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신보재단 창립멤버 17년째 근무
8만2,000여 업체 2조1,490억 보증
제도 잘 모르는 시장상인 지원 노력
태풍때 수백명 몰려 야간·휴일근무
적기 사업자금 지원 성공사례 보람
중소기업 보증한도 부족 사실상 중단
정부 차원 보증예산 추가 확보 절실

지난 2000년 6월 울산신용보증재단 설립과 함께 재단에 입사해 지금까지 약 17년간 울산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신용보증 지원업무를 맡아온 김상범 남울산지점장은 그간 현장을 뛰어다니며 소상공인들과 애환을 같이해 온 보증업계에 몇 안되는 자타공인 보증전문가이다.
김 지점장을 만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보증지원을 하면서 느낀 소상공인의 애환과 다양한 분야별 특례보증 등에 대해 알아본다.
- 울산신용보증재단 창립멤버로서 입사이후 17년간 주로 어떤 업무를 했는지?
▲보증재단은 기술력과 신용은 양호한데 담보력이 미약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신용보증서를 발급해 금융회사를 통해 사업자금을 지원하는 공공기관으로, 울산시와 정부 등이 출연한 기금을 기반으로 신용보증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저 또한 보증재단과 공동운명체로서 재단 설립과 함께 신용보증 지원업무를 시작해 지금까지 계속 수행해 왔고, 앞으로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의 든든한 버팀목으로서의 역할을 성실히 할 것이다.
- 신용보증 분야별로 어떤 지원을 했는지?
▲보증재단은 2000년 7월 1일 업무개시 이후부터 올해 3월 현재까지 총 8만2,000여개 업체에 2조 1,490억 원의 신용보증을 지원했고, 3월 현재 보증잔액은 1만8,700개 업체에 4,840억 원이다. 보증재단 총 보증규모의 95% 이상은 음식업, 서비스업, 소매업 등을 운영하는 영세 소상공인들에게 보증지원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업무를 맡아온 소상공인에 대한 특례보증 중 몇 가지만 소개하면, 최근 조류독감(AI) 유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치킨·오리전문점에 대해서는 ‘조류독감 피해 소상공인 특례보증’을, 심각한 청년실업 문제로 인한 1인 청년창업자에게는 ‘청년창업자 특례보증’을, 지난해 태풍 ‘차바’로 안타깝게도 엄청난 물난리를 겪은 태화·우정시장 상인 등 피해 소상공인들에게는 ‘재해 소상공인 특례보증’을, 생계를 위해 차량노점상 영업을 하는 취약계층에게는 ‘보증부서민대출 햇살론’을, 현대중공업 등 조선업종 대기업 사내 협력업체에게는 ‘조선업 구조조정 특례보증’ 등 다양한 분야별로 특례보증을 해 왔다.
최근 조선업 위기와 태풍 피해 등으로 유례 없는 울산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보증재단에서 시행한 특례보증을 불철주야 현장을 뛰어다니며 소상공인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적극적으로 보증지원업무에 매진해 왔다.
- 그동안 보증지원 업무를 해오면서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몇 년 전에 전통시장 상인들에 대한 특례보증 지원을 위해 울산의 대표시장인 신정시장을 누비며 지원업무를 했던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사실, 시장상인들은 매일 아침 일찍 나와서 저녁까지 장사해서 먹고사느라 빠듯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러기에 보증제도와 같은 공적 금융을 잘 알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당시 보증재단에서는 이런 시장상인들을 위해서 현장 상담반을 설치, 운영했는데, 상인들의 반응이 무척 좋았다.
저는 신정시장 업소마다 방문해 안내장을 나눠주고 저금리로 사업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보증제도를 친절하게 안내했고, 상인회 사무실에서 보증제도 설명회도 개최한 결과, 상인들 중 60여명이 저금리 보증혜택을 받았다. 업소마다 다니면서 상인들과 상담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가족이 중병에 걸려서 가사가 기울어졌다”고, “병원비 마련을 위해 하루도 쉬지 못하고 장사를 한다”면서 눈시울을 붉히며 어려운 사정을 토로하는 상인과는 손을 꼭 잡고 같이 눈물을 흘린 적도 있고, 생선 장사를 하시는 상인 한 분은 “장사한 돈으로 자식 대학공부를 시키고 있다”며 자랑스러워했고, “새벽부터 나와서 하루하루 장사하기 힘들어도 자식 생각하며 힘을 낸다”고 하시는 분에게는 한없이 부끄럽고 제가 작아 보이기도 했다.
