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人 모여라! 울산 동호회 열전]
울산 탱고동호회 ‘부에노스아이레스 탱고클럽

묵직하고 가련한 음색에 끌려…
탱고를 추는 사람 ‘땅게로스’
20∼50대 다양한 연령층 구성
밀롱가·워크숍·발표회 등 진행
수준급 실력의 회원은 강사 자처
내년 탱고 거리공연도 계획 중

울산에서 자유로우면서도 절제되고 정열적이면서도 차분한 매력의 탱고를 사랑하는 ‘부에노스아이레스 탱고클럽’ 회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올해는 울산방문의 해이자 울산광역시 승격 20주년인 해다. 울산이 성장해온 데는 이곳에서 삶을 꾸려온 시민들이 있고 이들의 만남과 어울림이 있다. “거기에 울산 사람이 있기 때문에 인연은 계속 된다” 울산을 매개체로 희로애락을 함께하고 있는 지역동호회. 이들의 사연은 울산의 변천사만큼이나 동네 곳곳에 서려 있다. 현장 취재를 통해 연속 기획물로 각종 동호회들을 소개하는 것은 물론 이들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함께 만나본다.     편집자 주

가을이 점점 깊어진다. 가을은 그 짙은 감성만큼이나 강렬한 탱고 음악이 어울리는 계절이다. 울산에서 자유로우면서도 절제되고 정열적이면서도 차분한 매력의 탱고를 사랑하는 이들이 있다. ‘울산人 모여라! 울산 동호회 열전’ 1번째는 ‘부에노스아이레스 탱고클럽’이다.

◆‘탱고’로 만난 사람들

울산 탱고동호회 ‘부에노스아이레스 탱고클럽’(이하 탱고클럽)은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여 정열과 낭만의 춤사위를 펼쳐오고 있다.

반도네온의 묵직하고 가련한 음색이 분위기를 이끈다. 음악 선율이 흐르길 기다렸던 ‘땅게로스’(Tangueros, 탱고를 추는 사람)들이 손을 마주잡고 ‘아브라소’(Abrazo, 홀딩자세)한다. 

탱고클럽을 이끌고 있는 김란희(여·37) 씨는 지난 2008년부터 아르헨티나 탱고에 빠져 ‘탱고는 평생 내 짝’이라는 생각을 가졌다고 한다. 이에 김 씨는 남구 공업탑 인근에 탱고 전용스튜디오를 차리고 동호회를 꾸려오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탱고클럽 회원들이 탱고 연습에 앞서 몸 풀기를 하고 있다.

즐거움 속에서 진지함을 잃지 않는 레슨부터 회원들의 연습 시간인 ‘쁘락띠까’(Practica), 탱고인들이 모여 춤을 추며 즐기는 ‘밀롱가’를 비롯해 발표회와 공연, 워크샵, 파티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울산’에 살고 있는 지역민들이 모인 동호회인지라 친분 쌓기에 안성맞춤이다. 

김해에서 울산으로 이사 온 젊은 여성회원은 탱고클럽에서 일상의 재미를 찾고 있다. 또한, 오랜 동호회 활동을 통해 수준급의 실력을 갖춘 회원들은 신입 회원들의 탱고 강사를 자처, 탱고강사로도 활약해가고 있다. 게다가 같은 취미를 수년째 공유해오며 좋은 감정으로 만나 결혼을 앞둔 동호회 공식 커플도 있다.

대부분의 동호회원들은 일상을 즐기고 취미생활을 위해 시작했지만 정통 탱고를 기본기부터 닦아보겠다는 각자의 의지가 넘친다.

김 씨는 “취미로 즐기는 동호회로 시작했는데, 현재는 아카데미처럼 회원들이 진지하게 임해주고 있다”며 “많은 관심을 가지는 분들의 전문성을 갖춰주기 위해 강사 클래스를 구상하는 등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다가오는 2018년에는 울산에서 탱고 거리공연도 계획 중이다. 김 씨는 “실력이 날로 발전하고 있는 회원들이 이제는 조금 공개적인 곳에서 다양한 무대를 선보이며 다함께 즐기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탱고클럽 발표회에 참가한 땅게라(탱고 추는 여자).

◆‘탱고’는 ‘사랑’입니다

탱고클럽 엄기홍(남·46) 씨는 대학교 시절부터 탱고 음악에 빠져 20여 년째 이를 즐겨오고 있다. 

현재 기술직에 종사 중인 엄 씨는 이 동호회에서 탱고를 통해 다양한 감성을 채우고 있다. 엄 씨는 “탱고의 매력은 ‘다양성’이다”며 “속도, 기분, 감정에 따라 내 맘대로 출 수 있는 춤”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탱고는 음악이 정말 좋아서 노래만 들어도 충분하다”며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배우며 즐기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곳에서 탱고를 배운지 5주차인 보니따(여·가명) 씨는 “탱고 사진을 자주 접하고, 여행지에서 이런 문화를 접하며 점차 마음에 와 닿았다”며 “몸에 익히는 게 쉽지만은 않지만 배우면 배울수록 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탱고는 ‘집중도’와 ‘민감성’이 가장 매력 포인트이며, 하체 힘을 기르는 데도 좋다”고 설명했다.

황창훈(남·42) 씨는 2년 전 동호회에 처음 가입해 현재까지 열혈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황 씨는 “원래 춤을 좋아했는데 우연히 지나가다 입간판을 보고 시작하게 됐다”며 “탱고 춤도 좋지만 춤을 이끌게 하는 음악은 절로 그 세계에 빠져들게 만든다”고 말했다. 

■땅고? 탱고? 용어 배워볼까

Tangueros[땅게로스]: 탱고 추는 사람들

Tanguera[땅게라]: 탱고 추는 여자

Tanguero[땅게로]: 탱고 추는 남자

Milonga[밀롱가]: 탱고 추는 장소, 두 박자 탱고 음악

Tangueria[땅게리아]: 음식을 먹으면서 탱고 쇼도 볼 수 있는 고급스러운 탱고 추는 장소

Base[바쎄]: 탱고에서 유일하게 정형화된 기본 8스텝 

Abrazo[아브라소]: 남녀 간 상체의 홀딩 상태 

Caminado[까미나도]: 서로 마주보며 한 사람은 앞으로, 또 한 사람은 뒤로 걷는 동작 

Cruce[끄루세]: 한 발이 다른 한 발을 가로지르면서 십자모양을 만드는 동작 

Gancho[간쵸]: 상대방의 다리를 본인의 다리와 엮어 고리를 만드는 동작

Parada[빠라다]: 남자가 파트너를 자신의 발로 멈추게 하는 동작 

Enrosque[엔로스께]: 발을 나선형으로 빠르게 감는 동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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