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아 길을 묻는다’ 발간
염부들의 생생한 소금길 이야기
울산염전 항공 사진 등 수록

기행작가 배성동씨와 그의 저서 ‘소금아 길을 묻는다’.

“소굼 사이소, 소굼. 죽령이남 사람치고 울산소금 안 먹어 본 사람 없다.”

기행작가 배성동씨가 10년간 모래 속에 묻힌 전국 소금꾼들의 족적을 복기한 ‘소금아 길을 묻는다’(민속원·총418)을 최근 발간해 눈길을 끈다.

배 작가가 소금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외진 요양원에서 만난 한 퇴역 염부 때문이었다. ‘울산 소금은 이래 굽는기라’며 혼잣말을 중덜거리는 그 염부를 통해 울산 소금의 존재를 확신, 본격적으로 전국 각지의 잃어버린 소금의 맛을 찾아 파고들었다.

이후 황소를 끌어 소금밭을 일궜던 염부, 소금을 달이던 화부, 소금 지게를 지던 소금꾼, 소똥말이라 불리던 소금행상 들을 수소문해 만났다. 

특히, 그는 “일제강점기 울산 명촌염전에서 일하던 최고령 가마쟁이 박관수 씨의 임종 인터뷰는 극적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에 따라 이번 책에서는 울산을 비롯한 전국 각지 소금꾼들의 생생한 채록을 바탕으로 하는 달짝지근한 소금길 이야기가 총 5장에 걸쳐 선보여진다.

1장 ‘동해안 소금길’, 2장 ‘남해안 소금길’, 3장 ‘서해안 소금길’, 4장 ‘영남대로 소금길’, 5장 ‘낙동감 소금배’ 등 지역마다의 자염 이해를 돕기 위해 울산 염부들의 구술사인 ‘울산 소금이야기’(2014 울산학연구센터 발간) 일부를 옮겨와 함께 기술했다.

이밖에도 울산의 염전을 항공 촬영한 사진 등의 각종 자료들과 집필에 도움을 준 구술자들의 이름도 실려 있다.

끝으로 배 작가는 “신불산의 거대한 바위가 굴러 태화강 모래알이 되고, 유구한 세월이 쌓이고 쌓여 소금 알갱이를 일궈 내는 것”이라며 “소금은 역사의 산물이라 할 수 있고, 작은 소금 알갱이 한 톨 한 톨이 거대한 산인 줄은 소금길을 다 걷고 나서야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배성동 기행작가는 1960년 경남 고성에서 태어나 2012년 계간지 ‘동리목월’이 첫 배출한 소설가로 등단했다. 이후 민초들의 발자취를 담아낸 ‘영남알프스 오디세이’가 2013년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사단법인 영남알프스 천화(영남알프스학교) 이사장을 맡고 있다. 현재 반구대암각화에 새겨진 호랑이와 표범의 원류를 찾아 러시아 탐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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