이런저런 애환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는 분들 모두가 우리의 이웃이고, 울산시민이기에 보증제도와 같은 공적 혜택이 정보력이 빠른 분들의 전유물이 아니고, 아랫목의 온기가 전통시장과 같은 보증제도의 사각지대에도 널리 따뜻하게 퍼져야 한다는 반성과 다짐을 한 계기가 됐다.

- 보증재단에 근무하면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자금지원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평소에는 보증 신청 후 자금지원까지 일주일이면 가능한데, 조선업 위기와 같이 경제가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울산시 소상공인자금 등 각종 정책자금이 개시될 때, 태풍 ‘차바’와 같은 재해 상황 등에는 수백 명의 보증수요자가 한꺼번에 몰리게 된다.
이럴 때는 전 직원이 야근에 휴일근무까지 하는데도 불구하고 현재 보증재단의 부족한 인력으로는 서류심사와 현장실사 등의 업무처리 완료까지 3주 이상 소요되고 있어 하루가 급한 사업자로서는 자금사용 시기를 놓칠까 봐 걱정이 많다.
아울러, 지역재단은 신용보증재단중앙회에 보증 건별로 재보증하도록 의무가입돼 있는데, 최근 들어 중앙회의 재보증 한도부족으로 보다 적극적인 보증지원에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제조업과 지식기반서비스업 위주로 지원하고 있는 ‘울산시 중소기업 경영안정자금’에 대한 보증(업체당 통상 1~4억원 지원) 등 중소기업에 대한 보증공급이 보증한도 부족으로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다. 하루빨리 지역의 어려운 여건을 고려해 정부 차원의 보증예산 추가 확보가 절실하다.
- 보증업무를 17년간 해왔는데 소회를 밝힌다면?
▲보증사업은 공적 영역으로써 일정한 수준의 손실은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민간영역에서는 수행할 수 없는 제도이다.
성실하게 사업을 하다가도 원청의 부실에 따라 연쇄부도를 맞거나, 관련 산업의 경기싸이클 악화, 대표자의 질병으로 사업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없을 때 등으로 인해 부득이 보증재단의 보증지원 이후 폐업, 원리금연체 등으로 보증사고가 발생하면 재단은 손실을 입게 된다.
반대로 보증재단에서 적기에 사업자금을 지원해서 그 자금을 바탕으로 창업이나 시설투자를 통해 사업이 승승장구하며 성공한 사례도 아주 많다.
5년 전 울주군 온산에서 산업용펌프 제조업을 운영하는 소기업에게 울산시 중소기업경영안정자금 1억 원을 지원했는데, 지원당시에는 연매출 4억 원 정도에 종업원 2명이었던 업체가 최근 저를 찾아와서 보증재단의 지원덕분에 적기에 원자재 확보를 할 수 있게 돼 2016년도 매출이 17억 원으로 5년 전보다 4배 이상 증가했고, 직원도 7명으로 늘었다며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면서 빌려준 돈을 잘 쓰고 갚았던 사례도 있었다.
보증재단에서 17년 동안 근무하면서 최대의 보람은 제가 지원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많은 성공담을 접하는 일이다.
- 향후 보증업무에 임할 계획은?
▲울산은 최근 들어 조선업 위기, 태풍·지진 피해 등으로 인해 우리 시민들이 지금까지는 겪어보지 못한 최악의 경기침체 상황에 직면해 있다. 따라서 울산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어려움 또한 가중되고 있는 현실에서, 보증재단과 같은 공적 금융기관의 역할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담보력이 없고 신용도가 낮은 영세 소상공인들은 높은 은행문턱을 넘지 못하고 고금리 대부업체나 사채시장을 이용하게 되면 원리금 상환부담이 가중되는 악순환이 염려된다. 저와 보증재단은 이러한 영세 자영업자들의 현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지속적으로 보증제도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발로 뛰어 시민들이 있는 현장으로 한발 더 다가가는 보증정책을 펼 것이다.
“보증재단이 지역민에게 사랑받고 소상공인의 든든한 동반자가 돼야 한다”고 항상 강조하시는 한양현 재단 이사장의 확고한 경영방침이 있기에 저를 포함한 보증재단 전 직원들이 열과 성을 다해 보증지원 업무에 매진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