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이차전지산업

세계 최초 ‘해수전지 원천 기술’
김영식 UNIST 교수 개발 성공
기존 리튬이온 전지 약점 보완
바닷물 잠겨도 전력 이용 가능

UNIST, 상업·산업 응용 연구
10kW 해수 전지팩 개발 집중
1,000kW ESS 연구개발도 검토
원자력 비상 전원 등 활용도 주목

올 해수자원화 연구센터 본격 조성
2020년까지 131억1,900만원 투입
해수전지 기술 실증 연구 인프라로

UNIST 이차전지 산학연 연구센터
삼성 SDI와 차세대 원천 기술 개발
ESS, 이차전지산업 수혜주로 부상
시, 국가 ESS 보급 목표 10% 추진
2030년까지 ESS 거점도시 발돋움

 

지난해 초 문을 연 UNIST 이차전지 산학연 연구센터에서 이차전지 소재를 분석 중이다. UNIST제공

 

이차전지 산업은 2010년 무렵부터 울산시가 집중 육성에 나서고 있는데 인프라와 연구개발에 투입한 금액만 해도 국비와 시비를 합해 수천억원에 달하고 있다. 자동차, 조선, 화학에 이은 울산의 제4 주력산업의 자리에 가장 가까이 있는 산업이다. 최근에는 다소 주춤한 듯 보이지만 지난해 말 마련된 울산 이차전지산업 육성방안을 계기로 이차전지 산업의 허브로 도약을 하기 위한 울산의 발걸음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편집자 주>

◆ 요즘 제일 핫한 아이템 해수전지
지난 11일 오후 UNIST의 해수자원화 전력시스템 전시관을 찾았다. 지난해 하반기 문을 연  이 곳에는 해수전지 실증시험 과정을 둘러 볼수 있도록 돼 있는 등 해수전지 기술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한 켠에는 해수전지를 일반가정의 가전제품들과 연결한 모델도 전시, 해수전지 상용화가 실생활에 가져올 변화를 생생하게 느낄수 있도록 해놓고 있다.
해수전지는 지난 2014년 김영식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가 세계 최초로 원천 기술 개발에 성공한 아이템이다. 
해수전지는 바닷물속에 녹아있는 나트륨 이온과 물의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전기에너지를 저장하고 필요시에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로 특수 세라믹 고체전해질이 바닷물의 NA+ 만 선택적으로 통과시켜 음극에 NA 금속으로 저장하는 구조로 돼있다.
기존 리튬이온 전지의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침수에도 안전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처럼 시설이 바다에 잠겨도 전력이용이 가능해 시설 중단으로 인한 피해예방도 가능한 장점이 있다.
여기다 나트륨 이온만 빼낸 담수는 농업용수로 사용할 수 있어 활용도가 크다.
김잔디 연구원은  “친환경적이고 경제적($250/kwh)인 방식이어서 상용화할 경우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등부표 전원공급용으로 실증시험
UNIST는 이에따라 해수 전지의 출력을 높여 상업화, 산업화에 응용할 수 있는 전지를 만드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kW급 해수 전지팩을 개발에 이어 올해에는 4인 가정에서 하루 필요한 전기인 10kW급 해수 전지팩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해수전지 활용을 위한 협력사업 발굴도 한창인데 해수전지는 현재 해양과학기술원에 의해 등부표를 밝히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데 오는 9월에 열리는 국제항로 표지학회에도 소개될 예정이다. 
UNIST 김영식 교수는 “해수전지는 ESS

