 이곳에는 전통시장하면 떠오르는 먹거리인 떡볶이와 순대, 각종 전을 파는 포장마차가 줄지어 있다. 이곳에서 먹는 특별한 야식은 순대볶음이다. 매콤한 소시와 한데 어우러진 염통꼬치, 순대, 떡, 어묵까지.
중심가에서 벗어나 강변 공영주차장에도 야식을 즐길 수 있다. 젊음의 거리에서 지하도인 육갑문을 지나 강변으로 나오면 푸드트럭들이 갖가지 음식을 선보인다. 겨울의 매서운 추위를 피할 수 있도록 천막도 마련돼 있는데, 작은 난로와 함께 앉아있으면 캠핑 분위기도 느낄 수 있다.

◆ 저렴하고 질 좋은 한우… 수암상가시장
울산 남구 수암상가시장의 대표 상품은 명실상부 ‘한우'다. 물론 ‘한우'로 전국적 유명세를 얻고 있는 곳은 울주군의 언양과 봉계다. 하지만 주말에 마음 먹고 찾아야 할 정도로 도심에서는 다소 거리감이 있다. 이에 비해 수암상가시장은 비교적 가깝게 한우를 찾을 수 있다.
수암상가시장은 한우 초장집으로 유명하다. 시장 중심에 밀집한 식육점에서는 질 좋은 고기를 비교적 저렴한 값에 구입할 수 있다. 일정 비용을 지불하면 초장집은 좋은 숯불과 기본 상차림을 내놓는다. 벌겋게 달은 숯은 고기를 한두번 뒤집어 굽기 좋고, 찬은 과하지 않아 적당하다.
이곳이 ‘한우'로 두번째 이름을 알린 것은 지난해 4월 열렸던 야시장이었다. 매주 넷째주 금요일과 토요일마다 열린 수암상가시장 야시장의 콘셉트는 ‘한우'. 물론 다른 먹거리와 볼거리, 즐길거리들도 눈길을 끌었지만, 사람들의 발길을 잡은 것은 단연 ‘한우'였다. 한 골목을 ‘한우거리'로 임시 초장집을 조성한 것. 시원한 밤공기를 마시며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왁자지껄한 모습이 포장마차 느낌도 물씬 풍긴다.

지난 한해 큰 호응을 얻었던 수암상가시장 야시장은 현재 중단하고 변신을 꾀하고 있다. 상설 야시장을 운영하기 위한 용역을 진행 중이다. 한달에 한번씩 볼 수 있었던 야시장이 올 상반기부터는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만날 수 있다고 한다.
◆ 칼국수·떡·국밥… 신정시장
남구 신정시장은 울산지역에서 대표적인 상설 전통시장이다. 그 규모는 지역에서 손에 꼽힐 정도다. 그만큼 먹거리도 풍부하다. 한끼 식사부터 간식까지 다양한 시장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입구에서부터 분식이 풍기는 고소함에 매료된다. 빨간 양념의 떡볶이, 야채 가득 든 김밥, 김이 모락모락나는 순대, 바삭한 튀김. 그 맞은편으로 닭발과 족발도 손님 맞이에 한창이다. 매운 양념 족발이 또 별미다. 닭 한마리를 그대로 튀겨낸 통닭, 찰랑거리는 기름에 튀기듯 뒤집어낸 호떡도 이겨내기 힘든 유혹이다.
신정시장하면 ‘칼국수'가 빠질 수 없다. 손수 쳐낸 반죽을 큼직한 칼로 서걱서걱 썰어낸 면은 그 모양부터 정겹다. 반듯하고 일정한 굵기의 기계 면과는 확연히 다르다. 커다란 솥을 내놓은 칼국수집은 한데 모여있는데, 밀가루의 향긋함이 하얀 김을 타고 뿜어져 나온다. 취향에 따라 김가루, 들깨가루 등을 골라 뿌려 먹는 재미가 있다.
여느 시장마다 오색가지 떡이 있지만, 신정시장에는 유난이 떡집이 많다. 시장 중심 교차로에는 몇몇 떡집이 모여있다. 가판대에 내놓은 떡은 한번에 먹기 좋은 양으로 포장돼 있어, 입맛대로 골라담기 좋다.
널찍한 시장 거리를 끼고 골목길을 돌면 국밥집이 모여있다. 돼지국밥, 순대국밥, 내장국밥, 곰탕, 소머리국밥, 장터국밥. 인상 좋은 주인은 팔팔 끓인 걸쭉한 국물을 뚝배기에 담아 그 열기 그대로 손님 상에 내놓는다. 그 국밥 한그릇은 한끼 식사가 되기도 하고, 좋은 안줏거리가 되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