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맛집] 자연산 가자미회 전문 ‘강동 회 수산’

‘자연산 아니면 군부대·경찰에 신고’
신뢰감 주는 수족관의 커다란 문구

고래수육·홍어·소고기 앞 다리살
문어숙회·편육 ‘강동 회 수산' 모둠

해물 철판요리·알밥·매운탕까지
강동 회 수산의 ‘코스 요리’ 인기

강동 회 수산은 지역주민들과 상생하며 12년간 굳건히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강동 회 수산의 100% 자연산 참가자미 회. 장뇌삼이 곁들여 나온다. 고태헌 기자 koh@iusm.co.kr

청정 동해바다 심해 150m 이하에서만 자란다는 참가자미. 심해에서 활동한 덕분에 육질이 탱글탱글하고, 연한 뼈는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난다. 또 생선 특유의 비린내도 없어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참가자미는 동의보감에도 나와 있을 만큼 기력을 북돋는 음식이다.

그 맛이 쫀득하며 독이 없고, 허약한 것을 보강해 양기를 움직이게 한다고 한다. 울산 명촌의 ‘강동 회 수산'은 이 같은 자연산 참가자미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울산에서 지역주민들과 상생하며 12년간 굳건히 자리를 지켜 오면서,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맛집 중 하나다. 제철을 앞두고 있는 참가자미와 다양한 해산물의 향연을 이곳 ‘강동 회 수산'에서 느껴보자. 

통으로 구은 은갈치구이. 고태헌 기자 koh@iusm.co.kr

◆코스요리의 향연 

자연산 참가자미와 다양한 해물 요리들을 즐기고 싶다면, 강동 회 수산 코스를 추천한다. 정갈한 밑반찬을 시작으로 얼큰한 매운탕까지 눈과 입이 절로 즐거워지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먼저, 메인 참가자미 회가 나오기 전에 맛볼 음식은 다양한 밑반찬이다. 코다리찜, 전복치즈구이, 참가자미 뼈 튀김 등등 일반 횟집과 달리 ‘강동 회 수산'의 밑반찬은 ‘요리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그만큼 일반 메뉴로 내놔도 손색없는 밑반찬들인데, 특히 코다리찜은 손님들의 ‘강력추천' 메뉴 중 하나다. 자극적이지 않는 간으로 코다리 한마리를 통째로 요리해 보는 즐거움까지 더한다. 

강동 회 수산의 모둠은 무엇을 먹어야할지 고민될 만큼 화려한 비주얼을 자랑한다. 김상우 기자 naksw201@iusm.co.kr

이어서 나오는 요리는 ‘강동 회 수산'의 자존심 참가자미회다. ‘100% 진짜배기 자연산이 아니면 가까운 군부대나 경찰서로 신고하시기 바랍니다'. 강동 회 수산의 수족관에 커다랗게 부착된 문구다.

이 글귀를 보고 있으면, 손님들은 횟감에 대한 믿음이 절로간다. 100% 자연산 참가자미만 고집하는 것도 강동 회 수산만의 특징 중 하나인데, 특히 참가자미 제철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더욱 신선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참가자미 뿐만 아니라 농어, 참숭어, 뼈째썰기까지 신선한 횟감을 한번에 맛볼 수 있기도 하다. 함께 나오는 백김치, 각종 쌈야채 등에 야들야들한 참가자미 한 점을 싸 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회를 다 먹을 때쯤이면, 고래수육, 홍어, 소고기 앞 다리살, 문어숙회, 편육 등 ‘강동 회 수산'의 모둠이 나온다. 모둠은 무엇을 먹어야할지 고민될 만큼 화려한 비주얼을 자랑한다.

그 중에서 소고기 앞다리살은 횟집에서 제공하는 품질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뛰어난 식감을 자랑한다. 여기에도 음식에 대한 ‘자존심'이 담겨 있는데, 일주일에 두 번 언양까지 오가며 공수해오는 신선한 소고기이기 때문이다. 

고소한 버터에 각종 해산물과 채소를 손님들 앞에서 즉석으로 요리해 주는 철판요리. 고태헌 기자 koh@iusm.co.kr

모둠 다음에 나오는 철판요리는 어떤가. 고소한 버터에 각종 해산물과 채소를 손님들 앞에서 즉석으로 요리해 주는 음식인데, 특히 젊은층에게 인기있는 메뉴다. 후끈한 철판 덕분에 먹는 내내 갓 요리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철판요리까지 다 먹었다면, 통으로 구은 은갈치구이와 알밥, 매운탕을 맛볼 차례다. 얼큰한 매운탕 국물에 알밥과 은갈치를 함께 먹으면, 든든한 한끼를 대접받았다는 느낌을 들게 만든다. 

◆김대표의 음식인생 

‘강동 회 수산'의 김창환(47)대표가 처음 요리에 눈을 뜬 것은 23살부터다. 김 대표의 어머니는 경주 최부자의 정신을 이어받은 ‘요석궁' 주방에서 일을 했었는데, 간간히 어머니를 만나러 가면서 요리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생겼다. 이후 어깨 넘어로 요리에 대한 학식을 키웠고, 어머니의 손맛을 물려받아 횟집을 차리게 됐다. 

그렇게 한 자리에서 횟집을 시작한지 어느덧 12년. 가게 규모가 크다보니 안에 일하고 있는 종업원들도 10명이 넘는다. 이들 대부분이 5년 이상 김대표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일하고 있고, 특히 횟감을 손질하는 종업원들은 실력이 베테랑급이다. 

강동 회 수산 코스에 마지막으로 나오는 알밥. 김상우 기자 naksw201@iusm.co.kr

오랜 시간 서로의 호흡을 맞췄기 때문일까. 김대표와 종업원들을 지켜보고 있으면 유독 가족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이 같이 끈끈한 ‘정'은 고스란히 손님상에 담긴다. 김대표가 새로운 메뉴를 개발할 때마다 종업원들에게 냉정한 평가를 부탁하기 때문인데, 그 덕에 지금의 강동 회 수산 음식들이 탄생할 수 있었다. 

강동 회 수산에 반평생을 몸 담아온 김대표는 욕심을 낼 법도 한데 생각보다 소박한 꿈을 꾸고 있었다. 

김창환 대표는 “나도 회사원들의 정년과 비슷하게 세월을 보내고 있고, 12년 째 한 곳에서 장사를 하다보니 지역민들과 상생하며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다”며 “앞으로 남은 세월은 가게를 확장하는 것보다 지역주민과 함께 도움을 주고 받으면서 울산에서 굳건히 자리를 지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가게에 마련된 단체석. 김상우 기자 naksw201@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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