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17’ [투·개표장 이모저모]

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울산에서는 110세 최고령 할머니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가 하면 가족단위 유권자들의 발길도 잇따랐다.

제19대 대통령선거일인 9일 울산 중구 병영1동 제1투표소에서 울산 최고령인 김소윤 할머니(110세)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우성만 기자 smwoo@iusm.co.kr

최고령 김소윤 할머니 한 표 행사

○…울산 중구 병영에 사는 110세 할머니가 통장과 이웃 주민의 부축을 받으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 눈길을 끌었다.

9일 오전 9시 30분 울산 중구 병영1동 제1 투표소에는 백발의 김소윤 할머니가 투표했다. 김 할머니는 1907년생으로 올해 110세로 울산에서 최고령 유권자다.

가슴에 카네이션을 단 김 할머니는 신분을 확인하고 용지를 받은 후 혼자 기표소에 들어가 투표했다. 투표함에 용지를 넣을 때도 도움을 받았다.

김 할머니는 투표 후 “새 대통령은 백성 모두를 품을 수 있는 사람이 당선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울산시선거관리위원회는 김 할머니의 투표를 돕기 위해 승합차를 지원하기도 했다.

봄비에도 투표 열기는 후끈

○…오전 내내 내렸던 봄비에도 유권자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과 장애인 유권자도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투표장을 찾았다. 떨리는 마음으로 첫 투표에 참여한 98년생들은 너도나도 ‘투표인증샷’을 남겼다. 

본 투표는 자신의 선거구에서만 가능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사전투표와 착각해 투표소를 잘못 찾는 경우도 생겼다. 

이날 투표장을 찾은 박혜빈(23·여)씨는 “사전투표와 마찬가지로 모든 투표소에서 선거가 가능한 줄 알았다”며 “선관위 홈페이지에 들어가 다시 선거구를 확인하고 투표하러 왔다”고 말했다. 

갑자기 내린 비 소식에 몇몇 투표소는 우산꽂이와 비닐이 마련되지 않아 다소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일부 유권자의 우산이 사라지는가 하면 서로 우산이 바뀌는 일도 있었다. 

이색 투표소 ‘동구 홈플러스’

○…“투표도 하고 포인트 카드도 발급받으세요!” 일산동 제1투표소에서만 볼 수 있는 이색적인 모습이었다. 

대부분의 투표소가 주민센터, 학교 등에 마련됐지만 이번 대선에는 대형마트가 투표장소로 변신했다. 동구 홈플러스 문화센터에 마련된 일산동 제1투표소는 접근성과 편의성을 고려해 선정됐다. 

동구 홈플러스 문화센터는 이날을 위해 과감히 ‘휴강’을 선택하기도 했다. 

마트직원은 너도나도 선거도우미를 자처했다. 선거 안내도우미를 맡은 사람들은 유권자와 마트손님을 기가 막히게 구별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 선거 도우미는 “매장에 사람이 들어오는 것만 봐도 투표하러 왔는지 장을 보러 왔는지 구분이 된다”며 “한 손님은 장보러 왔다가 선거날인 것을 깨닫고 투표하러 갔다”고 말했다.  

이날 투표소를 찾은 최미영(36·여)씨는 “지금까지 주민센터나 체육관에서 투표를 했는데, 이사오고 투표소가 홈플러스로 바뀌어서 신기했다”며 “투표를 하고 쇼핑도 하는 이색적인 선거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투표권 없지만 응원 왔어요”

○…갓난아기부터 투표권을 간절히 원하는 청소년들까지. 투표권은 없지만 투표소를 찾은 아이들은 많았다.

부모들은 딸·아들에게 ‘소중한 한 표’를 알려주기 위해 함께 투표소를 찾았다. 생일이 지나지 않아 아쉽게 투표권을 얻지 못한 대학생 새내기도 보였다. 

이날 만난 박재영(18·여)씨는 “일주일만 더 있었으면 투표권이 생기는데, 아쉬운 마음에서 투표소를 찾았다”며 “다음 대선때는 꼭 투표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15개월 딸 아이를 안고 투표소를 찾은 배효진(33)씨는 “이번 탄핵정국을 겪고 느낀바가 많아 꼭 투표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며 “이번 투표로 우리 아이가 더 나은 미래에서 살 길 바란다”고 투표소감을 전했다. 