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고 원자력발전소의 비상 전원과 선박, 잠수함 등 해양시설물의 예비 전력용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해수전지는 기존 이차전지와 ESS 제조용 소재값을 낮추는 데에도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2015년 4월에 벤처기업 포투원(4TO ONE)을 직접 만들어 코인형 해수전지(SWB2465)를 자체 개발한데 이어 2016년에는 해수전지 코인형 단셀 테스트키트 제품을 출시 했다.
해수전지는 비싼 리튬을 사용하지 않아 기존 제품 대비 25% 수준까지 가격을 낮출 수 있다. 올해에는 광촉매, 양극, 음극, 전해질 등의 핵심소재 개발에 집중하고 사업 결과에 따라서는 1,000kW 해수전지 ESS 연구개발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해수자원화 전력시스템 전시관에서 김잔디 연구원이 해수전지의 원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해수자원화 전력시스템 연구센터 본격 조성
UNIST는 또 올해 국비 사업으로 해수자원화 전력시스템 연구센터 건립에 나선다. 
2020년까지 3년동안 131억1,900만원(기재부 출연금 118억1,900만원)을 들어가는 이 센터는 해수전지 기술 실증 중심 연구 인프라가 될 전망이다.
김기현 울산시장은 “해수전지는 이차전지의 리튬 소재를 대체할 수 있어 신규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국비 사업으로 예산이 반영됐다”며 ‘혁명적 결과’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해수전지는 에너지 공공기관과의 협력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 한국동서발전과 50억원 규모의 연구 투자 협약을 통해 셀 최적화와 규격화 등을 진행하고 있다.

◆ 미래형 리튬이차전지 개발도 한창
지난해초 완공된 UNIST 이차전지 산학연 연구센터(Battery R&D Center, 센터장 조재필)는  이차전지의 연구 효율성과 집적화를 통한 ‘빠르게 충전하고, 오래 쓰는 안전한 전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센터는 이차전지 연구만을 위한 대학의 연구센터로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이 곳에는 또 삼성SDI-UNIST 미래형 이차전지 연구센터도 이전해 미래형 이차전지 원천 기술을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리튬이차전지 시장이 소형IT에서 중대형에너지저장장치로 옮겨감에 따라 이에 부응하는 이차전지 소재 핵심 원천기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
울산시의 출연금 2억5,000만원으로 진행중인 UNIST-Oxford 이차전지 원천기술 확산사업도 올해 8월 공동세미나를 열고 글로벌 경쟁 우위 상용화 기술 확보에 대한 내용을 발표하게 된다.
2019년 5월 준공되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 울산분원 차세대전지종합지원센터도 울산시가 이차전지 산업의 중심지가 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곳은 이차전지, 태양전지, 연료전지 등 전지산업 분야 연구기능을 동시에 갖추고 100명 이상의 전문 연구인력이 상주할 수 있는 규모로 건립된다. 이 센터 건립은 삼성 SDI를 중심으로 한 전지 생산과 동서발전 및 에너지공단의 ESS 보급 확산 등으로 이어지는 울산 전지산업 클러스터의 가치사슬 강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울산시는 지난해말 이차전지산업 2022년(5개년) 로드맵 마련을 통해 이차전지 산업 활성화를 위한 발굴 과제를 선정하고 올해부터 시장 개척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신규 발굴과제는 부작용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인체 삽입형 의료용 이차전지 개발과 군수·항공기용 이차전지 개발, 폐기된 리튬 이차전지에서 코발트·리튬 등을 추출해 재활용할 수 있는 자원 회수 기술 개발, 중대형 리튬 이차전지에 적합한 고속충방전용 고분자 소재 개발 등이다.
울산시는 발굴된 과제들이 중앙정부의 신규 사업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등부표 전원공급장치로 실증시험중인 해수전지.

◆ ESS, 이차전지산업 수혜주로 부상
에너지저장장치(ESS, Energy Storage System)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이차전지산업의 수혜주로 부상하고 있다.
울산시는 오는 2030년까지 국가 ESS 보급 목표의 10% 정도(1GW)를 보급키로 하는 등 ESS 거점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중에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하반기 울산 본사에 세계 최대 규모의 산업용 에너지저장장치(ESS)센터 구축을 완료하고 가동에 들어갔다. 이 센터의 저장 용량 51.5㎿h는 1만5,000여 명이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이다.  또 현대자동차 2㎿h, 고려아연 2㎿h, 동서발전 2㎿h, UNIST 1㎿h 등이 올해 4월까지 국비 등 132억원이 투입돼 설치되는 데 울산지역의 ESS 설치 규모도 139.4㎿h까지 높아진다.
울산시 이영환 에너지산업과장은 “울산은 이차전지산업 발전에 필요한 최적의 기술개발 요건을 갖추고 있다”며 “차세대전지종합지원센터 등이 들어서면 이차전지 산업의 허브 역할을 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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