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삼청동 감사원 별관에서 산업금융감사국 제3과 김성진 과장이 금융감독원 기관운영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감사원이 20일 금융감독원에 대한 기관운영 감사결과를 공개하자 금감원 일각에서는 "보복 성격이 짙다"며 의구심을 제기하면서 "짜맞추기 감사"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감사원이 조모 조목 반박하는 해명자료를 내면서 양 기관 간의 신경전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이날 감사결과가 공개되자 금감원 내에선 "감사원이 '결혼식 알림장' 사건을 금감원이 언론에 제보했다고 판단해 '군기 잡기' 목적으로 저인망식 감사를 한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흘러나왔다.

결혼식 알림장 사건이란 지난 4월 15일 감사원 대강당에서 결혼식을 한 여성 감사관의 결혼식 시간과 장소가 '알림'이란 제목으로 금감원에 보내졌고, 이것이 언론에 보도돼 논란이 된 일을 의미한다.

금감원 감사업무를 맡고 있던 해당 감사관은 언론 보도와 관련해 일일이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려야 했고, 결국 감사원을 그만뒀다.

감사원은 "감사원 출신 금감원 직원이 개인적으로 감사원 사무보조원에게 결혼식 일정이 적힌 감사원 내부의 '알림문'을 팩스로 보내달라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감사원은 금감원의 비판과 관련해 "이번 감사는 2월 22일에 예비조사를 시작해 3월 13일부터 4월 21일까지 실지감사가 이뤄졌다"며 "결혼식 알림장 사안이 4월 17일에 방송 보도된 내용임을 고려해 볼 때 이 사건이 감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은 시간 순서를 보더라도 논리에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감사원은 또 금감원 내부에서 "업무처리상 단순착오나 실수였는데 조직비리로 몰고 갔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지난해 채용과정에서 총 16명의 당락을 부당하게 바꾼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는 단순착오나 실수가 아닌 상급자의 지시 또는 금감원 고위직 간부인 면접위원들을 통해 이뤄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6월 '로스쿨을 졸업한 감사원 고위직 자녀들이 특채됐다'는 보도와 관련해 금감원에서 관련 언급이 나온데 대해선 "단순한 의혹 제기에 그쳤을 뿐 실제 채용비리가 있었던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