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역 최초 어르신 오케스트라
바이올린·첼로 등 5개 파트 30명
어르신문화축제·재능기부 전시회 등
다양한 축하공연 무대 올라
“집에 있으면 TV나 보지 뭐하노? 이래 나와서 바이올린도 켜고 친구도 만나고 얼마나 좋노?”.(권혁매 어르신)
선암호수노인복지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울산선암챔버오케스트라 바이올린반의 올해 마지막 수업이 열린 지난 8일.

교실에 하나둘씩 들어오신 어르신들은 둥근 대열로 자리를 잡으시더니 지난달 말 울산시장님을 모셔놓고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 연주를 펼친 얘기를 풀어놓으셨다.
“시장님도 오고, 남구청장도 오고… 우리 가족들은 저거 아는 노래로 할배가 바이올린 켠다고 얼마나 좋아하던지. 한마디로 황홀했지”.(박태환어르신)
울산최초 어르신오케스트라인 울산선암챔버오케스트라는 지난달 26일 아름다운 선율로 초겨울 울산의 밤을 수놓았다.

울산시장, 남구청장 등 지역내빈과 함께 500여명과 지역주민, 단원가족과 어르신들이 함께 한 가운데 펼쳐진 제2회 정기연주 무대는 오페라 리날도의 ‘울게 하소서’, ‘하울의 움직이는 성’ OST 외에도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Over the rainbow’를 바이올린과 플루트의 앙상블무대로 선보여 관람객들로부터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울산선암챔버오케스트라는 평균연령 73세의 지역 어르신들이 모여 2016년 창단됐다. 현재 바이올린(1·2·3파트 16명), 첼로(3명), 플루트(6명), 색소폰(3명), 클라리넷(2명) 등 5개 파트, 총 30명의 단원이 노년의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며, 지역사회에 음악봉사활동으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창단 첫해에 용기를 내 문화가 있는 날 공연과 노인의 날 행사 식전 무대를 펼쳤고, 올해는 정기연주회 뿐 아니라 어르신 문화축제 한마당, 어르신 재능기부 전시회 축하공연무대에도 올랐다.
수업은 시간, 공간 제약 때문에 파트별로 1월~12월 주1회 정도 진행된다. 각 파트들이 모이는 합주수업은 4~11월에 이뤄진다.
현장학습으로 구립교향악단 정기연주회 등을 관람하며 클래식에 대한 안목도 키운다. 음악에 대한 어르신들의 열정은 나이와 세월을 뛰어넘었다. 악기하나 배울 시간 없이 열심히 일하며 젊은 시절을 보냈고, 황혼에 접어들어 아코디언, 우크렐라, 하모니카를 배우다 악보를 읽을 줄 알면서 현악기, 관악기에 도전한 것이다.
젊은 시절 운송업에 종사했던 박태환 어르신(73·단장)은 도산복지관에서 하모니카를 배우다 바이올린에 입문한 오케스트라단 창립멤버다. “유행가나 따라 부를줄 알았지. 음악을 알았나? 악보를 읽게 되니깐 재미있더라고. 전체에서 나 혼자의 연주가 뭐가 큰 영향을 미칠까싶지만 자동차의 부속품이 하나라도 없으면 고장 나잖아”.
또 장해일 어르신은 “악기를 연주하는 노후생활도 좋지만 이렇게 배워서 다른 사람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는 음악봉사를 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다정다감한 말투와 뛰어난 실력으로 어르신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박나해 강사는 “어르신들이 악보를 읽을 줄 아니 자신감이 생겨 오케스트라단이 만들어졌다”며 “젊은 사람들보다 반복을 많이 해야 하는 어려움은 있지만 어르신들의 순수한 열정에 항상 놀란다”고 말했다.
8일 열린 올해 마지막 수업은 ‘아리랑’과 ‘모란동백’을 연습하는 도중 전성자어르신이 ‘김장하러’일찍 가시고, 임영자 어르신이 사 오신 과자와 빵, 음료수로 쫑파티를 하며 마무리했다.
“울산시민 여러분! 내년에도 할매, 할배 오케스트라단 공연 많이 보러 오이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