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 인터뷰] 이종철 국일인토트 대표

접합부 연결·누설차단 실링제품 생산
자체 연구개발 매진 국산화 성공
정유·석유화학·조선업에 납품

국내산업 불황에 해외진출 모색
독자 개발 ‘하이플렉스’ 수출효자

해외 마케팅·판로개척 총력
“우수한 제품 안쓸 이유없다” 호평
사우디·인니·일본 등 전 세계 수출

전직원 5%를 연구인력으로
‘층간소음’ 감소 친환경 제품 개발
건축자재 분야 진출 계획

이종철 국일인토트 대표는 “연구개발 없이는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인토트(INNTOT)는 ‘Innovation top of the Technology’의 약자로 회사 사명에서부터 ‘기술’과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idacoya@iusm.co.kr

최근 플랜트와 조선 등의 산업경기 불황으로 울산지역의 관련 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독자적인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올해 사상 최대 수출액을 달성한 울산지역 향토 중소기업이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개스킷, 패킹, 커플링 등 실링(Sealing·밀봉) 제품을 생산하는 울주군 웅촌면 소재 ‘국일인토트’다. 이 회사는 올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종철 대표에게 기술 개발과 수출의 노하우를 들어봤다.

- 국일인토트는 어떤 회사인가.

▲1982년 국일가스켓 공업사로 설립된 실링 제품 생산 업체다. 실링은 접합부를 연결하고 누설을 차단하기 위한 제품들을 말한다. 

사명 변경과 시설 및 사업 확장 등을 거쳐 현재에 이른 국일인토트는 석유화학 플랜트나 조선분야 등 각종 산업에서 쓰이는 수많은 실링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울산지역 석유화학과 조선업의 발전과 함께 회사가 성장했으며, 주로 해외 제품으로 쓰던 실링 제품을 국산화해 수입대체 효과를 거두고 있다. 

- 조선과 플랜트 업황이 좋지 않은데, 관련 업체로서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상황은 어떤지.

▲조선은 물론 정유·석유화학회사들 역시 어려운 상황을 많이 겪었다. 그나마 실링 제품은 다품종 소량생산 제품이고 다양한 산업에 공급되고 있는데다 정유나 석유화학 쪽에서는 고정적으로 사용되는 제품이어서 불황에서도 버틸 수 있었다. 그렇다하더라도 성장에는 여력이 없는 상황이었다.

국일인토트가 해외 전시회에서 홍보관을 열고 있는 장면.

- 업계의 전반적인 불황 속에서도 국일인토트는 최근 들어 수출을 늘리고 있는데.

▲지난해부터 해외 수출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수출효자 상품은 독자 개발한 ‘하이플렉스’란 제품인데, 개스킷 사이에 스프링을 삽입해 고온과 고압 환경에서 손상과 누설을 해결하고 수명을 크게 늘린 것이다. 

정유공장의 열교환기 등에 쓰이는 개스킷은 엄청난 온도와 압력 때문에 수개월에 한 번씩 교체해야 하고 그마저도 보장되지 않아 수시로 갈아야 하고 사고 위험도 있었다. 하이플렉스는 이런 환경에서도 수년간을 갈아 끼우지 않고 쓸 수 있다. 

개스킷을 교체하려면 시설 가동을 멈추는 등의 작업으로 수억, 수십억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이 제품을 쓰면 그런 비용을 아낄 수 있어 일반 제품보다 10배가 비싼데도 그 값은 문제가 되지 않아 많이 찾고 있다.

- 해외 수출로 눈을 돌린 이유는.

▲사실 하이플렉스는 오래 전부터 개발해 이미 국내 4대 정유회사 등에 모두 납품되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해 조선업 불황으로 회사매출이 크게 줄어들자 고민 끝에 수출판로 모색에 나섰다. 
“이런 제품이 있다는 걸 몰라서 쓰지 못한 것이지, 알게 되면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 해외 업체의 반응이었다. 해외 마케팅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고, 이후 해외 판로 개척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를 비롯해 태국과 인도네시아, 멕시코의의 국영 정유회사, 일본, 필리핀, 미국, 오만 등 전 세계 각국의 많은 업체에 수출하게 됐다.

- 올해 수출 500만불탑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전년 7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의 수출실적으로 수출 탑 수상이 결정된다. 이 기간에 500만불 이상의 수출실적을 거둬 무난히 수출 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 호조 덕에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서도 매출이 20% 뛰었고, 하반기에는 더 좋을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 울주군 웅촌면에 위치한 국일인토트 전경.

- 부품 국산화를 통해 국내 유수의 기업 공급은 물론 해외까지 수출한 것은 연구개발에 대한 회사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 같은데.

▲어떤 기업이든지 연구개발 없이는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인토트(INNTOT)는 ‘Innovation top of the Technology’의 약자로 회사 사명에서부터 ‘기술’과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중소기업으로서는 드물게 연구소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5명의 연구 인력이 상주하는데 작은 규모일 수도 있지만, 전체 직원이 105명인 회사로는 5%에 가까운 많은 인력이 투입된 것이다. 

연구개발을 지속해 품질을 높인 덕에 최근 밀려드는 저가 중국제품과의 경쟁에서도 시장을 뺏기지 않을 수 있었다. 만약 연구소가 없었다면 이미 중국제품에 밀려 큰 위기를 겪고 있을 것이다.

- 어려운 조선 플랜트 업계의 지원을 위해 바라는 점은.

▲플랜트 업계 전반의 상황이 좋지 않다보니 은행들은 중소 플랜트 업체들에 대해 자금회수에 나서고 있다. 가뜩이나 좋지 않은 업황에 자금조달까지 어려워지니 수주가 더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플랜트 업계는 그야말로 괴사 일보 직전이다. 기술 산업은 상황이 좋지 않다고 지원을 멈추면 다시 살리기 힘들다. 어려울 때일수록 원활한 수주와 사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하는데 실상은 그 반대다. 개선돼야 할 점이다.

- 회사 성장을 위한 향후 계획은.

▲기존 플랜트 분야에서 기술발전을 계속하는 것은 물론, 실링 기술력을 살려 건축자재 분야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한 친환경 제품 등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새로운 법인 설립도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이 분야에서도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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