첫 투표… 담담하게 권리 행사

○…올해 처음으로 대통령선거에서 권리를 이행한 배세영(20·여)씨. 부모님과 함께 북구문화예술회관에 마련된 투표장을 찾아 한표를 행사했다. 

성인이 되기 전에는 대통령 선거가 그저 멀고 대단하게만 느껴졌었다고 한다. 하지만 오늘 투표를 하면서 그저 담담한 마음으로 임했다.

첫 투표에 의미를 두기 보다는 후보자에 대한 믿음이 확신이 되길 바란다는 마음이다. 배씨는 “염두해 두고 있었던 후보가 있었다. 만약 당선된다면 촛불의 힘으로 어렵게 마련된 자리인 만큼 최선을 다해 나라를 위해 힘써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어린 아들에 선거문화 가르쳐

○…투표소에는 가족단위 유권자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아이들은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선거를 체험했다. 투표를 마친 아이들은 손 곳곳에 다양한 모양으로 투표 도장을 찍었다.

손가락 끝마디마다 찍는가하면 손등에 ‘하트’ 모양을 만들기도 했다. 투표를 마친 아이들은 부모들과 투표소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었다.

울주군 범서읍 천상초등학교에서 초등학교 1학년 아들과 함께 투표를 마친 권성혁(37)씨는 “아들에게 즐거운 선거문화를 가르쳐주고 싶어서 함께 했다”고 말했다. 아들 민서(7)군은 “엄마, 아빠랑 소풍온 것 같다”며 해맑게 웃었다.

9일 남구 신일중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제19대 대통령선거 개표소에서 개표 종사자들이 개표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김정훈 기자 idacoya@iusm.co.kr

개표작업 동영상 촬영하며 ‘꼼꼼’

○…중구 약사중학교 체육관에서는 오후 8시 28분께 일부 투표함이 도착한 가운데 투표함이 열렸다.

개표 작업은 어느 때보다 신중한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스마트폰과 디지털카메라를 든 개표참관인들은 도착한 투표함이 제대로 봉인됐는지 꼼꼼하게 확인했다.

투표함에서 쏟아진 투표용지를 한장 한장 펼치는 과정부터 동영상을 촬영하면서 전 과정을 지켜봤다. 특히 전자개표기 작동 전 노트북을 유심히 살폈고, 모니터를 촬영하기도 했다.

엄숙·비장한 분위기 속 개표

○…남구 신일중학교 체육관에서는 오후 8시 10분께 일부 투표함이 차례차례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를 준비하는 개표요원들의 엄숙하고 비장한 분위기가 19대 대통령선거의 개표임을 실감케 했다. 개표함이 열리는 순간 개표요원들의 손이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고 전자개표기도 일을 시작했다.

촛불집회로 얻어낸 선거여서 인지 개표참관인들의 표정에는 비장함도 엿보였다. 분주함은 점차 안정을 찾아갔고 개표가 원활히 진행됐다.  

예리한 눈빛의 참관인 ‘긴장감’

○…동구 개표소가 마련된 전하체육센터에는 비를 뚫고 온 투표함이 속속 도착했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함께한 경찰관과 소방관이 원활한 투표를 도왔다.

오후 8시 44분이 되서야 본격 개표가 시작됐다. 개표사무원들의 분주한  움직임으로 개표는 무리없이 진행됐다.

투표참관인들은 혹시라도 잘못 개표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리하게 지켜봤다. 장시간 진행된 개표상황에 일부 참관인들은 축 처진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1∼15번 모두 찍힌 ‘무효표’

○…울주군은 제19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에서 전체 유권자(17만5,979명)의 77.5%인 13만6,359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이는 울산 평균인 79.2%에 못 미칠뿐더러 북구(81.2%), 남구(79.3%), 중구(79.2%), 동구(78.8%) 중 가장 저조한 투표율에 그쳤다.

울주군 언양읍 반천리 울주군민회관에서 진행된 개표작업에서는 한 사전투표함에서 기호 1번에서 15번까지 모든 후보를 찍은 ‘무효표’ 1장이 발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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